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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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한줄평

사랑은 좋은 모습이 아니라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꺼이 상대에게 상처받을 준비가 된 이가 두려움에 거리를 두는 이에게

똑똑똑!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다가가는 사랑 이야기다.

 

 

"회피하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아."

 

 

◑ 서평

봄이구나 설레었는데 갑자기 흐려진 하늘과 쌀쌀해진 바람에 움츠려든 오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 안아주는 소설을 만났다.

『러브 알러지』 박한솔 장편소설, 팩토리나인

 


러브 알러지/ 박한솔/ 팩토리나인/ 쌤앤파커스

 


 

"거리 두지 말고 누군가에게 깊게 들어가면

더 아름다운 걸 보게 될 거야."

 

 

러브 알러지? 제목부터 색다른 느낌인 이 소설은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거리를 두고 좋은 모습만을 보여주길 원하는

회피형 인간인 한휘현이

다정하고 따뜻한 안정형 인간인 이든을 만나

'러브 알러지'를 극복해나가면서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이다.

 


 

버림받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성인으로 자란 휘현,

버림받았으나 다른 둥지에서 사랑과 보살핌 속에서

자신을 사랑하는 성인으로 자란 이든.

 

 

 


 

휘현은 캘리포니아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

우연한 계기로 한 집에서 생활하게 되고

같은 수업을 듣게 되는 등

휘현과 이든의 인연은 깊어져간다.

광고제 수업에서 한 팀이 되어 아이디에이션 과정에서

이든이 하는 말 중 특정 단어들이 불편하게 느껴지고,

목이 갑갑해졌다.

그리고 이든과의 식사 도중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지게 된다.

그녀는 '인간 알레르기'라는 진단을 받고,

알레르겐은 바로 '이든'이었다.

치료를 위해 이든과 함께 임상시험을 받게 되는데……

 

 

 

아이는 세상에 나와 '가족'이라는 이름의 울타리를

만나게 된다.

처음으로 관계를 맺는 가족인 부모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는 어떻게 될까?

그런 두 아이 아니 여러 아이들이 등장한다.

 

어렸을 때부터 잦은 부부 싸움으로 방치되거나

화풀이 대상이 된 휘현,

보육원에 버려져 6살에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된 이서 - 이든,

여러 번 파양을 겪고서야 입양된 베카,

존경받는 도예가지만 폭력적이고 돈만

밝히는 속물인 아버지를 증오하는 도하.

 

 

입양아 이든은 친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양부모 제이와 사라에게 받은 애정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신뢰할 줄 아는,

다정한 사람으로 성장하였다.

자신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휘현을 위해

기꺼이 임상시험을 함께해 주고

세심하게 마음과 몸을 보살펴준다.

 

 

따스한 봄 햇살 같은 그의 곁에서

자신과 타인을 믿지 못하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던 휘현이

조금씩 마음을 열어나갔다.

얼어붙은 심장이 스르르 녹아

콩닥콩닥 

따뜻한 피가 온몸의 혈관을 흐르고 흘러

입가에 밝은 미소가 머무르는 아름다운 청춘의

치유 이야기에

괜스레 설레고 몽글몽글해졌다.

 

 

 

 

이 소설의 배경은 캘리포니아로,

한국에서는 아무렇지 않았던 휘현이

이역만리 미국에서 이든의 입에서 나온 '용기', '친밀감', '진짜' 같은 단어나 다정한 배려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설정이 눈에 띄었다.

 

 

이는 한국에서는 이든처럼 휘현에게 가깝게 다가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아마 한국인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걸 조심스러워해서

서로 감정을 나누고 받아들이는 일 자체를 꺼리거나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이든, 사라, 크리스 목사가

낯설게 느껴지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솔직하게 네 감정을 말해줘."

이든이 휘현에게 임상시험을 같이 하기 위해 말한 약속 p.119

 

 


 

 

'내가 보는 나' & '타인이 보는 나'

소설 속 휘현이 쓴 에세이 2편이 기억에 남는다.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내용은 아프고 슬펐다.

하지만, 이 두 편의 글을 통해 휘현의 성장이, 치유가, 용서가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든이 휘현에게 내민 손을 휘현이 잡고, 휘현이 내민 손을 지민이 잡았다.

사랑에 상처받고, 사람에 상처받은 이들이 서로에게 온기를 전하는

다정한 힐링 소설 『러브 알러지』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따스한 하루를 보냈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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