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이너스 2야 - 제21회 사계절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1318 문고 141
전앤 지음 / 사계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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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넘치는 그림체와 문장으로 당당하게

 <우리는 마이너스 2야> 

외치는 청소년들이 수놓아진 책을 만났다.

 



우리는 마이너스 2야/ 전앤 장편소설/ 사계절출판

 



제21회 사계절문학 대상 수상작으로 현 고등학교 교사인 전앤 작가의 소설이다. 학생과 함께 한 많은 시간이 탄탄한 토대가 되어 청소년에 대한 현실적인 묘사와 이해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아이도 어른도 아닌 어중간한 시기에 자신을 찾아가는 흔들리는 청소년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이 잘 담겨있다.

 


 


 

 


인문계 고등학교 2학년. 절로 떠오르는 입시보다는 '관계' 그리고 '인생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유쾌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세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상황은 결코 즐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홍미주, 김세아, 김세정.

갑작스러운 세아의 죽음으로 묶인 인연이 세 청소년들의 곪은 상처와 슬픔을 어떻게 치유해 줄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자신들이 결정하지 않았던, 어른들이 과거에 한 선택이 가져온 오늘의 혼란과 아픔 그리고 분노를 제각기 다른 방패 뒤에 숨어 견뎌내는 세 아이들. 그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존재로 거듭나는 여정을 시작하고자 하는 찰나 가제본은 끝났다. 야속한 이 단어를 괜스레 흘겨보고는 웃고 말았다. 

"NEXT U"

 


 


 


 

- 홍미주

"어떻게 하면 그런 거짓말쟁이 낙인이 딱 찍히니?"

 

충만했던 유년 시절이 끝나버렸다. 엄마, 아빠라고 믿고 함께 살아온 이들이 이모, 이모부라니. 진짜 엄마, 아빠 집으로 돌아왔지만 너무나 다른 환경은 미주에게 큰 혼란으로 다가온다. 화가 나는 현실에서 도망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화를 풀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 지루하고 뻔한 시간을 견디고자 했던 미주의 거짓말은 그를 유령으로 만들어 버렸다.

 

 

- 김세아

"오늘 네가 주번이야?"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어느 무리 안에 있든 항상 조용히 웃고 있던 세아가 죽었다. 그런데 죽은 세아가 미주에게 빌려줬던 돈 오백 원을 받기 위해 찾아왔다. 진짜 돈이 아닌 기억으로 돌려받아야 한다고 하면서 세아는 미주한테 계속 찾아온다. 세아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궁금해지던 찰나 말했다.

"세정이 친구가 되어 줘."

 

 

- 김세정

"오래 살기요. 약속했어요."

 

세아의 이란성 쌍둥이로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당한 아픔을 일부러 과장된 행동과 웃음으로 감춘 채 살아왔다. 자신의 눈앞에서 세아가 죽었다. 그 후 미주가 다가온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은 기억은 미주를, 우리를 움츠려들게 한다. 미주는 자신을 불 꺼진 상점처럼 느낀다고 했다. 전구를 가는 법은 간단하지만, 아주 잠깐 용기를 내면 되지만, "감전될까 봐 무섭다"라는 미주의 말에 가슴이 저릿저릿하였다.

"마이너스 1과 마이너스 1을 합치면 마이너스 2"라는 미주에게 "마이너스가 꼭 나쁜 거야?" 되묻는 세아의 말에 흠칫했다.

 

 

유령처럼 살아가면서도 혼자되는 게 무서운 미주가 세아의 부탁을 들어주면서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될 가능성이 열렸다. 이미 죽었지만 세정의 상처를 모른 채 미워하고 싫어한 지난날을 자책하며 떠나지 못하는 세아를 외면하지 않은 다정하고 따뜻한 미주와 어린 시절의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몸만 겅중 자라버린 아이 같은 세정이가 함께 하는 내일이 찬란하기를 바라며 책을 덮었다.

 

아직 열리지 않은 다음 이야기가 우리에게 선사할 귀한 마음을, 인연을 상상하며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을 돌아보았다. 곁에 있는 이와 온기를 나누는 오늘이 새삼 고맙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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