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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된 멜리스
파티흐 에르도안 지음, 공민희 옮김 / 바나나북 / 2022년 5월
평점 :
스마트폰! 어느 순간부터 현대인들에게 빼놓을 수 있는 필수 물품이 되어버렸다. 남녀노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이 스마트폰으로 예전과는 너무나 다른 삶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으로 지리적·물리적 한계 없이 빠르고 다채로운 콘텐츠와 서비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스마트폰의 주인인가? 스마트폰의 노예인가? 가끔 헷갈리기도 한다. 일상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게 되면서 부모·자녀 간 불화의 불씨가 되고 있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우리나라뿐만은 아닌가 보다. 터키 출신의 파티흐 에르도안 작가의 『스마트폰이 된 멜리스』 책을 보면서 여러 생각에 빠져들었다.
스마트폰이 된 멜리스/파티흐 에르도안 지음/바나나북
책 제목처럼 멜리스는 어느 날 아침, 잠에서 깬 멜리스는 스마트폰이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기숙사 학교에 다니는 멜리스가 주말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다. 멜리사는 학교를 청소해 주시는 제라 아줌마에 의해 라비예 기숙사 사감 선생님에게 전달되고, 휴일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이게 되었다. 헉;;; 그런데 창문을 넘어 들어온 귀여운? 도둑들에 의해 학교 밖으로 나가게 된다. 이제 멜리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선 멜리스는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이 생활하는 아이이다. 부모와 학교 그리고 사회가 제공해 준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큰 고민 없이 소소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십 대 소녀이다. 남자친구와 작은 다툼을 하고 화해를 하면서 연애를 즐기고, 친구와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사진 보정 앱으로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는 등 요즘 십 대 아이들의 하루와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런 멜리스가 스마트폰이 되어 경험한 진짜 세상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먹고살기 위해 도둑질을 하는 아이들과 하루 일당이 30달러를 받고 공사장 인부로 일하는 석공 이사트 그리고 홀어머니와 자신의 생계를 위해 아픈 몸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네스미를 만나게 되면서 혼란스러워한다. 자신의 일주일 치 용돈도 되지 않는 돈이 하루 종일 일해서 받는 수당이라는 사실과 아픈 데도 돈이 없어 약을 사지 못해 고통받는다는 사실. 그토록 적은 액수의 돈을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이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하고 속상해했다. 멜리스가 흘린 뜨거운 눈물은 그녀의 인생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인도할 것이다.
책은 간접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책은 주인공 멜리스가 스마트폰이 되어 다른 이들의 삶을 살펴보는 경험이 주된 내용이라 더 와닿는다. 자신에게는 바꾸고 싶은 스마트폰인데, 다른 이들에게는 비싸고 귀한 물건이라는 상대적 가치를 깨닫게 되면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큰 울림을 받았다. 자신이 누리는 물질적 풍요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보다는 더 소중한 가치를 마음속에 담고 성장할 것이다. 이런 멜리스를 보면서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도 자연스레 생각해 보지 않을까?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멋진 책 『스마트폰이 된 멜리스』이다.
더욱더 의미 있는 책 읽기 시간이 되기 위해서 책 뒤에 있는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져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라비예 선생님의 일상에서 볼 수 있듯이 어른인 우리도 스마트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좋아요' 버튼의 유혹에서 한 발자국 물러설 수 있지 않을까? 자녀와 같이 읽고 솔직한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기에 적당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