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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 보이지 않던 수학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시간
매트 파커 지음, 이경민 옮김 / 다산사이언스(다산북스) / 2023년 5월
평점 :
세상에서 수학이 사라진다면/ 매트 파커 지음/ 다산사이언스
수학으로 말미암은 실수로 세상을 통찰하는 이야기책
이렇게 지적인 유머로 우리를 웃기고 울리고 아찔하게 만들 수 있다니 저자 매트 파커의 능력에 존경을 표한다. 듣기만 해도 골치 아픈 이들이 많을 '수학'으로 세상의 실수들을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내는 능력은 실로 놀랍다. 진지할 때는 너무나 진지하고, 장난스러울 때는 악동 같다가도, 날카로움을 뽐내는 그의 전개에 혼이 쏙 빠진 채 책장 넘기기 바쁘다. 그가 심어놓은 첫 번째 실수, 거꾸로 된 책 페이지 나열에 '아니, 아무리 재밌어도 벌써 이만큼이나 읽었다고?' 놀라면서 말이다. 서문에서 매트 파커가 의도적으로 심은 3개의 실수에 관해 말했을 때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1개를 찾으니 다 찾고 싶어서 집중 또 집중해서 읽었다. 독자에게 이런 묘미를 선사해 주는 멋진 저자의 책 속으로 떠나보자.
총 13장 아니 14장이라 할 수 있는 소주제로 묶여진 '수학 실수' 모음집이다.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수학 그러나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수학으로 인한 오류와 아찔한 사건사고 그리고 수학에 관한 일부 태도들을 담고 있다.
보이지 않던 수학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시간
수학이 적용되는 분야는 실로 다양하다. 그래서인지 수학의 실수 사례들도 여러 분야에 걸쳐 우리에게 놀라움과 충격을 안겨주었다. 펩시 광고의 전투기 이야기와 아마존의 문두루쿠 부족의 로그 수열 이야기는 알고 있었지만 상세한 설명으로 재밌게 빠져들 수 있었다.
수학이 적용되었음에도 적용 방식을 이해하지 못해서,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어서, 단위를 오해해서, 부품에 결함이 있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 실수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학의 세계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월별, 연별 통계 내기가 용이하고 항목별 추이 파악도 편해서 결혼 후 쭉 엑셀로 가계부를 쓰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불편함 없이 쓰는 건 일상생활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대학 학부 때 빅데이터에 관심 가졌던 추억이 떠올라 [빅데이터와 리틀데이터] 꼭지도 흥미롭게 읽었다.
CEO 연봉 관련한 이야기는 어이없고 황당하였다. 연봉 지급 기준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지급할 수 있다는 게 가능한가. 오류를 바로잡았지만 내려가지는 않는 CEO 연봉은 분명 기업 내 다른 영역의 자금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을 가능성에 씁쓸하였다.
표지판 속 실현 불가능한 육각형 축구공 디자인 교체 청원, 포스터와 동전에 새겨진 톱니바퀴 이야기는 수학이 정확하게 쓰이기를 바라는 저자의 진심이 전해졌다. 올바른 메시지를 주려면 모든 부분이 기하학적으로 이치에 맞아야 한다.
컴퓨터, 토목공학, 금융, 항공 등 우리 삶 전반에 걸쳐 수학은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자세히 알든 모르든 수학에 기반을 둔 시스템 덕분에 기술이 발달하고, 삶이 편리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매트 파커가 들려주는 '수학 실수의 사례'들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실수로부터 무언가를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킨다. 실수한 이해관계자들은 실수를 밝히기 꺼려 하거나 묻으려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실수로부터 배울 수 있는 중요하고도 유용한 교훈이 적절한 방식으로 공유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유익을 얻었으면 한다는 저자의 바람에 깊이 공감한다.
우리 모두 실수를 한다. 저자 매트 파커도 '파커 스퀘어'라는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실패 가능성이 높더라도 일단 시도해 본다는 것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 새로운 시도나 인류의 역량을 넘어서는 도전을 하는 경우에 이미 예정된 것처럼 실수는 발생하곤 한다. 실수가 없으면 좋겠지만 우리는 실수를 통해 발전 성장할 수 있다. 수학은 오늘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다. 우리 인간이 흔들 다리를 만들지라도, 포물선 외곽 건물로 주변에 화재를 일으킬지라도, 여객기 앞 유리를 통째로 날려버릴지라도 말이다.
매트 파커의 유쾌하고 유연한 수학 실수 이야기로 수학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저자 매트 파커가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실수 3가지>
1. 거꾸로 매겨진 책 페이지 : 455쪽부터 시작하는 책이라니.
2. 12장 전완한 덤랜 : 완전한 랜덤, 뒤죽박죽
3. 데이터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 6장과 13장으로 나눈 내용
알맞게 찾았을까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