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같은 아이 책 먹는 고래 34
이준관 지음, 어수현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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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는 가운데 매서운 바람과 함께 겨울이 성큼 찾아왔습니다. 마음이 허해서인지 유독 더 쌀쌀하게 느껴집니다. 바람이 온기를 빼앗아가버려 한껏 움츠린 몸으로 책 한 권을 읽었습니다. 바로 일곱 편의 아름다운 동화가 수록된 <풀꽃 같은 아이>입니다.

 

 

풀꽃 같은 아이/이준관 글/어수현 그림/책 먹는 고래 34/고래책빵




큰 숨을 내쉬고 움츠렸던 몸뚱이를 펴 봅니다. <풀꽃 같은 아이> 속 순수하고 어여쁜 동화들이 전해준 따뜻하고 다정한 온기가 서서히 퍼져 나갑니다.

모든 것이 바쁘게 변하고 흘러가는 오늘날, 잠시 멈추고 소중한 것을 떠올려보라고 소곤거리는 동화책입니다. 얇은 책, 짧은 글이지만 천천히 읽어내려가면 글과 글 사이에 흐르는 감정을 더 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소외받는 이와 남들을 괴롭히는 마음에 대한 동화가 여러 편 수록되어 있습니다. <풀꽃 같은 아이>, <눈물을 먹고 사는 여우>, <별 등대지기>를 통해 아이들이 소외받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풀꽃 같은 아이>, <별 등대지기> 두 편에서는 엄마가 무당이라서, 떠돌이라서 놀림당하고 괴롭힘을 당하고 억울한 오해를 받는 억울한 아이들이 등장합니다. 두 아이의 대응은 극과 극인데 결말은 두 동화 모두 좋지 않아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진중한 의미를 담아 그려냈겠지요. 타인에게 가하는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고 모두에게 상처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결말이었어요.

 

 


 

 

<눈물을 먹고 사는 여우>의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친구를 괴롭혀 울면 눈물을 모으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자꾸 '여우'처럼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에 불안이 커져가던 아이는 결국 괴롭히던 친구처럼 울고 맙니다. 눈물이 뚝! 뚝! 과연 그 눈물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이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은서를 볼 수 있겠죠. 저도 덩달아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거지와 왕자>, <마지막 손님>, <눈사람이 있는 골목>은 곁을 돌아볼 수 있는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을 보여줍니다. 살다 보면 힘겨운 시기가 분명 있습니다. 그 상황에 처하면 주위는 보지 못하고 본인의 고통과 상처만 크게 다가옵니다. 그러면 자꾸 불만이 쌓이고 분노를 터뜨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부정한 방법으로 시련을 벗어나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잠깐만 멈추고 주위를 돌아보면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관계없는 이일 수 있지만, 소중한 이일 수 있습니다. 도와주고자, 바로잡고자 애쓰는 마음과 행동으로 세상의 온기를 높여주는 이들의 이야기가 정겨운 그림과 함께 펼쳐집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다리를 절룩거리는 아저씨지만, 세상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생선 장수 아저씨가 들려주는 바다와 고래 이야기는 마음을 벅차오르게 합니다. 아저씨가 들려주신 바다가 보고 싶어 용감하게 떠났지만 못 본 아이들이 분명 언젠가는 이 세상의 끝에 있는 바다에 꼭 가볼 것이라고 믿으며 책장을 덮습니다.

 

소중한 가치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해주는 어여쁜 동화책입니다.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동화책 <풀꽃 같은 아이>를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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