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 - 특임대사가 가슴으로 만난 엘살바도르
양형일 지음 / 밥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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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를 만나다.

양형일 전 엘살바도르 대사가 2019년부터 올해 초까지 주재하면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책으로 출간하였다.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양형일 지음/밥북




엘살바도르는 '전능하신 하나님',

수도인 산살바도르는 '거룩한 구세주'라는 의미로, 국민 대부분이 기독교를 믿는 나라이다.

700만 명이 우리나라 1/5 정도의 영토에서 살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이 작은 나라를 요즘 부켈레 대통령 관련 기사로 심심찮게 접하게 되었다. 호기심이 생기던 중 서평단의 기회로 특임대사 체류기인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 책을 읽게 되었다. 3년여의 기간을 보내고 정리한 글이기에 좀 더 원숙한 내용을 접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컸다.

 

양형일 전 대사는 엘살바도르에 관한 부정적인 시각에 우려와 함께 허술하고 균형을 잃은 보도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엘살바도르는 가난하고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무서운 나라이기보다 가슴 아픈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미로를 헤매는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나라이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엘살바도르 3년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던 것과 엘살바도르 뇌성마비 고아 환우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기 위함이다. 그가 엘살바도르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엘살바도르에 대한 저자의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역사, 인종, 문화, 자연환경,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엘살바도르의 참모습과 오늘을 보여주고자 노력하였다. 다수의 메스티소, 살바도란의 고운 심성과 순박한 미소를 우리 곁으로 가지고 왔다.






낯선 중남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에서 들려오는 삶의 이야기는 스스로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을 연상케한다. 백인의 침략에서부터 시작된 계급 그리고 자본에 의해 민주와 인권, 정의와 평등은 사라졌다. 이미 부와 권력을 쥔 세력은 나라보다 국민보다 자신들의 기득권이 우선이다. 저자는 그 참담한 현실 속에서 순응하여 작은 호의에도 감사하고 맑은 미소를 짓는 살바도란을 잊지 못하고 그들의 내일이 오늘보다 더 행복하기를 염원한다.







엘살바도르의 다양한 면면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다.

'요람의 나라'로 하루에 수십 차례의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한다. 지진대에 속할 뿐만 아니라, 화산권에 속해 있다. 활화산으로 언제 다시 분화할지 알 수 없다. 화산의 분화로 화산재 속에 묻혔던 호야 데 쎄렌 유적지에 관한 지원 요청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국회 부의장은 '중미의 폼페이' 혹은 '살바도란 폼페이'라고 불리는 이 유적지의 발굴 관련하여 어려움을 성토하였다. 하지만 장기간에 걸쳐 상당한 재정 지원을 해야만 하는 일이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현지에 사업차 온 민간회사 직원이 교통사고를 내서 십 대 소녀가 사망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우리 국민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합의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십 대 소녀의 죽음에 대한 보상이라 하기에는 너무 가벼워서 침통한 저자의 마음이 강하게 전해져 왔다. 그 이후에도 이어진 소녀 가족과의 인연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저자는 특임대사로 임명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현지에서만 나눌 수 있는 끈끈한 정과 마음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을 꼼꼼하게 기록하였다. 이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오늘을 만나고, 우리는 모르는 그들만의 외교 세상을 엿볼 수 있었다.

 

 

<아름다운 나라의 슬픈 미로>를 통해 엘살바도르의 참모습을 조금이나마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담이지만 엘살바도르의 커피와 맥주 맛이 매우 궁금하다.

가난하지만 결코 탓하지 않고 성실한 하루를 보내는 살바도란의 엘살바도르를 기억할 것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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