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 - 인류 문명을 이끈 놀랍고 신비로운 동물 이야기 한빛비즈 교양툰 18
카린루 마티뇽 지음, 올리비에 마르탱 그림, 이정은 옮김, 장이권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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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문명을 이끈 놀랍고 신비로운 동물 이야기

 

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

카린루 마티뇽 글/올리비에 마르탱 그림/한빛비즈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대서사시

- 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 -

 

그래픽 노블로 생명의 시초부터 예측 가능한 미래까지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동물의 역사를 총망라하여 정리한 책이다.

빅뱅이 137억 년 전에 일어나고, 태양계와 지구가 45억 년 전 탄생했다. 38억 년 전, 해양에서 최초의 생명이 출현한 이후 지구에는 진화를 통해 다양한 종들이 출현하게 된다. 이 유구한 역사 속에 인간이 등장한 시기는 4,500만 년 전으로 취약한 종이었다. 그런데  인간은 스스로를 다른 종보다 진화한 존재로 간주하고 다른 생물들을 지배하려고 했을까? 이 질문에 관한 답과 오류를 찾는 여정이 바로 이 '책'이다.

 

인간사 소용돌이에 휘말려 변화무쌍하게 달려온 동물의 역사가 숨 가쁘게 펼쳐진다. 카린루 마티뇽 작가의 담백하면서도 뼈 있는 글은 머리에 박히고, 올리비에 마르탱 작가의 주제가 담긴 그림은 가슴을 찌른다. 분명 읽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감히 아프다 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이 동물에게 자행한 행위는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폭력적이고 잔혹했다.

 

 

동물을 관찰하면서 생존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획득하게 되고, 야생동물을 가축화함으로써 인간 사회가 변모하게 된다. 가축화는 복잡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공진화 과정으로, 동물과 인간 모두에게 큰 변화를 가져온다.

 


인간과 동물의 공진화


 

이렇게 형성된 인간과 동물의 밀접한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되는지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고대 - 중세 - 근대 - 계몽 시대 - 19세기 혁명 - 20세기 - 21세기

시대별로 인간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동물의 위상과 역할이 달라졌다. 처참한 진실의 문이 열리고, 지구 생태계의 하나의 종일 뿐인 인간이 저지른 끔찍한 만행을 목도하게 된다.

 

저자들은 에필로그에 예측 가능한 미래의 2가지 버전을 제시하고 있다. 선명한 극과 극. 우리의 선택이 어느 길로 향해야 할지는 분명하다. 변화하고 행동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다는 자명한 사실 또한 잘 알고 있다.

 

만화로 배우는 동물의 역사는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방식을 종교와 과학, 철학, 산업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시켜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은 동물에게 그러해도 마땅하다고 하는 그릇된 근거를 와르르 무너뜨린다.

 

신들과 인간의 중개자로 여기면서도 죽여서 제물로 바친다. 이슬람교의 '이드 알아드하' 축제나 힌두교의 '가드히마이' 축제 등 종교적인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부활절, 추수감사절에도 수많은 어린 양과 칠면조가 도살당한다. 고대 동물을 신성시 여기고 숭상하던 분위기는 신이 인간의 형상을 띄게 되면서 점차 동물을 악마에 비유하거나, 인간의 도구나 기계로 대하게 되었다고 한다. 동물의 재판 이야기, 널리 알려진 철학자 데카르트, 칸트의 동물에 대한 생각들을 읽었을 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계몽 시대에도, 현대에도 과학, 산업의 발달에 동물을 도구처럼 사용한 역사가 계속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뿐만 아니라 우리가 먹는 약, 우리가 바르는 화장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물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계속되었지만 자본에 의한 움직임은 거대하고 강해서 현실적인 변화는 미흡했다.

 

 

 

농경이 시작되었을 때 인간과 가축의 생물량은 모든 포유류 총량의 0.1%를 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은 지구상의 전체 포유류 가운데 60%는 사육되는 동물이고, 36%는 인간, 4%만이 야생동물이라고 한다. 도표로 직관하니 더 충격적이다.

 

 

 


다행히도 동물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행동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동물윤리', '동물행동학' 등을 통해 동물과 소통하고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동물 그대로를 연구하고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독일의 동물당, 미국의 동물법, 휴머니멀 민주주의 등 실질적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었다. 아직은 낯설고 생소한 개념이지만, 지구 생태계를 함께 살아가는 생물 중 한 종으로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라는 점을 명백하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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