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옹이랑 사는 건 너무 슬퍼
최은광 지음 / 좋은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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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하면 떠오르는 건 '개'와 '고양이'다. '개'와 '고양이'는 서로 다른 매력으로 인간을 사로잡아 가족으로 살아간다. 예전에는 개를 많이 키웠다면, 요즘에는 인간에게 무심한 듯하다가도 툭 한번 보여주는 손짓? 발짓?에 사르르 무너지는 인간 집사들을 적잖이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준비되지 않은 집사와 운명처럼 만난 고양이들의 우여곡절 고군분투 적응기다.

 

 야옹이랑 사는건 너무 슬퍼 

 

야옹이랑 사는건 너무 슬퍼/ 최은광 저/ 좋은땅

 


저자는 갑자기 고양이를 입양하게 되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덜컥! 길을 잘못 들어 도착한 동물 병원에 붙여진 문구를 보고 홀린 듯이 들어가 버려지거나 어미를 잃은 작은 생명체들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망설이다 돌아서는 저자는 한 아이와 눈이 마주쳤고, 그 아이를 입양하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은 간택되었다고 표현했다. 작가가 고양이를 쳐다볼 때마다 빤히 쳐다보는 녀석이라 '빤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렇게 서로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두 종이 동거를 시작하였다.

 

작가의 이십 대는 모든 면에서 여유롭지 못했다. 돈, 시간, 마음. 어느 것 하나 풍족하지 못했던 그였기에 갑자기 반려묘를 들인 게 아닌가 싶다. 너무나 외로워서…

이 책의 주된 화제는 '빤이'로 시작된 고양이와의 유대관계이다. 비록 '빤이'를 일찍 떠나보냈지만, 그 이후에도 쭉 고양이와 함께하는 작가네를 지켜보면서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훈훈해졌다. 상실을 경험하고도 새로운 인연을 맺어나가 이어나갈 수 있는 단단함이 전해졌다.

 

 


 

 

이런 만남의 시작에 '빤이'가 있다. 빤이는 작가에게 너무 아픈 손가락, 냥이다. 고양이에 대해 몰라서, 돈이 없어서 그리고 자기도 아파서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빤이가 아프게 된 게 아닌가 자책하는 그였다. 빤이와 여러 경험을 공유하면서 작가와 아내는 고양이와 함께 하는 생활에 관해 조금씩 알아가고 고양이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 더딜 수는 있지만, 언어를 넘어서 서로의 눈빛, 손짓, 발짓으로 교감하는 순간의 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작가와 빤이 그리고 그 이후 인연이 닿은 고양이들의 이야기가 이를 증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 자연스레 생각에 잠기게 된다.

 

 


 

 

'빤이'를 들인 후 입양한 앵뽕이 자매 그리고 '빤이'를 떠나보낸 후 입양한 자두와 한집에서 살고 있는 작가와 아내는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평온과 충족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빤이'에 대한 추억을 앵뽕이와 계속 나누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대목과 자두를 '빤이'의 환생이라 믿는 아내의 마음 그리고 빤이를 위해 절을 다니는 갸륵한 정성까지 다 몸과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었다.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한 집사 생활이기에 우여곡절이 참 많기도 하였다. 마음고생, 몸 고생 다 많았지만 고양이와 살아가면서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침잠하지 않고 고양이와도, 사람과도 두루 만나고 사귈 수 있는 연이 닿았다 생각한다. 고양이가 싫다던 아버지가 고양이방에 이불을 까시고 돌보시는 것처럼 생명이 또 다른 생명에게 전하는 온기는 감동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책임도 무겁기에 반려동물을 들이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책이라 생각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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