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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 ㅣ 괴짜 박사 프록토르 4
요 네스뵈 지음, 페르 뒤브비그 그림, 장미란 옮김 / 사계절 / 2021년 12월
평점 :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 네 번째 책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이 출간되었다.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요 네스뵈 지음/페르 뒤브비그 그림/사계절
그리고 다섯 번째 책 「크리스마스를 구하라! 」도 같이 출간되어서 어린이 독자들은 모험 이야기로 연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딸에게 들려주려고 시작한 이야기가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작가 요 네스뵈가 이런 기발하고 기괴하고 엉뚱하고 재치 넘치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원동력은 '딸을 생각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 괴짜 박사 프록토르 시리즈만은 딸에게 가장 먼저 보여줄 것 같다. 다 읽은 딸의 반응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레 상상이 된다. 네 번째 이야기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 또한 딸 편집자님의 손을 거쳐 우리에게 무사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하나뿐인 금괴를 도둑맞는다.
이 사건으로 무적 삼총사가 또다시 뭉치게 되었다. 이번에는 무려 노르웨이 국왕이 직접 그들에게 임무를 내린다.
금괴를 되찾아오라!
달카멜레온으로부터 세계를 구한 불레, 리세, 프록토르 박사는 이번에도 노르웨이의 운명이 달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짐을 싼다. 누가 금괴를 훔쳤느냐?에 대한 답만 들은 채 무작정 그들을 찾아 영국으로 떠나는데, 아뿔싸!!! 삼총사가 떠나고 국왕과 비밀정보원들이 나누는 대화가 살벌하다. 피의 손마디 게임, 파르마산 치즈 ◎.◎
요 네스뵈는 이번에도 독특한 악당 캐릭터들을 등장시켜서 적당한 긴장감과 불쾌감을 만들어낸다. 그가 늘여놓은 여러 장치들과 복선들이 소설 곳곳에서 적절히 쓰이는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있다. 다소 황당하고 어이없는 설정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도 다 계획이 있었다. 허투루 쓰이지 않는 작은 소품들, 상황들이 재미를 배가시킨다. 시가, 부동액, 다트라니.
이번 시리즈에서는 불레와 리세의 성장이 눈에 띈다.
달카멜레온의 야욕에서 세계를 구했지만 기억이 지워진 사람들은 오히려 불레를 비웃고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워 불레는 마을을 떠나 페테르의 상점에서 일을 도우며 생활할 정도로 상처받았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비밀정보원들을 따라나서며 다시 금괴 도둑을 잡는 모험을 떠난다. 몸집은 작지만 마음 넓고 대범하고 호기심 넘치는, 엉뚱한 불레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불레가 위험에 처하자 리세는 꼭 자신 때문인 것 같아 불레를 질투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불레처럼 엉뚱하고 재밌게 살고 온 세상의 주목을 받고 싶은데 현실에서는 그 모든 건 불레의 몫이다. 매번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불레가 부러웠다. 항상 올바르고 분별 있게 행동하고 불레를 보살펴주는 역할에서 벗어나 드디어 금괴를 되찾는 일에 직접 뛰어들게 된 리세는 멋지게 성공한다. 서로를 믿고 위하면서 위험하고 큰 임무를 잘 수행해 나가는 불레와 리세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큰 느낌이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당당하고자 노력하고, 자신의 강점을 잘 이해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를 격려하고 위하며, 자신의 마음을 진실되게 말하는 불레와 리세는 성장하고 있다.
괴짜 박사 프록토르의 또 다른 매력은 독특한 삽화이다.
다소 과장되고 특징이 잘 드러나는 삽화는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로 가득한 책에 숨을 불어넣는다. 악당, 외계인, 세계정복 등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위험천만한 모험 이야기인 만큼 그림도 그 맛을 살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삽화를 보면 글을 읽다 놓치거나 미처 떠올리지 못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어서 좋다. 특이한 캐릭터만큼 독특한 삽화가 글의 맛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기분 좋은 조합이다.
조국 노르웨이의 운명이 달린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영국 런던까지 단숨에 날아간 불레와 리세, 프록토르 박사 삼총사. 임무 완수를 축하하는 파티까지 열렸으니 확실히 임무를 마무리한 게 맞는데...... 가뿐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건 나뿐은 아닌 듯하다. 허를 찌르는 요 네스뵈 작가의 스킬은 그의 작품을 기다리게 하고 궁금하게 한다.
「금괴 도둑과 비밀 정원」(책 제목의 비밀은 책 속에서 찾아보세요 :D)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삼총사와 한마음이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기발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이 책은 상상력의 힘이 얼마나 무한한지 우리에게 보여준다.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살고 있는 불레와 리세가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초대장을 보냈으니 즐겁게 어울렸으면 좋겠다.
이미 삼총사를 알고 있는 이들 중 삼총사가 어떻게 금괴를 되찾을 수 있었는지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축구 이야기를 알고 싶으신 분이라면 주저 없이 펼쳐보시길 추천한다. 그리고 삼총사를 모르는 이들 중 책을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여기는 분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말도 안 돼." 하며 읽지만, 다 읽은 후 "다음 책은 언제 나와요?" 물어보게 된다. 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연말을 기대하며.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