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으로 과학하기
박재용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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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으로과학하기 #박재용 #생각학교

 

역시 여름 하면 '괴담'이다. 며칠 전 읽었던 책 <어쩌면 당신이 원했던 괴담실록 2>과는 다른 결로 괴담을 바라보는 책 <괴담으로 과학하기>를 연달아 읽었다. 과학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인 박재용 작가는 '괴담'이라는 장르를 과학적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비단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요즘 이슈화되는 NFT, 인공지능 AI, 챗 GPT까지 아울러 인간, 사회, 과학을 이해하는 괴담집이다.

 


괴담으로 과학하기/ 박재용 지음/ 생각학교




총 11가지 괴담 주제로 구성된 이 책은 괴담 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인문과학 이야기 그리고 <더 알아보기>까지 알차게 다루고 있다.

 

흡혈귀 - 좀비 - 폴터가이스트 - 유령 - 외계인 - 도플갱어 - 마녀 - 고양이 - 뱀 - 평행우주 - 인공지능

 

이 책에 실린 괴담은 기이하고 무섭지만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담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첫 번째 <흡혈귀 : 피를 빠는 광견병 환자>부터 흡입력 강한 괴담으로 시선을 잡아끌었다. 'non non estis. 아니야, 넌 아니야.'

 

박재용 저자는 흡혈귀 전설이 왜 생겨나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준다. 옛날부터 사람들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피'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여겼다. 피의 다양한 측면은 피를 중시하고 선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경향으로 이어졌고, 문명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흡혈귀 전설이 생겨나게 되었다.

부제인 <피를 빠는 광견병 환자>라는 표현처럼 흡혈귀는 광견병 감염자나 감염 동물에서 유래하였다는 견해가 있다. 흡혈귀와 광견병 감염자를 비교해서 설명해 주니 유사점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흡혈귀가 광견병에 걸린 사람들이나 동물들이 보이는 증상을 좀 더 과장되고 험악하게 표현한 것이라는 점에 그치지 않고 생각을 확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흡혈박쥐, 모기, 거머리 등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흡혈귀와 '다른 사람을 착취하는 악당'을 일컫는 비유로 사용되었던 흡혈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흐름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괴담 소재는 익숙하지만 이를 통해 인간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사고를 기르는 과정은 색달라서 흥미로웠다. 좀비가 식민지의 고달픈 노예들과 관련 있는 존재였다는 사실과 좀비에 관한 괴담을 식민지 농장주와 관리인이 노예들의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퍼트렸다는 사실은 경악 그 자체였다. 마녀사냥 또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잔인무도한 학살극이었기에 괴담이라기보다는 비극이자 부끄러운 역사이다.

박재용 저자는 괴담을 무서운 이야기로만 한계 짓지 않고 시대의 바로미터로 바라보고 있다. 인터넷상의 사이버 블링, 악성 댓글, 사실 확인되지 않은 콘텐츠 공유, 인터넷 마녀사냥 등 현대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마녀사냥과 폭력을 화두로 삼았다.

 




과학저술가인 저자는 과학의 한계를 인정한다. 과학 이론은 계속 수정되고 있다. 그래서 21세기의 우리는 분명 옛날 사람들보다는 세계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아직 모든 것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과학이 아직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유령'이나 '폴터가이스트' 그리고 '초자연적 존재'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있는 것이지, 그에 대한 비과학적 설명이 옳은 것은 아니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박재용 저자는 괴담의 영역에 평행우주와 인공지능을 포함시켰다. 흥미로운 시선이었다. 글을 읽으면서 상당 부분 호응하였다. 챗 GPT가 출시되고 인류가 보여준 우려와 두려움을 어느 정도 인정하기에 관심 있게 읽어나갔다. 특히 공공재로 인공지능을 관리해야 한다는 저자의 논리에 대해서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적극적인 논의를 거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인공지능이 여러 직업군들을 긴장시키고 혼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사회 구성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와 시스템이 구축되는 게 기술 발전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 생각된다.

 





<괴담으로 과학하기>는 청소년 독자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질문을 하고 있다. 횡행하는 괴담의 시대적 배경을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의미를 이해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인간을, 사회를, 세상을 좀 더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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