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 제5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57
신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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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학이 그려낸 권력에 대한 항거

- 권력에 대항하는 보통 아이들의 연대 -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신설 장편소설/ 자음과모음



 

아이들의 이름은 모른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였다. 학창 시절 친구들끼리 친근하게 약간은 장난기를 실어 부르던 별명이라기보다는 의도가 담긴 별명이다. 도대체 무슨 조합이지 싶은 별명을 가진 고등학생들의 연대가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기대가 커진다.

 

"감영고 2학년 2반 엑스트라들, 회장 선거에 나가다!"

 

 


 


감영고 2학년 2반에 한 학생이 전학을 왔다. 전학생에 대한 관심은 반짝였다가 곧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며칠 후 담임의 한국 지리 수업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 후 '미친놈'이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친일파와 친일파 청산에 대한 담임의 의견에 저항하여 "이 새끼야!"와 삿대질로 대응하였던 것이다. 범상치 않은 전학생의 행보에 담임에게 저항한 멋진 놈이 될 수 있었으나 전학생은 자신의 의지로 '미친놈'이 되었다. 결코 그 별명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말이다.

 


감영고 역시 여느 학교처럼 학년별로 서열이 정해져 있고 암묵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자와 당하는 자가 존재한다. 자신만 아니면 된다, 폭력은 무섭고 두렵다. 이런저런 이유로 침묵하는 공간이 되어버린 학교에서 오늘도 따까리는 힘겨운 일상을 버텨낸다. '난 친구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따까리'를 역할, 계급이 아닌 별명으로 한계 지으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그런데 이 전학생은 독특하다. 일반적으로 두려워하는 권력자, 절대자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도 않는다. 오직 그만의 논리로 해결하고자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친구를 가려 만난다는 것이다.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 칭찬할 일은 칭찬하고, 잘못은 바로잡으려 한다. 그런데 왜 전학을 왔을까? 소설 마지막에 궁금증이 풀릴 단서가 나온다. 예전 학교에서도 전학생은 본디 자신으로 생활하였고, 마찰로 본인이 전학을 오게 된 것이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홍태고의 싸이코와 감영고의 미친놈은 전학생 별명이다. 그렇다면 전학생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친구의 존재 유무가 답일 것 같다. 감영고에 와서 따까리, 쭈쭈바, 로댕, 신가리와 친구가 되고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하였다. 아니 선거에 출마하면서 친구가 되었다. 전학생처럼 따까리, 쭈쭈바, 로댕, 신가리도 주변에서 중심으로 자리를 옮겨 자신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혼자가 아닌 '우리'라는 연대가 그들이 두려움을, 무서움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발판이 되어주었다.

 

 



 

 


허황되고 무모한 도전처럼 여겨졌던 따까리, 전학생, 로댕, 신가리의 전교 회장단 출마 이야기는 손에 힘이 들어가게 만들었다. 추천인 명부를 채우는 일부터 난관에 봉착한 이들의 도전기는 웃프면서도 멋졌다. 자신을 폭력으로 짓누르려고 했던 피제이를 이기기 위해 시작한 도전이지만, 학생회장의 본분과 역할을 잘 알고 있는 전학생이기에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싫어!"

이 말 한마디를 내뱉기까지 얼마나 무섭고 두렵고 힘들었는지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수없이 실망했을지 가슴 저렸다. 목이 터져라 외치면서 달려나간 대찬 용기에 박수를 보냈다.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 5인방 모두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라 그려지는 그림이 재밌었다. 그리고 보통 아이들의 연대와 대항으로 이루어낸 쾌거가 매우 통쾌하다. 각자 주인공인 삶을 살아가기를 응원하는 멋진 소설 『따까리, 전학생, 쭈쭈바, 로댕, 신가리』를 청소년들이 두루 읽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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