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르장지 얍! 책 먹는 고래 38
노명숙 지음, 기미르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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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장지뱀,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의 뱀이었다. 뱀목 장지뱀과의 파충류로 몸길이 7~9cm, 꼬리 길이 10cm인 작고 깜찍한 뱀이었다. 아무르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아무르장지뱀으로 불리는 이 뱀이 주인공인 동화책이 출간되었다.

 <아무르장지 얍!> 주문 같은 제목에 호기심이 생긴다.

 


 

아무르장지 얍!/ 노명숙 글/ 기미르 그림/ 고래책빵


 


실물과 똑같이 생긴 아무르장지뱀 여러 마리가 사이좋게 어울리고 있는 앞표지 그림은 평온하고 즐거워 보인다. 뒤표지 그림은 비장한 표정으로 다른 장지뱀들을 바라보는 장지뱀 한 마리와 꼬리를 의미심장하게 쳐다보거나 힘을 주며 외치는 듯한 장지뱀들 모습에 묘한 긴장감이 맴돈다.

 


노명숙 작가는 교직에 몸담고 있을 때 겪었던 일화를 바탕으로 이 글을 썼다. 인간 중심의 사고와 이기심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잘 풀어내고 있다. 이는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인간만이 공동체를 이루고 감정을 나누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좁은 시선에서 벗어나 지구 안 모든 생명체들을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다정한 마음이 담겨있는 책이다. 지구상 동물들의 '수호천사'를 꿈꾸는 노명숙 작가의 소원이 이 글을 읽는 어린이들에게도 스며들기를 기대해 본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은 80억 명이 넘는다. 이런 인구 폭발은 지구 생태계 변화를 야기했다. 지나친 도시화는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로 이어졌다. 그리고 늘어난 인간의 식량을 마련하기 위한 대책들도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동화의 시작도 인간의 활동으로 파괴된 마을을 떠나 새로운 터전으로 향해야만 하는 장지뱀들의 고군분투기다. '드론'을 '새'로 안 장지뱀들은 갑자기 쏟아진 농약에 할아버지 장지뱀들을 떠나보내고 큰 결심을 한다.

 

무지개학교 화단으로 이사를 가기로 한 것이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을 떠나기로 한 대단한 결심이나 만만치 않은 길이 앞에 놓여 있었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를, 수로를 건너야 했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험난한 고생길이었다. 그렇게 장지뱀들은 화단에 터를 잡고 무지개마을을 만들었다.

 



 

소중한 곳을 떠나와 자리 잡은 무지개마을에 익숙해져가는 장지뱀들이 그려진다.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이지만, 학교에 마을이 있기에 새벽이나 저녁에 움직이고 낮에는 낮잠을 자거나 쉬게 되었다. 생존을 위해 본능을 바꾸는 모습에 슬프고 미안하며 대단하게 느껴졌다.

 

마을이 학교 화단에 있으니 무지개학교 학생과 마주치게 되고 장지뱀들의 비밀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

"아무르장지 얍!"

이 주문은 무슨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일지…

 



 


이 장지뱀들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우리 인간처럼 다른 동물들도 서로를 아끼고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좋겠다. 인간의 시선으로 바라본 단순히 작고 귀여운 동물이 아니라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사실을 잘 전달하고 있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부분을 자신의 입장처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환기도 잊지 않고 있다. 다른 동물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명하여 채식을 하는 토미와 그런 토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유연한 부모의 모습은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조명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걸고 토미에게 고마움을 갚은 메뚜기를 보면서 어린이 독자들은 어떤 생각을 할 지도 궁금하다.

 

넘치는 상상력으로 장지뱀들의 세계를 따뜻하게 그려낸 수호천사 노명숙 작가의 진심이 어린이 독자들에게 쟐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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