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심리학개론 만화로 만나는 한학기 교과서
임현규 지음, 이주신 그림, 김청택 감수, 월붓 구성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2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만만한 심리학개론은 만만한 교과서(만화로 만나는 한학기 교과서)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학문의 토대가 되는 지식을 쉽게 전달한다.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도록 만화로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전문서는 부담스럽지만 흥미 위주의 단편적인 지식을 넘어 학문의 진면모를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사회평론아카데미에서 준비한 친절한 교과서이다. 이어 나올 경제학개론, 경영학개론 등도 관심 있게 살펴보면 좋을 듯싶다.


 

만만한 심리학개론/임현규 글/사회평론아카데미



우선 개론답게 심리학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

만화로 되어 있어서 한결 쉬운 점은 사실이지만 전문서 내용을 기반으로 구성된 책이라 만만치 않다.

총 12+1강으로 <심리학이란 무엇인지>부터 <심리학의 진로>까지 구성되어 있다.

 

<제1강 심리학이란> 챕터에서 얕은 지식으로 알아왔던 심리학의 실체를 알고는 놀랐다.

교육학 쪽으로 배웠던 발달심리학, 학습심리학과 관심이 있는 사회심리학 그리고 흔히 알고 있는 임상심리학과 상담심리학은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심리학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고 있었다.


 

지각심리학 - 우리는 어떻게 세상을 알아보는가

학습심리학 - 경험은 어떻게 행동을 바꾸는가

인지심리학 - 마음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가

발달심리학 - 아이와 어른의 마음은 다르다

성격심리학·심리검사 - 너와 나의 마음은 다르다

이상심리학 - 마음은 어떻게 아픈가

임상·상담심리학 - 마음을 치유하는 법

사회심리학 - 사람들 사이, 거기에도 마음이 있다

 

 


 

 

심리학의 시작은 1879년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 교수인 빌헬름 분트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는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내성법'을 활용했다. 이는 스스로의 마음을 조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정신활동은 철학자의 연구 대상일 뿐 과학적 연구는 어렵다고 여겨졌지만, 분트의 심리학 실험실 등 분트를 비롯한 심리학 개척자들에 의해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심리학,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마음에 대한 이론뿐만 아니라 경험적 증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자연과학에 비해 경험적 증거를 모아 가설을 검증하는 데 불리한 심리학은 다양한 인간 반응을 수집하고 통계를 이용하여 경향성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해야 한다. 이를 조작적 정의라 하는데 심리학에서는 같은 개념이라도 연구마다 조작적 정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고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연구한 여러 연구가 일관된 경향을 보일 때 비교적 확정적인 결론을 끌어낼 수 있다.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니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마음은 뇌에 있다. 그래서 심리학은 뇌 연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 연구는 해부학적 구조 같은 아주 기초적인 연구에서 출발했지만, 뇌영상 기법 등 기술의 개발로 추상적인 정신활동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분야가 되었다고 하니 뇌연구가 얼마나 심리학에 지대한 발전을 가져왔는지 새삼 느낄 수 있는 내용이었다. CT, EEG, MEG, PET, fMRI 등을 통해 살아있는 뇌의 활동을 측정할 수 있게 된 점은 의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뇌 영역별로 기능이 나뉘어있고 이를 찾아가는 과정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더 알아보기 코너에서 <'심리학' 하면 프로이트 아닌가요> 편을 보고 일반인들이 바라보는 심리학과 전문가의 심리학의 간극을 알 수 있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의 시조로 마음속 욕구의 충돌이 인간의 행동 양식을 만든다고 보았으며, 특히 무의식적 욕구의 힘을 강조했다. 그리고 심리학 내에서는 주로 심리치료에 활용되며 철학, 미학, 문학 비평 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특히 현대 주류 심리학이 견지하는 인간에 대한 관점은 프로이트와는 매우 다르며, 대체로 프로이트의 주장에 비관적이고 거리를 두는 편이라고 한다. 프로이트 이론은 검증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과학적 방법론을 추구하는 현대 심리학의 조류와는 맞지 않다고 한다. 나 또한 심리학자 하면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카를 융을 먼저 떠올렸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가지고 읽은 코너였다.

 

관심이 있었던 인지심리학과 사회심리학 챕터를 특히 흥미롭게 읽었다.

노엄 촘스키의 비판이 기존 행동주의에 집중되었던 심리학의 방향이 직접 드러나지 않는 인지 과정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이끌어 '인지주의 혁명'을 이루었다. 심리학의 영역이 눈에 보이는 행동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속 활동 즉 주의나 기억 같은 것들을 연구하는 데까지 확장된 것이다.

한 사람의 마음, 행동을 다루는 다른 심리학 분야와는 다르게 사회심리학은 두 사람 이상이 존재하는 사회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심리 현상을 탐구하는 사회심리학은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 관심이 많았다. 문화, 설득, 편견, 공격성, 친밀감 등 일상적인 주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사회심리학은 인간의 어두운 이면을 밝히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인간 본성의 진실을 파헤침과 동시에, 우리 행동에 어떤 요인들이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를 밝혀내는 것이다. 그 요인들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서 사람의 부정적 행동을 막고 긍정적인 행동을 늘리는 데 목적이 있다.

 

더 알아보기 코너 <긍정심리학>편은 현대인들이 주목할 만한 심리학 영역을 알려주고 있다.

심리학은 정신의 비정상, 즉 부정적인 측면을 오랫동안 집요하게 연구해왔는데 방향을 전환해 인간의 긍정적인 측면을 연구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긍정심리학'은 인간의 강점과 장점을 밝혀내고, 어떻게 하면 개인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분야로, 행복을 연구하는 심리학이라 하기도 한다. 개인의 주관적 느낌과 행복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는 현대 사회에서 긍정심리학의 관점과 연구는 점점 주목을 받고 발전하고 있다.

 

종강에서 알아본 심리학의 진로는 사회 곳곳에서 활용될 수 있는 심리학을 보여준다.

범죄/법심리학, 산업/조직심리학, 건강심리학, 소비자/광고심리학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분야 모두에서 쓰이고 있었다. 그리고 복잡하고 변화가 빠른 사회에서 정신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예전보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고 있어서 정신건강 분야의 수요도 높아질 것이다.

 

만만한 심리학개론을 통해 전공자들이 배우는 진짜 심리학을 맛볼 수 있었다.

김만능 교수의 친절하고 재밌는 설명으로 정슬기 학생과 안우수 학생이 기초를 튼튼히 쌓아 심리학을 더 탐구하러 떠나는 것처럼 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직접적인 경험이 되어 학과 선택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 용어 해설과 인명, 용어로 분류된 찾아보기가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그리고 현대인에게는 익숙한 이론과 검사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게 되었는지 그 역사를 접하고 나니 수많은 학자들의 포기하지 않는 시행착오와 연구가 새삼 고맙다.

이어서 출간될 만만한 교과서 중 만만한 긍정심리학이 소개되어서 반갑다. 이번에 알게 된 '긍정심리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출간이 기다려진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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