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죽었다
정해연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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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죽었다.

집들이를 한 지 두 달도 안 된 아파트의

18층 옥상에서 나를 보며 뛰어내렸다.

엄마는 그렇게 죽었다."

- 첫 문장 -

 

 

 


강렬한 도입부로 시선을 장악하는 작품 <엄마가 죽었다>는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가 죽었다/ 정해연 지음/ 생각학교



 

이 작품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엄마 인숙의 투신을 이해하기 위한 아들 민우의 고군분투를 담고 있다. 주위 어른들의 방해와 억압 속에서도 끝까지 진실을 향해 돌진한다. 그리하여 '어른의 사정'이라는 이유로 저지하고 숨기려 하는 비겁한 어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결코 꺾이지 않는 민우의 진실을 향한 행보는 얽히고설킨 현대사회의 어두운 이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는 여기에 뭐가 감춰져 있는지 밝혀내고 말 거야.

반드시"


 

화제의 드라마 <유괴의 날> 원작자인 정해연 작가의 신작이다. 청소년을 위한 스릴러로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던 코로나19 팬데믹에 CIF(고양이 열병)이라는 신종 전염병이 창궐하여 또다시 혼란에 빠진 현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을 겪으면서 우리 세대는 극심한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몇 년간 공동체 생활을 제대로 영위하기 힘들었다. 소설은 거기에 '고양이 열병'이라는 새로운 긴장을 추가함으로써 원인과 대책이 불분명한 전염병에 대한 사회 전체의 극도의 불안감을 깔고 이야기를 의뭉스럽게 전개한다.

 


 



 

정해연 작가는 저자 소개에 밝힌 대로 좋아하는 '사람의 저열한 속내나 진심을 가장한 말 뒤에 도사리고 있는 악의에 대한 상상'을 밀도 있는 필력으로 펼쳐낸다. 그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불편함과 재미와 통쾌함을 이번 작품에서도 조우했다. 뚜렷하게 드러나는 악행보다는 뒤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은폐와 무마가 몰고 오는 참극을 작가 특유의 필체로 흥미진진하게 이끌어낸다.

 


 

 


 

악인의 의도된 범죄보다 보통 사람의 실수와 잘못된 선택으로 빚어진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져나가는 흐름이 더 무섭게 다가온다. 그리고 이를 '어른의 사정'이라는 비겁한 단어로 넘어가려는 어른들에게 '진실'을 수호하는 청소년들이 용감하게 항거한다. 오늘날 큰 영향력을 지닌 매체를 이용해 그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내고야 마는 민우와 제영을 보면서 마음이 먹먹해지고 뻐근해졌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화목한 가족,

엄마 인숙과 아들 민우.

이혼을 앞두고 자신의 눈앞에서 투신한 아빠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려 고생했던 엄마가 갑자기 아들 민우 앞에서 투신했다. 민우는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던 엄마가 갑자기 그렇게 떠나버린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아빠의 죽음에서 가장 원망하는 일을 엄마가 자신에게 그대로 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엄마가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리기 전에 지었던 마지막 표정을,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일그러진 얼굴을 잊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

 

 




 

민우는 엄마 인숙의 다이어리를 토대로 엄마의 회사 생활을 되짚어 보면서 누군가 숨기고 싶은, 숨겨야만 한 충격적인 진실을 마침내 알아내게 된다. 민우는 어른들의 어둡고 부끄러운 민낯을 수없이 마주하면서 그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누구보다 믿었던 어른이 배신을 하고, 결과를 감당할 자신이 없는 어른이 정보만 제공하기도 하고, 변하지 않을 거라 치부하는 어른은 위로금을 받고 묻어버리려 한다. 엄마의 죽음을 납득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사회를 위해, 사람을 위해 밝혀야 하는 중대한 일이 되었다.

끔찍한 진실을 당장의 이익과 권력 때문에 묻으려는 자, 어차피 변하지 않을 거라 자포자기하는 자, 모두 부끄러운 어른의 모습이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송민우는 '진실'을 택했다. 모두가 알아야 할 끔찍한 진실을 터트렸다.

 




 

 

저자는 민우를 통해 통렬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는 무거운 입술을 떼기 위해 노력 중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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