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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살 할머니도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오사키 히로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인디고(글담) / 2023년 5월
평점 :
89살 할머니도 씩씩하게 살고 있습니다/ 오사키 히로코/ 인디고
인생을 자신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는 여유롭다. 여유롭고 느긋한 이가 내뿜는 에너지는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 준다. 89살 할머니 오사키 히로코님이 그런 분이시다.
89살 할머니, 그를 대표하는 수식어이면서도 빛바랜 표현이다. 늙다, 젊다를 단순히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으로 표기하는 숫자인 나이로 판단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사키 할머니는 젊다. 생명력이 넘치는 그의 일상과 사고방식은 나태한 일상과 귀찮음과 두려움으로 망설이는 계획이 넘쳐흐르는 나의 오늘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나이 숫자가 적으나 오늘 하루의 나이는 부끄럽게도 내가 한참 늙다. 그래서 그가 내뿜는 온기에 몸을 데운다, 다시금 고개를 들고 앞을 바라보며 나아가고자. 삶의 지혜를 기꺼이 나눠주는 다정한 이웃 '오사키 히로코'를 만나 스쳐지나가는 삶의 찬란함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자세를 배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일상이 무너지고, 관계가 소원해지고, 건강을 위협받은 나는 포스트코로나를 준비하는 데 눈을 돌렸다. 하지만 급격한 변화의 시기라 힘에 겨운 게 사실이다. 그런데 오사키 할머니는 오히려 코로나19 팬데믹 그 혼란 속에서 답을 찾고자 하였다. 불필요하고 부담되는 관계를 정리하고 태극권을 배우면서 건강을 챙기며 마작을 하는 등 취미 생활도 즐기셨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였다. SNS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나는 블로그 외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어쩌면 두려움일지도 모른다. 중독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 사용을 막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오사키 할머니는 특별한 이유로 트위터를 시작하여 타인들과 소통하고 있으니 신기하고 좋아보였다.
89살, 이혼하여 외동딸을 더 신경쓰고 보살피면서 키웠던 30대 시절을 회상하며 고난했던 지난날의 회한도 살짝 비쳤다. 하지만 곧바로 케세라세라 자세로 삶을 대범하게 유연하게 즐기는 본인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이런 점이 지금의 오사키 히로코님을 존재하게 하지 않았을까. 외동딸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도 붇잡지 않고 담담히 응원하였고, 취직 후 결혼까지 하여 영국에 정착한 후에는 컴퓨터를 배워 딸과 소통하였다. 딸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하실 때는 피식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부러웠다. 일본과 영국의 거리가 대한민국 지방과 수도권의 거리보다 체감상 가깝게 느껴져서 딸로서의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다.
명랑하고 씩씩하게
- 많은 분들이 팔로우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할머니가 대단한 걸 올리는 것도 아닌데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쁩니다 ♬
트위터는 지금 제 삶의 보람이기도 합니다. ♡!!
노망나지 않는 한 계속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2021.07.18)
느슨하지만 꾸준하게
나쁜 습관은 금방 몸에 배지만 좋은 습관은 노력하지 않으면 안 보입니다!
(2022.01.09)
무리하지 말고 즐겁게
소박한 생활이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삽니다.
되도록이면 핑계를 만들어서라도 매일 짧은 외출을 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이 작은 공간이 더 아늑하게 느껴져 기분이 좋습니다.
느긋하고 자유롭게
작심삼일이 싫어서 시작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는데, 작심삼일도 좋습니다.
안 하는 것보다 나아요.
또 다른 걸 해보면 됩니다. 반복하다 보면 뭔가 발견합니다!
(2021.12.30)
가볍지만 단단하게
과거에 집착하지 마세요!
중요한 건 지금입니다.
지금을 소중히 보냅시다!
(2021.11.21)
자신의 힘으로 단단하게 삶을 다져온 그이기에 지금의 삶이 더 빛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오사키 할머니는 자신의 오늘에 대한 감사를 주위로 돌린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가족이라 감사하고, 평범한 일상을 올리는 트위터에 '좋아요!'를 눌러주는 팔로워들 덕분에 즐거워하고 감사를 전한다.
소소한 일상을 전하며 농축된 삶의 지혜를 전하는 이웃, 오사키 히로코님의 에세이
<89살 할머니도 잘 살고 있습니다>는 툇마루에 드리운 햇살처럼 우리에게 자연스레 스며든다. 그가 걸어온, 걸어가는 길이 전하는 단단한 힘이 즐기는 마음이 되어 우리를 달라지게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