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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 : 팩트 피싱
염유창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12월
평점 :
우리는 소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이다.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부문도 정보와 콘텐츠, 뉴스 등 다양한 형식과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그 안에서 우리가 선택해서 취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들에게 선택받길 원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발달된 네트워크 온라인 세상은 물리적, 지리적, 경계적 한계에서 벗어나 온 세상을 아우르는 공간이 되었고 전통 미디어들은 그들의 자리와 공간을 내어주고 있다. 뉴미디어들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고 독자 또한 예전의 수동적인 입장에만 머물지 않고 댓글, 공감 등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더 나아가 '1인 미디어'라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대에 기사 또한 상품으로 소비되고 있다. 플랫폼에 한 꼭지로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검색으로도 원하는 뉴스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게 된 요즘에는 신문사, 미디어들의 경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언론들의 보도 행태들이 - 편파 보도, 속보와 특종 경쟁에 유실된 팩트 체크, 오보를 내도 사과 한마디 없는 뻔뻔한 태도, 남의 기사를 고스란히 베끼거나 짜깁기한 우라까이, 아니면 말고 식의 추측성 보도 남발, 이익에 눈이 멀어 내팽개친 언론윤리, 정치적 의도가 다분한 확증편향 등 - 언론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다. 그리고 클릭을 유도하는 기사의 본질을 왜곡하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런 우려와 불신을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진실된 언론인의 자세를 깨우치는 기자의 모습이 그려지는 「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 : 팩트 피싱」
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 : 팩트 피싱/염유창 지음/스윙테일
이 책은 온라인 뉴스 편집 기자로 일했던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생동감 있는 묘사, 진실 보도와 조회수라는 난제 앞에서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어느 기자의 성장기를 그려낸 작품으로 낚시 제목 추종자인 기자가 후배의 자살 사건을 파헤치면서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 추리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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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쿱뉴스 편집 기자인 나윤재가 뽑은 제목들이다. 뉴스의 서바이벌 시대에 조회수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기자답게 자극적이고 악의적인 제목들을 뽑기로 유명하다. 어느 날 아끼던 후배가 갑자기 자살을 했다. 출근을 하지 않는 걸 이상하게 여긴 윤재는 후배의 자취방을 찾아갔고 그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다른 사람이 침입한 흔적이 없고 유서까지 발견되어 자살로 처리되었다. 도저히 후배의 자살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는 타살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일정을 바꾸고 남들에게 절대 알리지 않으려고 했던 후배의 행동을 되짚어가면서 죽음에 대한 원인을 파헤쳐 나간다. 후배가 제보받았던 정치인의 불륜 루머를 추적했지만 별다른 소득이 없이 마무리되고, 다른 이들처럼 경준이가 자살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다짐하듯 되뇌던 중 뜻밖의 발견을 하게 된다.
평소 속독으로 많은 양의 기사를 순식간에 읽던 후배처럼 유서를 대각선으로 살펴보자, 숨겨진 다잉 메시지가 나왔다. "살인범은 한민"
이제부터 장경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나윤재의 추적이 시작된다.
현실적인 기자들의 일상과 기사 내용이 생생한 현장감을 전하고 있다. 정치인에 대한 루머, 경제인의 치부를 덮어주는 비리 경찰, 경제인과 조직폭력배의 공조 또한 요즘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라 씁쓸하면서도 인정하게 된다. 하지만 나윤재 기자가 달라진 만큼 조회수에서 벗어난 만큼 그 공을 독자에게 돌리고 있다. 사실에 기반을 둔 기사를 쓰고 본문의 맥락에 의거해 제목을 편집한다. 이렇게 기자가 낚아 올려 준 투명한 진실을 이제 우리 독자는 제대로 읽고 비판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430 쪽이 되는 다소 두꺼운 책이지만, 잘 짜인 구조와 흥미로운 사건 구성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다. 술술 읽히지만 담고 있는 내용은 가볍지 않아 재미와 주제의식을 모두 갖춘 「지금부터 낚시질을 시작합니다 : 팩트 피싱」이 낚아 올려지길 기다리고 있다. 힘찬 반향을 기대해 본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