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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이해하면 짜릿한 상대성이론 - 빛의 속도부터 쌍둥이 역설까지 번쩍이는 물리학 이야기 ㅣ 만화로 보는 교양 시리즈
타냐 버브.제프리 버브 지음, 송근아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평점 :
이과 출신인 나는 고등학생 시절 많은 과학 과목 중 '물리'를 정말 어려워했다. 그렇지만 공과대학에 진학했고, 여전히 '물리'는 어려웠다. 다행히 과 특성상 '물리'는 한걸음 뒤에 있는 존재였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상대성 이론, 중력, 마찰력, 관성의 법칙...... 몰라도 살아가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굳건한 믿음으로 살아왔다.
만화로 보는 이해하면 짜릿한 상대성이론/타냐 버브, 제프리 버브/다른출판
이제 내 손에 들려있는 문제의 책 한 권. 『만화로 보는 이해하면 짜릿한 상대성이론』
헝클어지고 단정치 못한 헤어와 개구진 표정으로 기억되는 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발표한 대이론 <상대성이론>에 대해 과학 작가인 딸과 물리학자인 아버지가 힘을 합쳐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우선 막연했던 '상대성이론'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을 잡아준 책이다.
'상대성이론' 'E=mc²' 많이 들어는 봤지만 와닿지 않는 단어들의 나열이었다.
이 책 또한 물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부족한 나에게 짜릿할 정도의 이해를 선사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성이론'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는 책으로는 손색이 없다.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총칭하는 상대성이론.
이 책은 특수상대성이론을 일반 독자에게 이해시키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하다.
이 책이 차근차근 설명해 주는 과정을 통해 일반 독자인 나도
이 절대적이고 확실한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에 대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무너뜨린 이 사실은 과학자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실패한 실험(마이클슨-몰리 실험)까지 나오게 되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아인슈타인이 빛의 속도를 바탕으로 실험을 하지 않고 명확하고 논리적인 사고만으로 공간과 시간, 물질의 본질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이를 풀어내는 여정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좋은 상상력과 약간의 믿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무한한 상상력을 펼쳐도 문제 될 게 없다.
저자는 빛의 속도로 달리거나 상대적으로 절반의 속도로 달리는 열차들을 등장시켜서 고전역학의 시간과 공간의 절대성을 무너지는 과정을 다양한 예시로 설명하고 있다. 검은 열차와 하얀 열차의 풍선으로 설명된 동시성의 상대성은 읽으면서도 오~ 감탄을 자아냈다.
뉴턴의 운동량 보존 법칙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질량의 긴밀한 관계를 '1'의 질량을 가진 찰흙을 등장시켜 등속 열차에서 충돌시키면서 설명해 주기도 한다.
아인슈타인의 쌍둥이 역설을 설명해 주면서 등장시킨 또 다른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빛의 절반 속도로 달리고 있는 하얀 열차에 서있는 나와 검은 열차에 서 있는 또 다른 내가 달걀 상자를 가지고 실험을 한다. 상자 개봉 후 1초 후 부화하고 0.15초 후 성숙한 닭이 된다는 설정인데 분명 각자의 열차에서 보면 1초 후 부화한 병아리를 다른 열차에 옮겼으니 자신이 있는 열차에는 한 마리의 병아리만, 다른 열차에는 옮겨진 한 마리의 병아리와 부화하지 않은 두 개의 계란이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는 우리가 일단정지시킨 상태에서의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한 마리의 병아리와 부화된 한 마리의 닭만이 각자의 열차에 존재하게 된다. 서로 어떤 열차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동시성의 상대성, 참 놀랍다.
이렇게 저자들의 여정을 함께 하다 보니 개략적인 '상대성이론'의 틀이 잡혔다. 그래서 괴짜를 위한 노트 - 회의적인 상대주의자를 위하여 정리된 방정식들을 보니 머리가 빙빙 도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만화로 보는' 이 부분에 혹해서 서평단을 신청했던 나로서는 서문을 읽으면서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작업대에서 사망해버린 그래픽 노블 버전의 상대성이론 책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래픽 노블이었다면 좀 더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을까? 경험하지 못한 일에 대한 상상과 기대가 있다.
저자 부녀의 또 다른 협업인 '만화로 보는 이해하면 이상한 양자역학' 책도 만나보고 싶다.
물리학의 핵심 기둥인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니 우리 좌절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편하게 읽어봤으면 좋겠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