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흐른다
송미경 지음, 장선환 그림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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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푸르고 끝없이 흐르는 물 위에 빛이 닿아 반짝이는 찰나 마음이, 영혼이 술렁거리는 것은 살아있는 누구라면 그렇지 않을까?

 

등굣길에 스치는 강가에 하나둘 자신의 마음을 두고 오는 영아의 아니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낸 그림책 『나는 흐른다』를 만났다.

 

 


나는 흐른다/ 송미경 글/ 장선환 그림/ 창비



 

 

『나는 흐른다』 그림책은 『돌 씹어 먹는 아이』를 통해 아이들의 말 할 수 없는 비밀과 무의식 그리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색다른 방식으로 그려낸 송미경 작가의 신작이다.

 

 


 

 

송미경 작가가 표출시킨 속마음은 강물속에서 너무나 자유롭게 유영한다. 수영하고 웃으면서 숨김없이 토해내는 마음의 물결은 잔잔한 강물에 파동을 일으킨다. 하나의 나, 또 하나의 나, 또 다른 나, 수많이 존재하는 나. 마음이 자유로이 헤엄치며 강 이곳저곳을 누비는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불안하기만 하다.

 

 

이 그림책은 장선환 작가의 그림과 송미경 작가의 글이 한데 아우러져 진정한 주제가 선명하게 표출되었다. 글과 그림의 조화로 완성된 작품이다. 글이 그림으로 구체화되고, 그림은 글로 압축되었다. 서로의 미묘한 지점이 만나 공감각적으로 채워지니 이야기가 더 풍성해지고 힘 있게 다가온다. 내 안의 '나'를 물속에 두고 왔지만 일상은 변하지 않고, 오로지 홀로 흔들리고 불안한 영아의 심리를 내밀하게 표현해 내는 어조와 그림이 담담하여 흡입력이 더 커진다.

 

 

그림책은 읽을 때마다 묘한 분야이다. 보통 어린아이에게 보여주지만 어느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어른이 된 지금도 그림책은 꾸준히 보고 있다. 청소년이 된 아이들은 신기해라 하지만 그림책의 정수는 나이에 상관없이 보는 이에 달라지기에 오늘도 어김없이 아름다운 그림책을 주위에 권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자유롭게 강물을 헤엄치는 자신에게 "돌아와." 하지도 못하고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영아가 몸속에, 사회적 역할에, 규범에 갇혀있는 내면의 자신이 억눌러있는 것도 싫지만 떠나버릴 용기도 없어 망설이는 나 같아 눈에 밟혔다.

 

 

나는 하나의 내가 되었어요.

언젠가 둘이거나 셋이었을,

지금은 하나인 내가 온몸으로 헤엄쳤어요.

 

 

 

시간이 흐르고 물 안에서 헤엄치고 웃는 나를 지켜보다 마침내 강으로 뛰어들었던 영아는 수많은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완전한 '나'로 성장하였다. 이 가슴 벅찬 순간까지를 장선환 작가는 투명하면서도 힘 있는 붓질로 표현하였다.

 


 

 


 

한없이 들여다보게 되는 그림책

그 안에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기를 바라며

소중한 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그림책

반짝이는 강물 속에서 헤엄치며 웃고 있는 '나'를 찾고 인정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나는 흐른다』그림책을 권한다. 옹골차진 영아가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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