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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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다다. 괴물이다, 괴물을 잡자. 우다다다다."

 

 

심심포차 심심 사건/홍선주 장편소설/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마음을 살피는 소설 『심심포차 심심 사건』은 시작부터 우리의 마음을 부여잡고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주인공 류용찬(떳떳할 용 庸, 빛날 찬 燦)이 소설의 무대인 '심심 심야포차(審心深夜布車)'를 발견하고 그 빛 속으로 뛰어드는 찰나, 우리도 안도의 숨을 깊게 몰아쉬게 된다.

 

 

"누가, 누가 나를 이 악몽에서 빼내줘요, 제발!"

 

 

주인공 용찬의 간절한 기도에 응답하듯 밝은 빛으로 그를 구해준 그곳으로, 따뜻한 온기로 그를 부르는 듯한 그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제부터 우리는 작가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게 된다. 나는 다 읽은 후에야 소설 곳곳에 숨겨진 홍선주 작가의 영리한 의도를 알아차렸다. 생각 없이 읽다가는 작가의 페이스에, 용찬의 심리에 휘둘리게 된다. <심심포차 심심 사건>은 '추리 소설'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본 드라마 <심야 식당>을 떠올리게 하는 심심포차에서 용찬은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사십 대 후반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를 지닌 인상 좋은 주인 '서프로'와 다른 손님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느끼고 부러워하게 된다. 철저히 고립된 생활을 하는 그이기에 따뜻한 요리가 온몸에 퍼지는 포근함과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양한 손님들이 들려주는 흥미로운 사건 이야기 모두가 다시 누릴 수 없는 행복과 평안이었다. 심심포차는 곧 문을 닫을 예정이라 그렇게 류용찬의 행복한 일주일이 시작되었다.

 


『심심포차 심심 사건』은 총 여섯 번의 방문으로 구성되었다. 전직 검사 출신인 서 프로가 운영하는 포차에는 순경, 형사, 검사 등이 주로 방문한다. 보통 술집과는 다르게 음악 없이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자신들이 해결했던 사건들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방문할 때마다 사건에 대한 내막을 듣고 진실을 추리해나가는 작은 재미가 있고, 소설 전반에 걸쳐 조각을 맞춰나가야 하는 큰 사건이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추리 소설 마니아로서 이렇게 다정한 추리 소설을 추천할 수 있어서 기쁘다. 작은 사건들에 대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힌트를 얻어 풀리지 않던 현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기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경험하게 된 결핍과 소외, 폭력은 온전한 어른으로 자라나는 데 있어 큰 저해 요인이 된다. 보육원에서 자란 용찬은 '괴물'이라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 되거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을 때 제대로 보호받지도 사랑받지도 못해 결국 자기만의 세계로 숨어들었다.

 

외출 시 용찬이 항상 챙겨 다니는 물건 3가지가 있다. 가죽 장갑, 텀블러, 수저통!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싫다는 이유라는데 앞에서 서술된 어린 시절 이야기 때문에 과하다 느꼈지만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다. 살아가는 방식이자 지킬 수 있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나는 여전히 혼자였다. 아니, 혼자여야 했다."

 

 



 

 

드디어 심심포차 영업 마지막 날, 대반전의 막이 올랐다. 맞춰가던 퍼즐 그림이 윤곽을 드러내고 몇 조각 남지 않았을 때의 흥분처럼 기분 좋게 읽어나갔다.

서 프로가 진심으로 용찬을 대했기에 용찬도 서 프로가 그에게 한 일까지 다 받아들이고 오히려 감사와 염려의 말을 전하는 훈훈한 마무리가 가능한 게 아니었을까.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 나눈 이도, 자신을 믿어준 이도, 자신을 위해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만들어 준 이도, 자신조차 의미 없이 여긴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이도, 자신을 위한 파티를 기획해 준 이도 모두 서 프로였다.


"그리고…… 나를 단죄하고

나에게 다른 삶을 살라고 조언해 준, 유일한 사람."

 


 

그렇기에 '심심포차를 나서던 언제나처럼, 만족스럽고 행복했다.'라는 용찬의 진심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살의 중요한 부분이 크게 결핍된 그가 죗값을 치르고 이름처럼 당당하고 빛나길 진심으로 바란다. 눈에 살짝 맺혔던 물이 카랑카랑한 서 프로의 웃음소리에 날아가 버렸다. 끝까지 유쾌한 서 프로와 동료들의 끈끈한 우정과 신념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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