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페스토 Manifesto - ChatGPT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SF 앤솔러지'
김달영 외 지음 / 네오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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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에이아이(Open AI)가 개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 챗지피티가 어느 순간 익숙해졌다. 2022년 11월 공개부터 커다란 화제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기존 챗봇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능력으로 전 세계인을 매료시켰다.

십 대 자녀는 수행과제시 #챗지피티 사용을 금한다고 학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는 말을 전했다. 미국에서 벌어진 현상을 살펴보면 우려할 만하다.

연일 놀라운 소식을 전하는 챗GPT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그리고 걱정이 되던 나는 흥미로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바로 챗GPT와 소설가가 함께 쓴 SF 단편집 『매니페스토』였다.

 

 

 

매니페스토/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챗GPT의 속이 마냥 궁금한 나처럼 호기심이 동한 작가 7인이 모였다. IT 개발자, 이공계 교수, 변호사, 스포츠인, 기자, 창작 강사, 북한이탈주민까지 다양한 직업군에 속한 이들이 섭외되었다. 각자 시행착오를 통한 챗지피티와의 협업으로 특색 있는 SF 경단편 앤솔러지를 선보였다.

 

 

'인간 - ChatGPT' 첫 공동 집필 소설집

 

 


앤솔러지의 매력은 단연 공통 주제로 다양한 결과 맥락의 소설들을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니페스토』역시 7편의 SF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SF 주제답게 메타버스, 기후 위기, 외계인, 챗봇, BCI, 꿈, 타임슬립 등을 소재로 상상력을 펼쳤다.

 


각 작가별로 단편 - 협업 후기 - 협업 일지 순으로 지면이 채워졌다. 작가마다 챗지피티에 대한 접근 방식이나 생각의 차이는 다소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원하는 결과에 이르기까지의 어려움이었다.

'차라리 내가 직접 쓰고 만다!'라고 표현한 작가도 있었다. 협업 후기와 일지를 통해 챗지피티를 사용하여 입맛에 맞는 소설을 완성하기까지의 힘겨운 여정을 함께 하면서 AI의 오늘과 미래 그리고 AI와 인간의 공존에 대한 생각과 질문이 커져갔다. 아직은 머리 좋고 일 처리 빠른 비서진으로 부리는 인간의 적확한 명령어가 필요하지만,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AI는 분명 인간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 SF 앤솔러지는 SF 소설을 읽는 즐거움과 챗GPT를 알아가는 재미, 2가지를 취할 수 있어 더 알찬 작품집이다. 그리고 챗지피티 협업 작업을 해본 작가들의 에세이에 담긴 메시지들이 인상적이다.

ChatGPT를 이용해 원고를 늘이면 늘어난 매수에 대한 원고료는 누구에게 지불해야 하는지 고민도 해보고, 심야 시간에 유독 사용자가 몰려, 접속하려면 대기하라는 문구가 자주 인내심을 시험했다고 한다. 지금의 AI를 인간의 실재적 동반자로 인정하는, 그래야 함을 깨닫는 과정이었다는 회고도 있었다. 그리고 챗지피티를 사용해서 쓴 소설을 다시 챗지피티로 하여금 평가하게도 하였다. 첫 공동 집필 작업이기에 막막하지만 한편으로는 작가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게 다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SF 소설은 챗지피티를 통한 결과물을 담았기에 살짝 미흡하거나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협업일지를 통해 이 글을 만들어내기까지의 수고를 알기에 그 자체로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인간 - ChatGPT 공동 집필 첫 작품집

 

 


책 제목이 된 <매니페스토>와 <감정의 온도>, <오로라>가 SF 소설로 짧으면서도 완성도가 높게 다가왔다. 감정적으로 교우한 작품은 <희망 위에 지어진 것들>이었다. 기후변화로 도시 일부가 침수된 2053년의 인천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10년 전 대해일로 동생 희망을 잃은 해모수는 잠수부로 바다에 침수된 도시를 점검하는 일을 하고 있다. 오늘은 10년 전 희망이가 사라진 바로 그날이었다. 처음으로 사고 날짜에 잠수한 해모수는 심상치 않은 AI 경보 문구를 듣게 되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이야기가 단단해진다. 그리고 희망이에게 벌어졌던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다.

 


SF로 그리는 대부분의 미래가 유토피아로 그려지지 않지만 결코 디스토피아로 끝나지 않는다. 결국 오늘의 우리가 경계하고 주의하며 행동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었다. 지금의 ChatGPT는 부적절한 일부 표현에 대해 잠금장치가 되어있는 상태이지만, 사용자의 능력에 따라 결과물의 차이가 놀라웠다. 협업에 참여한 작가들은 지금의 챗지피티는 미흡하지만, 내일은 다르리라 내다보았다.

 


새로운 시대에 변화의 물결에 몸소 뛰어들어 수고한 작가들 덕분에 궁금했던 챗지피티 머릿속을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참 흥미로운 친구인 것은 사실이다.

Hi, ChatGPT!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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