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네오픽션 ON시리즈 6
이세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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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어니스트 택배

 

 

이야기는 길에서 마주친 택배 차량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생활 그 자체가 된 택배를 통해 금지된 물건이 전달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그 상상이 #범죄미스터리스릴러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로 탄생하게 된 것이다.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이세라 지음/ 네오픽션/ 자음과모음



 

'택배'라는 친숙하고 밀접한 소재를 어둡고 끈적한 범죄의 세계로 끌어들여 '돈'만 믿고 '돈'만 좇는 이들의 은밀한 밤을 보여주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비밀 같은 시공간으로, 어느새 익숙해진 새벽 배송을 통해 그들만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잠을 잤던 우리들은 이제 그 추악한 범죄를 마주하게 된다.

 

 

 

용재, 민호, 도건은 대학교 동기로,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결혼을 일찍 하여 두 딸을 둔 어엿한 가장으로 김밥 집을 하는 민호는 택배 일을 겸하게 되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돈만 있으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아는 우리는, 민호와 민호 아내 선아는 오늘도 열심히 김밥 집을, 집을, 택배 물류센터를 오가며 '돈'을 모은다. '빚'을 갚는다. 용재와 도건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참 퍽퍽한 현실이다. 용재도 민호의 추천으로 택배 일을 시작한다.

 

결혼한 민호에게는 아내와 두 딸이,

용재에게는 아프신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다.

가족! 가족은 힘이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다. 그들 덕분에 삶의 궤적이 다채로워진다. 혼자였다면 밋밋했을 생활이 예상치 못한 기쁨, 슬픔, 행복 등 복합적인 감정과 상황들로 채워져 풍성해진다. 민호와 용재에게는 삶의 이유, 원동력이자 그냥 가족이었다. 나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어니스트 택배 일산 물류센터 지점장 태수는 사람을 잘 관찰하여 이용해먹는 악인이다. 타인의 약점을 이용하여 원하는 대로 부려먹는 그는 가족에 약한 이들을 당최 이해하지 못한다. '돈' 그리고 '자신'만 믿는 그는 '가족'을 볼모로 협박하면 '돈'이 궁핍한 이들을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런 그이기에 실수를, 실패를 한 게 아닐까. 사람들은 다 같지 않다.

 

 

 

조직의 우두머리인 강수·태수 형제는 택배사업에 뛰어든다. 일반 배송은 눈속임용이고 특별 배송이 진짜 목적이다. 조직을 이끄는 그들에게 특별 배송은 물건에 한정되지 않는다. 멋모르고 특별 배송을 하게 된 민호와 용재는 삶이 위태롭게 된다.

 

 

아픈 가족, 가장, 대출, 빚 그리고 얽히고설키는 범죄

#한국스릴러소설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가 흡입력 있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강점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웃들을 주인공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현실적인 주인공들이라 그들의 입장에 이입되어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나라면 과연 어떨까? 민호처럼 용재처럼 미란처럼 도건처럼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도구로 살아가야 할 신세에서 역전을 꾀할 수 있을까?

긴박한 위기 상황에서 절묘한 계책으로 통쾌하고도 짜릿한 반전을 이루어낸 #반전소설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는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짧은 문장으로 담백하게 서술하는 이세라 작가의 문체는 오히려 나의 가슴을 더 뛰게 만들었다. 넘치지 않고 절도 있는 글은 더 끌어당기고 상상하게 만들고 긴장시켰다. 책장을 덮고 곱씹어 보면 잔악무도한 범죄가 계속 나오는 소설인데도 글은 잔인한 묘사보다 등장인물의 심리와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쉽고 그려보기 수월하다.

 

#범죄소설로 '영웅본색'처럼 끈끈한 우정과 복수가 그려지는 <특별배송 하시겠습니까>, 스크린으로 만나면 각광받는 작품이 될 것 같다. 특히 하드 캐리 하는 인물이 압도적으로 매력적이다.

 

 

"힘들면 그만두라는 말을 해야 하는데,

서로가 말뿐임을 알아도 말을 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장례식' 중 민호 아내 선아의 마음

 

이 소설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 아픈 문장이었다. 이리도 퍽퍽하고 버거운 생활 속 선택의 순간에 누구나 흔들릴 수 있다. 민호처럼 용재처럼. 하지만 또 그들처럼 바로잡으려 애쓸 수 있기에 어제의 나를 원망만 말고 오늘의 나를 이끌어 내일의 나를 바꿀 수 있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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