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영화수업 - 윤리와 공정에 관한 십대들의 생각 모으기
정은해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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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와 공정에 관한 십 대들의 생각 모으기"

 

치열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기회', '공정', '차별', '윤리', '정의' 등의 키워드에 민감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공정하다고 정의롭다고 받아들이려면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고민에 잠긴다. 무엇보다 '공정', '정의', '윤리' 등에 대한 정의와 생각이 잘 정립되는 게 우선이 아닌가 싶다. 자신이 차별당하고 있다고 느끼는 데서 시작하는 '공정'이 아니라 보편타당한 '공정'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활동으로 한국독서문화연구소 CURI는 십 대들이 영화 시청을 통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고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의로운 영화수업/ 초록비책공방

 



 


이 책은 이제 주체적인 삶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준비 중인 청소년, 십 대들을 대상으로 '윤리와 공정'에 관한 담론을 시도한다.

융합 프로젝트 수업으로 영화 수업에 익숙한 십 대들에게 중요한 주제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고 함께 시청하며, 핵심 가치들에 대한 질문을 통해 환기시켜준다. 생각을 정리한 후, 친구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토론을 거치면서 자연스레 가치관을 확립해나가길 수 있도록 이끈다.

 

 

 

이렇게 큰 주제 5가지를 선정하여 가지를 뻗어 살아가는 데 중요하고 소중한 가치들을 '영상'으로 담아내 우리 눈앞에 펼쳐낸 명작 20편을 소개한다.

 

스크린 너머 생생하게 전해지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겪었던 이야기이기도,

우리가 겪을 이야기이기도,

우리가 외면한 이야기이기도,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복합예술인 영화는 다른 예술보다 더 효과적으로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스크린 너머 그들의 삶이 연기라는 걸 알지만, 영화에 집중하는 그 순간 더는 중요치 않다. 어느새 몰입하여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무언가'를 찾는 여정에 나서게 된다.

 

각 주제마다 4편의 영화를 소개하고 줄거리와 주요 포인트를 설명해 준다. 각 영화마다 <함께 보면 더 좋은 추천 영화>와 <영화 감상 후 함께하는 토론 논술 활동>이 정리되어 수업에 활용하기에 적절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부터 주위에 추천한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그리고 보는 내내 가슴이 아렸던 <아무도 모른다>까지 절반 정도 시청한 영화였다. 보지 않은 영화 중 궁금한 영화들이 몇 편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집'을 포기하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는 노매드의 삶을 선택한 이들에 대해 조명한 영화이다. 우리나라도 '집'에 대한 과열 현상으로 부동산 시장이 솟구쳤다. '영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 집 마련'에 몰두하는 오늘날 현대인에게 영화는 '집'이 인생에 있어 얼마만큼의 가치인지 묻는다. 물론 영화 속 인물들은 처한 상황에서 노매드로서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시작한 노매드의 삶이 어느새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진짜 삶이 되었다. <노매드랜드>는 자본주의 모순을 지적하기보다는 '노매드'라는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면서 삶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노년층에 대한 생각거리를 토론 논술 활동으로 제시하고 있다. 노년층을 위한 복지 정책과 일자리 제도뿐만 아니라 특히 여성 노년층이 사회에서 겪는 구조적인 현실을 토론해 봄으로써 주변을 살피는 시선을 키울 수 있다.

 

 

 


 

 

환경 단체가 자신들의 단체나 기관을 유지하고자 본연의 업무를 배임하고 있다는 내용이 충격이었다. 기부금 때문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침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고, 환경 단체의 한계를 절실히 인지하였다.

환경 위기, 기후 위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가 지구를 대하는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구는 인간만 살아가는 곳도, 인간만을 위한 곳도 아니다. 인간 중심 사고를 버리고 지구와 생명체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추는 게 시작이자 해결책이다.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두 존재, 아홉 살 하지와 열아홉 살 콜리야를 지켜보면서 전쟁의 비극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서로 대비되는 처지지만 둘 다 전쟁의 피해자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비극, 전쟁! 소수에 의해 시작되고 피해는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입는 이 처참하고 끔찍한 괴물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토론 논술 활동을 통해 등장인물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 전쟁의 참상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왜 부모를 고소했죠?"

"나를 태어나게 해서요."

 

아이를 낳고 양육하는 보호하는 건 부모의 당연한 의무이다. 아이가 건강하게 성인으로 자라 사회 구성원으로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돌봐주는 건 어른과 사회의 책임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은 아이를 위험과 폭력으로 내몬다. 자인이 어린 여동생을 조혼시켜 죽게 한 아버지를 찌르고 자기와 동생들을 돌보지 않는 부모를 고소한 것은 더 이상 자기와 같은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태어나버린 삶, 그 누구도 부모를 선택할 없다. 그렇기에 어른인 부모가 더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난민, 조혼, 아동 노동 등 다양한 키워드와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영화로, 생각거리와 이야깃거리가 풍성하다. 제시된 토론 논술 활동 외에도 확장하여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다. 낯설게 느낄 수도 있지만 난민은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공동체적 논의가 필요하고, 21세기 오늘날 지구촌에서 조혼, 노동으로 고통받는 아동들이 수없이 많다는 자각이 필요하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선이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피고, 세상을 둘러보고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단단한 삶의 주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이 책을 추천한다.

다양한 삶과 세상을 '영화'를 통해 간접 체험하면서 이해하고 질문하고 고민하는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십 대의 오늘이 더 아름답게 빛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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