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7 -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모리스 르블랑 지음, 이혜영 옮김 / 국일아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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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시리즈 7번째 이야기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를 소개합니다.


 

아르센 뤼팽 7 : 여덟번의 시계 종소리/ 모리스 르블랑/ 이혜영 그림/ 국일아이




이 책에서는 아르센 뤼팽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는 [들어가기 전에] 코너를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뤼팽의 친구 '레닌 공작'의 모험담인지, 레닌 공작으로 변장한 '아르센 뤼팽'의 이야기인지 판단해 보기를 권합니다. 변신의 귀재답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는데 탁월한 뤼팽이기에 생기는 의구심이겠죠. 과연 그는 변장한 뤼팽일까요? 레닌 공작일까요? 이런 호기심을 안고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부제 <여덟 번의 시계 종소리>로 알 수 있듯이 레닌 공작과 파트너 오르탕스가 함께 한 여덟 번의 모험 이야기 중 어린이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선사할 네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탐정을 꿈꾸는 활기찬 아가씨 오르탕스와 멋진 추리를 보여주는 레닌 공작의 조합은 <아르센 뤼팽 시리즈>의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이는 데 알맞았습니다.

 


네 편의 특색 있는 사건,

그리고 빠른 판단과 행동력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들을 만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곤경에 처한 이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는 온정을, 빠른 두뇌회전으로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여 진실에 도달하는 추리력과 관찰력을, 상황을 흔들어 바르게 바꿔나가는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주는 레닌 공작에 흠뻑 빠져들었답니다. 오르탕스와 한뜻이 되어 그를 추앙하게 되더군요.

 

 


 


 

첫 번째 이야기 <물병>은 범인의 알리바이를 무너뜨려야만 엄한 사람이 사형을 피할 수 있는 긴박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심증만 있던 레닌 공작은 담대한 기지로 범인을 코너로 몰아붙이네요.

 


 

 

범인과 레닌 공작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극의 완성도를 높인답니다. 하지만 역시 공작이 한 수 더 높았네요. 오르탕스와 함께 범인의 자백만을 간절히 바라게 되는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범인이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방법은 어린이 독자들에게 과학적 호기심을 선사할 듯싶어요.

 

 

"저는 치열한 싸움 끝에 바로 얻는 즐거움이 좋습니다.

일단 그걸 얻으면 흥미가 시들해지지요."

 


 

 


두 번째 이야기 <테레즈와 제르맨>은 안타까운 이야기였습니다. 사랑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여 명백한 진실도 보지 못하게 하나 봅니다. 그리하여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에게 그토록 잔인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걸까요? 참담한 현실 앞에서 무너져버린 여인을 위해 능력을 발휘한 레닌 공작, 참 멋진 사람입니다.

 


 


 

레닌 공작은 우연히 알게 된 살인 음모를 막기 위해 오르탕스와 함께 아름다운 마을 에트르타를 찾아가죠. 이런 인간미 넘치고 정의로운 모습에 호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건의 내막을 파악한 그가 범인의 범행 동기와 피해자의 의도를 고려하여 일을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볼 만한 주제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Q. 내가 만약 레닌 공작이라면 테레즈와 제르맨을 어떻게 했을까?

Q. 내가 테레즈라면 어떻게 했을까?

 

어떤 사건은 피해자와 피의자가 뒤바뀐 듯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번 이야기도 그 연장선상에 있네요.

 


"복잡한 문제일수록 단순한 방법을 써야 해요.

보통 사람들은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곳에서 문제를 찾으려 해요.

하지만 저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곳에서부터 문제를 찾지요.

그러면 자연히 답이 떠올라요."

 

 



참으로 황당한 사건이었던 세 번째 이야기 <장 루이 사건>입니다. 이 사건은 뤼팽이(레닌 공작이 뤼팽이 변장한 거라 믿는 1인) 중요하게 생각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레닌 공작은 세 사람이 서로 얽혀있는 지옥 같은 관계를 끊고 각자 새로운 세상으로 자유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거짓 이야기를 꾸며내 사건을 해결합니다.

 

강에 투신한 여인을 구하는 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가 사랑 이야기가 주가 아니라 관계와 집착의 이야기라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또 그 지독한 연결고리를 끊어낸 레닌 공작의 기지가 돋보이는 작품이죠. '천륜'이기에 본인들이 끊어낼 수 없었던 굴레를 타인인 그가 나서서 부셔주었으니 세 사람 모두 행복할 일만 남은 거겠죠.


 


 

"우리는 눈물보다 웃음으로 인간의 여러 가지 일을

좀 더 분명하게 볼 수 있지요.

기회가 될 때마다 웃어요."

 

 


 



마지막 모험은 치졸하고 비열한 인간으로 인해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는 무용담입니다. <눈 위의 발자국>은 선입견이 초래하는 무서운 결과를 경고합니다. 만약 레닌 공작이 그 자리에 없었다면 용기 있는 제롬 비냘은 조작된 증거 때문에 꼼짝없이 누명을 썼을 겁니다. 그러면 가여운 나탈리는 또다시 큰 상처를 입게 되었겠죠.

 


 


 


일부러 남겨진 범행 증거들을 오히려 의심하는 레닌 공작, 그의 명석한 판단력과 통찰력 덕분에 두 사람의 인생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같은 장면을 보고, 같은 말을 들어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고, 판단하는 그를 통해 흥미진진한 추리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 독자들도 레닌 공작과 함께 모험을 떠나 훌쩍 성장한 오르탕스처럼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었을 거예요.


 


 

 

이 책에 담겨 있지 않은 다른 네 편의 이야기가 궁금해집니다. 얼른 읽어봐야겠어요. 아르센 뤼팽의 모험은 우리를 이렇게 두근거리게 하네요. 다음 이야기도 무척 기대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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