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침 바다 민박 - 2023 소년 한국일보 우수도서, 아침독서 추천도서 선정 ㅣ 책 먹는 고래 36
정혜원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0월
평점 :
쏴아~ 출렁출렁
끝도 없이 펼쳐진 푸르른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도 충만해진다. 경이로운 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면서도 파도가 어루만져 주는 다정한 손길에 용기가 가슴을 채운다. 그래서 우리는 바다를 그렇게 사랑하나 보다.

아침 바다 민박/정혜원 글/김지영 그림/책 먹는 고래 36/고래책빵
【아침 바다 민박】 동화책은 우리 안의 불안, 걱정을 토해내도 말없이 삼켜주고, 다독여주는 바다처럼 잠시 보금자리를 떠나온 이들을 포근하게 품어주는 이야기다. 바다처럼 한결같이 언제 누가 찾아오든 상처를 치유하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곳, 아침 바다 민박에 하나둘 모인 인물들이 가족처럼 서로를 아껴주고 보듬아준다.
초등학교 4학년인 기정이는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속 깊은 아이다. 아빠가 탄 고깃배가 큰 풍랑에 침몰해서 돌아가신 후, 홀로 민박집을 운영하는 엄마를 위한 마음이 크다. 한창 놀고 싶고 잠자고 싶은 나이지만, 꾹 참고 아침식사 준비를 돕는 기정이가 대견하다.

여름철 들썩이던 '아침 바다 민박'은 가을이 되면서 장기 투숙객들만이 남아 끈끈한 공동체를 이룬다. 취업 때문에 고민이 많은 대학생 김석주와 소설가를 꿈꾸는 정년퇴직하신 이경진 교장 선생님 그리고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서 헤어지게 된 공주 엄마와 공주.
남편을 찾아 헤매는 딱한 사정의 공주네를 민박집 종업원으로 머무르게 하는 기정이 엄마와 민박집 현관문 앞에서 밤새운 공주네에게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어 한 기정이를 보면서 '개인'에 집중하면서 사라져가는 '공동체'와 '정', '온기'를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입가에 스르르 번지는 미소, 눈가에 촉촉하게 맺히는 눈물, 가슴에 스르르 차오르는 따뜻함이 함께였다.

대학생 석주는 안정적인 직업? 꿈꾸는 직업? 현실적인 고민에 답답하고, 교장 할아버지는 소설을 뚝딱 쓸 줄 알았는데 잘 써지지 않아 걱정이 커지고, 공주는 도망 다니는 아빠가 보고 싶고, 기정이는 바다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멋진 일을 하고 싶고, 기정 엄마도 민박집도 잘 운영하고 싶고 소설도 쓰고 싶고 무엇보다 기정이랑 행복하고 싶다. 서로의 걱정거리 때문에 힘들어하고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솔직하게 진심을 털어놓고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함께 식사하고, 함께 자고, 함께 생활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추억들을 나누며 마음과 시간을 쓰는 아침 바다 민박 식구들의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내 동생, 우리 오빠, 우리 할아버지.
생판 남이 가족이 되는 주문 같은 호칭으로 변해가는 시간 속에서 상처는 자연스레 치유되고, 희망을 꿈꾸는 새날이 밝아온다.
갑자기 나타나 의뭉스러운 형 석주를 미행하던 기정과 정우처럼 엉뚱하고 귀여우면서도, 주위를 살피는 마음씨가 어여쁘고 사랑스러운 아침 바다 민박 덕분에 행복이 충만하다. 오늘 당장 【아침 바다 민박】 으로 떠나고 싶어진다. 그림 속 【아침 바다 민박】 처럼 그곳에서 다정하게 우리를 기다리고만 있을 것 같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