책방거리 수사대 : 한양풍문기의 진실 사계절 아동문고 110
고재현 지음, 인디고 그림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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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아동문고 <책방거리 수사대 - 한양풍문기의 진실> 한양 책방거리에 바람처럼 떠도는 소문을 접하고 진실을 찾고자 수사를 하는 아이들을 그리고 있다.

 


책방거리 수사대 - 한양풍문기의 진실/ 고재현/ 사계절출판


 

 

 

평소 수사물을 좋아하는 나에게 안성맞춤인 동화였다. 진실의 실마리를 찾아 동분서주로 뛰어다니는 수사대 삼총사 지전 아씨 연이, 지전 하인 동지, 포졸 두태와 한 팀인 양 사건 해결에 함께 하였다. 다른 이들은 모른 체한 '최 여인과 다섯 아이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그들의 따스한 심성에, 험난한 수사 과정에도 굴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굳건한 심지에 감복하며 어느새 그들의 뒤를 따르고, 옆을 지키게 되었다.

 

조선시대가 배경이라 차별이 깔려있는 사회이지만, 진실을 향한 길에 남자도 여자도, 양반도 하인도 상관없다는 '책방거리 수사대'의 시대를 초월한 당찬 포부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깊은 귀감이 되어줄 것이다. 차별과 시련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진실에 한발 한발 다가서는 용기와 의지가 결국에는 변화를 만들어내고야 만다는 사실을 잘 녹여내고 있다. 같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우연히 만나 결의를 다지는 모습은 괜스레 보는 이에게도 힘이 솟게 만들었다.

 

 


 

 

우찬성 댁 자제 '이윤휘'가 바람 같은 소문을 만들었다면, 책방거리 수사대는 소문에 근거 없이 퍼져나가는 비난의 댓글들을 경계하고 댓글의 내용을 참고하여 진실을 세상 밖으로 드러내게 하기 위해 힘썼다. 세책점에서 빌린 '장화홍련전'에 붙여놓은 '한양풍문기'는 마치 인터넷 세상 같다. '한밤중 과부 여인과 다섯 아이가 사라졌다'라는 글에 이에 대해 아는 사람도, 모르는 사람도 글을 남긴다. 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가벼이 비난의 글을, 모욕의 글을 남긴다. 가짜뉴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잘 보여준다. 이에 대해 지전의 주인 나리와 연이와 동지가 나눈 대화가 인상적이다.

 

 


 

그렇기에 연이 또한 윤휘의 행동에 반감과 우려를 표했던 것이리라. 연이로 인해 틀을 깨고 나온 윤휘 도령의 행보는 놀라웠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당당하고 빛이 났다.

 

글의 힘은 말보다 강하다. 그래서 더욱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이렇기에 연이의 한양풍문기는 끝이 나는가 싶어 내심 아쉽고 안타까웠다. 그런데 또다시 바람이 분다고 하니 책방거리 수사대 삼총사의 활약은 계속 기대해도 좋겠다.

 

 

"말은 쉽게 나오고, 빠르게 옮겨진다.

입에서 입으로 말이 도는 동안에는 사실이 멋대로 바뀌기도 하지만

흥미를 잃으면 곧 사라지기도 한다.

글은 많은 생각 끝에 힘들게 나오고, 퍼지는 속도는 느립니다.

하지만 내용이 변하지 않고, 쉽사리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양풍문기에 달린 댓글에서 단서를 찾아 진실에 가까워져가는 수사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납치가 되거나 구정물을 뒤집어쓰는 등 위험천만한 일들이 벌어지는 긴장 가득한 수사였다. 하지만 수사대의 진정 어린 모습에 차츰 마음을 여는 관계자들이 늘어나 비로소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 광나루에서 시신을 보았다. 모두 여섯이었다.

- 어른 횡포에 아이들까지 죽었으니 가엾고도 가엾다.

- 그자의 횡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

- 참나무 토막이 문제다.

 

 

 

 

<책방거리 수사대 - 한양풍문기의 진실>은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는 수사 과정뿐 아니라 수사대가 여섯 죽음을 무시하지 않고 억울한 마음을 풀어주고자 마음먹은 이유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이 힘을 얻는 다정한 동화라 더 빠져들어 읽었다.

매력 넘치는 등장인물과 탄탄한 구성 그리고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 본성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아 조선시대의 차별과 신분사회의 한계를 뛰어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공감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창작동화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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