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 사춘기 수업 시리즈
오승현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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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언어 능력의 한계가 곧 내 세계의 한계다"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흔히들 사용하는 단어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들 한다. 평상시 내가 사용하는 말속에 '나'라는 사람이 자연스레 녹아있다. 그 말만큼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면서 체화되어 그 말을 사용하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단어를 익히고 다듬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자신을 형성해가는 과정이라 볼 수도 있겠다. 세상을 향한 시선을 확장하여 틀을 벗어난 유연한 사고를 키우는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오승현 지음/생각학교



 

사춘기 수업 시리즈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은 중학생에게 꼭 필요한 어휘들을 모아 그 시기에 품을 수 있는 의문, 고민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 두려움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주고 있다.

 

학생이 단어집을 보는 과목 하면 '영어'가 떠오른다. 어원을 중심으로 단어를 파악하는 책들이 있다.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도 어휘의 어원을 알아보고 연관된 단어들을 소개해 주어 풍성한 어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인생의 질풍노도기라 하는 사춘기 청소년이 가지는 고민과 관련된 주제들은 무엇일까?

'나' - '꿈과 현실' - '관계' - '성장'

 

 

사춘기에는 '나'와 '친구'에 집중하는 시기로, 이성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요동치는데 자존심은 드높다. 그리고 입시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런 사춘기 청소년에게 도움이 되는 적정한 이야기와 관련 있는 단어를 선정하여 엮어내고 있다.

 

총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다양한 소재와 영역에서 주제를 잘 이끌어내서 매끄럽게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펼친다. 사춘기 수업이지만, 성인인 나도 읽는 내내 많은 배움을 얻었다. 그리고 사춘기 청소년에게 생각거리를 제시해 줘서 탄탄한 사고 기반을 마련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다. 단어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어디서 파생되었는지 뿌리와 역사 배경을 이해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언어의 역사성까지 포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제1장. 사춘기의 나 - 욱할 때 나타나는 내 진짜 주인님 편에서 나오는 석가모니와 관련된 '화' 일화는 제4장. 이제부터 비교는 거부합니다 - 간발의 차이로 놓치지 말자 편에서 리더십 전문가 스티븐 코비가 말한 내용으로 연결되어 다시 내용을 되새기게 된다.

 

"인생의 10퍼센트만이

당신에게 일어나는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당신 자신이 선택한 반응에 의해 결정된다."

스티븐 코비

 

 

 

자기답게 산다는 것, 자유롭게 살기 위해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자기 생각'이라 여기지만 실제로는 이미 어디선가 보았고, 누군가에게 들었던 것으로 그 기반은 매우 허약하다. 그러므로 주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생각해야 한다.

 

"남들과 다른 방식의 삶이란 그만큼 어려운 거란다.

실패하더라도 남 탓을 할 수가 없으니까."

애니메이션 <귀를 기울이면> 중

 

 

디지털 네이티브인 요즘 세대들은 SNS로 세상과 소통한다. 이 책에서도 SNS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SNS를 과시의 공간으로,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공간으로, 오래 사용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2013년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의 페이스북 사용시간과 삶의 만족도 조사)를 제시한다.

 

"우리는 행복해지기보다 행복하게 보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한다."

철학자 프랑수아 드 라 로슈푸코

 

 


 

 

제 8장. 더 깊고, 더 크게 생각한다는 것 - 다름은 틀림이 아니야 편에서 갈등과 대립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갈등'이 원래 칡과 등나무를 가리킨다는 설명으로 시작해서 이기주의로 확장시키고 있다. 상대를 비판의 대상이 아닌, 이해의 대상으로 보면 인간관계가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이기주의란 내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몇 가지 인상적인 주제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 외에도 '능력'과 '경쟁' 등 다양한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사춘기 청소년의 가치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읽고 생각해 보고 대화하는 가운데 어휘력과 사고력이 커가고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다질 수 있는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이다.


어휘력 수업인 만큼 많은 어휘들이 나온다. 생각과는 다른 어원에 당황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 재밌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섭씨, 화씨의 '씨'가 성씨를 가리키는 뜻이라 하여 가장 놀랐다. 어원을 통해 어휘 여행을 떠나니 신기하면서도 미처 헤아리지 못했던 뜻을 이해할 수 있어 뿌듯했다. 시쳇말, 유행어들도 그 시대를 조명하는 단어들이니 외면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정확히 알아 사용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까지, 보람찬 <사춘기를 위한 어휘력 수업>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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