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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데아 ㅣ 케이스릴러
장해림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0월
평점 :
메타버스(Metaverse)- Meta + Universe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 -가 무서운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5G 상용화와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다. 회사 취업 면접, 대학 축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 적용되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최근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하고 메타버스 시장에 올인한다는 소식은 메타버스의 기세를 확인시켜주었다.
이 메타버스가 소설에 상륙했다. 고즈넉이엔티 K스릴러 시즌3 6번째 도서 <가족이데아>가 메타버스 스릴러로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책소개
욕망을 실현하는 가상현실 게임 '가족이데아'가 탄생한다.
현실을 지옥으로 여기는 이들은 가상현실의 달콤함에 속절없이 빠져든다.
가상과 현실 사이에서 드러난 진실이 이들을 조여온다!
가족이 지옥인 이들을 위한 새로운 세계
가상현실 게임 '가족이데아'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가족이데아/장해림/고즈넉이엔티
<가족이데아> 소설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를 뒤흔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사에 눈을 뗄 수 없다.
메타버스 스릴러라는 색다른 시도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강한 소설이다.
학교폭력, 가정폭력, 사이비 종교, 청년취업 등 현실 사회 문제로 점철된 가족 구성원들이 참혹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가상현실 게임 '가족이데아'에 빠져들게 되면서 현실과 가상의 극명한 대비에 비극이 시작된다.
모든 일의 시작은 상원의 딸 '지희'의 죽음이다. 자살로 마무리 지어진 그 죽음을 타살로 확신하고 상원은 복수를 시작한다. 과연 지희의 죽음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을까?
'가족이데아' 게임을 만든 상원은 원형에게 접근해 '가족이데아' 게임 출시 전 테스터 자리를 제안한다.
원형은 공무원이 되고자 하나 매번 실패해서 좌절한 청년으로 술에 찌들어 세상에 불만 넘치는 아버지를 증오하고 짐이라 느껴지는 가족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친다. 제안받은 게임 속 재벌 3세 역할에 빠져서 욕망의 화신으로 변해간다.
원형의 동생 원미는 상원의 딸 지희와 친구로 상원이 지희를 죽인 범인이라고 확신하는 인물이다.
상원은 원미뿐만 아니라 원미를 그렇게 키운 부모, 오빠 가족 모두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다.
원형과 원미의 엄마 순영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이비 종교단체인 '헤븐'에서 학대를 당하다 도망쳐 나온 인물로 상원의 복수에 핵심이 되는 존재이다. 그녀가 가정을 책임지고 있고 원형이 가장 사랑하는 존재이기에.
원형, 원미는 가상현실 게임 '가족이데아'에서 이상적인 가족, 이상적인 자신을 구현하고자 노력한다. 처음에는 현실과는 너무 다른 자신과 주위 환경에 빠져 달콤함에 취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과는 다르게 게임이 진행되고 끔찍한 현실의 모습을 닮아간다. '가족이데아'의 버그인지 인생의 교훈인지 모르겠지만 가상현실의 달콤함은 영원하지 않다.
그래, 그들은 진짜 가족이 아니야. 가족의 탈을 쓰고 잘난 체하는 재벌 캐릭터일 뿐. 다 내가 만들었으니 죽일 권리도 나한테 있어. _p.72
원형은 상원이 의도적으로 본인의 가족에게 접근했음을 깨닫고 스스로 가상현실을 빠져나온다.
고글, 아바타, 정체불명의 음료. 가상현실로 들어가는 데는 도구가 필요했지만 가상현실을 나가는 데는 어떤 도구도 필요치 않았다. 눈에 보이는 이 모든 것이 가짜라는 걸 깨닫는 것. 그게 전부였다. _p.303
원형은 원하는 대로 혼자의 몸이 되었지만 홀가분하지 않았다. 그저 현실이 나아지길 바랐다. 가족과 행복해지길 바랐다. 현실의 원형은 게임 속 원형, 자신을 무시하는 가족,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회에 인정받고야 말겠다는 집념 하나로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악인처럼 될 수 없었다. 그는 가족을 구하는 영웅이 되고자 한다. 그는 과연 가족을 구할 수 있을까?
가족을 선택할 수는 없다. 부모도 자식도 본인의 선택으로 가족이 되지는 않는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이고, 행복한 가족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가능할까?
현실에서는 선택할 수 없는 가족을 가상현실에서는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데아' 속 가족들 또한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가상임을 알기에 그런 것일까?
지희의 일기 - 밝혀지는 그녀의 실체 & 비밀을 풀 열쇠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조금씩 밝혀지는 지희의 실체와 그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상원의 본모습을 꿰뚫으면서 원미가 바라던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 얼마나 허상이었는지 깨닫는다. 다른 존재가 되면서 이루려고 했던 꿈은 신기루처럼 허망한 것이었다.
나에게는 이데아, 원형이 철학 용어로 다가왔다. 플라톤의 이데아, 융의 원형, 종교적 낙원 헤븐 등 철학적인 용어와 개념들이 현실과 가상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 지점에서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