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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ㅣ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7
박서영 지음, 윤지경 그림 / 고래책빵 / 2023년 9월
평점 :
"대한 독립 만세!"
탑골공원에 함성이 가득 울려 퍼졌다.
1919년 3월 1일, 빼앗긴 주권을 되찾으려 수많은 군중들이 만세 운동에 나선 역사적인 그날을 기록한 외국인이 있었다. 바로 석호필, 독립선언문에 기록하지 못한 민족대표 34인 프랭크 스코필드였다.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 박서영 지음/ 고래책빵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7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는 한국을 조국보다 사랑하여 일본에 억압받는 한국의 독립과 자유를 되찾기 위해 헌신한 프랭크 스코필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죽거든 한국 땅에 묻어주시오.
내가 도와주던 소년 소녀들과 불쌍한 사람들을 맡아주시오.'
- 프랭크 스코필드 묘비명 -
묵직한 감동을 전하는 프랭크 스코필드의 이야기는 박서영 작가의 상상력과 펜 끝에서 피어났다.
장난기 가득한 개구쟁이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아버지처럼 어려운 이웃과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며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의젓한 청년을 거쳐 생명을 구하는 수의사가 되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는 프랭크를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장난을 치던 프랭크가 여행을 다니면서 넓은 세상을 마음속에 품게 되고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현실에 분노할 줄 아는 용기를 지닌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인상 깊게 읽었다.
어렸을 때는 자신의 뜻대로만 하는 무섭고 고집스럽게만 느껴졌던 아버지였지만,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고자 하는 큰 뜻을 이해하고 존경하게 되면서 프랭크의 삶도 변하게 된다. 프랭크는 살아가는 길 위에서 만나는 멋지고 좋은 어른들을 닮아가고자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이런 끈기와 의지 그리고 노력은 가난과 장애를 딛고 뚜벅뚜벅 가고자 하는 길을 걸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아버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해 캐나다로 이민까지 간 프랭크였기에 낯선 이국땅에서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지게 된 몸으로도 수의사가 되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난과 장애를 딛고 세균학으로 우뚝 선 그는 당당한 거인 같았다.
어린 시절 추억이 얽힌 나라 '한국'으로 초청받은 일이야말로 운명 같다. 주저 없이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코리아를 도와주기로 한 그의 결단은 우리 민족에게는 크나큰 힘이 되어주었다.
우리나라에 와서 의사로서의 후배 양성뿐 아니라 3.1운동, 제암리 예배당 사건, 수촌리 마을 방화까지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앞장선 그는 조국보다 한국을 사랑한 우리의 영웅이자 독립투사였다.
아름다운 한국을, 자유를 갈망하는 한국을, 독립의지로 불타오르는 한국을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여 목숨을 바쳐 도와준 의로운 인물,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를 만나 가슴 뭉클하였다.
원활한 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석호필'이라는 한국 이름까지 지은 그의 사랑과 희생을 우리 마음에 깊게 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고래책빵 고학년 문고 7 《34번째 민족대표 프랭크 스코필드》를 통해 박애 정신을 만날 수 있는 찬란한 시간이었다.
"당신은 한국 사람 같은데 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
돈이 필요하면 돈을 주겠소. 일이 필요하면 일을 줄 거요.
만약에 내 목숨이 필요하다면 목숨도 줄 수 있으니,
이렇게 창문으로 오신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