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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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반짝이는 정원/ 유태은 그림책/ 미디어창비


 

 

유태은 작가의 신작 <사이 는 원>은 포근히 감싸주는 책이다. 유년 시절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큰 바탕을 이뤄 어른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는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변하는 환경과 관계를 짤막한 글과 부드럽고 편안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싹만큼 작았던 내가 아주 커다란 할아버지의 정원에서 할아버지가 꽃과 나무를 가꾸는 시간을 공유하였다. 흙냄새를 맡고 작은 곤충을 구경하면서 할아버지가 가꾸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자연을 느끼면서 사랑을 듬뿍 받았다.

 

 


 

새싹이 자라 해바라기만큼 자랐을 때는 할아버지가,

나무만큼 자랐을 때는 내가 이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내 아이가 새싹만큼 작았을 때 할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성장하는 나를 지켜보고 나이 드는 할아버지를 살피면서 두렵고 무섭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씩씩한 나를 응원하는 무언가를 발견한다. 우리는 이 무언가를 추억과 사랑이라고 부른다. 마음을 충만하게 채우고 있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꽃을 볼 때마다 피어나 나를 지켜주고 힘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최근 읽은 김달님 작가의 에세이집에서 읽은 글귀가 떠올랐다.

"이제는 네가 기억하는 것들이 너를 지켜준다는 것을."

 

결이 비슷한 책들을 연달아 읽어서 마음의 울림이 더 커졌다. 나는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모두 일찍 돌아가셔서 추억이라고 할만한 기억이 없다. 대신 할머니들과는 추억이 있다.

음식에 관한 추억. 그래서인지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셨던 약과와 외할머니께서 요리해 주셨던 오징어무 초무침 보거나 만들 때면 어린 시절의 나와 할머니가 함께 요리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할 수 있겠다 싶은 일들은 맡겨주셨던 할머니 덕분에 반죽을 밀대로 쭈욱 밀거나 칼집 낸 약과를 뒤집어 모양을 내어 자랑스럽게 가져다드렸던 나를, 칭찬해 주셨던 할머니를 기억해 내고는 빙그레 행복의 미소를 짓는다.

 

누군가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받은 기억은 자기가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반짝이는 사랑과 추억과 행복은 그렇게 소복이 쌓여 그리움이 되더라도 슬픔을 이겨낼 수 있고, 웃을 수 있고, 당당히 손을 내밀어 문을 열고 또 다른 시작을 꿈꿀 수 있게 돕는다.

 

 

 

 

 

작가의 모란꽃 화분과 콧노래가 따라오는 할아버지의 반짝이는 사랑처럼 지금 우리를 감싸주는 자신만의 사랑과 추억을 기억하고 소중히 여겨야겠다. 그리고 내 아이들에게도 그런 귀한 추억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리라.

 

식물이 가득한 그림책이라 보면 절로 편안해진다. 부드러운 그림체와 편한 색감 그리고 행복한 웃음 띤 할아버지와 손녀를 보면 누구라도 상냥하고 다정해질 것만 같다. 우리 아이들과 계속 계속 보고 싶은 <사이 는 원>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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