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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책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문병철.이명현 지음 / 유영 / 2021년 10월
평점 :
복잡한 세상을 횡단하여 광활한 우주로 들어가는 사×과×책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1108/pimg_7258792673183356.jpg)
사×과×책/문병철×이명현 지음/유영
사과책, 이름부터 상큼한 이 책은 <천문학자와 정치학자의 깊고 넓은 사회책×과학책 읽기> 즉, 사회책과 과학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부문이니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조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싶었는데 두 저자의 인연은 생각보다 깊었다. 고등학교 시절 문학동인회를 같이 만들고 동인지를 발간했던 친구 사이였다. 원래 기획은 동인회 4명의 친구가 뜻을 모아 '교육학·수사학·천문학·정치학을 아우르는 독서론을 펼쳐보자'였으나 여의치 않았나 보다. 비록 정치학과 천문학만의 조합이었지만 그 시도는 훌륭했고 내용은 알찼다.
소설, 에세이 위주의 책을 중점적으로 읽는 나에게 사회과학책과 과학책은 부담되는 부문이었다. 가까이하고 싶지만 펼치면 졸리는 버거운 존재였다. 하지만 나이를 먹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이 가고 책임이 느껴져서 일부러 더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사×과×책>과의 만남은 새로운 문을 여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었다.
전문가가 스스럼없이 고전을 읽으면 자신도 졸리다고 말하고 번역본을 이해할 수 없으면 번역가의 탓이라고 하니 이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꼭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정독을 할 필요 없이 완독, 통독을 해도 된다고 권한다. 그리고 과학은 '시대의 과학'이며, 시대의 한계를 반영하는 '시대의 진실'이니 틀린 부분은 과감히 건너뛰어도 된다는 과감한 조언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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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책을 읽는 행위다. 책을 눈으로 읽고 그 과정을 통해서 정보를 얻는 과정을 일컫는데 요즘에는 오디오북, 점자책 등 독서 행위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명현 천문학자는 어려운 과학책 읽기를 완성하기 위해 4가지 비독서 행위를 추천한다.
1) 과학책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시청
2) 책의 주제와 연관된 유튜브 강의나 콘텐츠 활용
3) 미리 리뷰를 읽고 책을 읽은 후에 서평 쓰기
4) 독서 토론 커뮤니티 참여하기
MZ 세대들은 유튜브나 콘텐츠 활용에 능숙해서 이런 비독서 행위를 통해 과학책 읽기를 완성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선택하는 눈이 요구되지만, 딱딱한 독서에서 벗어나 핵심 내용을 미리 인식한 후 책을 읽거나 책을 읽은 후 토론을 통해 질문과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즐거운 독서 활동이 된다면 소소한 경이로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소한 경이로움의 경험이 다음 독서로 자연스레 이끌어 줄 것이다.
문병철 정치학자의 꿈은 철학자였다. 하지만 대학은 진리의 상아탑이 될 수 없었고 "철학은 관념적 사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라는 교수님의 말씀은 본인이 목도하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한국 사회를 이해하고 싶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현실의 문제를 풀기 위해 사회과학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한 것이 강대국 중심의 국제 질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국제 정세를 살피지 못하고 국제 질서의 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한반도의 운명은 언제나 강대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으로 국제정치학자의 길로 나서게 되었다고 한다. (104쪽)
사회과학책 읽기는 세상 읽기로 연결된다. 사회과학책을 읽으면서 세계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생각하는 힘은 질문에서 나오기 때문에 문병철 정치학자는 책을 읽기 전, 책을 읽는 동안, 책을 읽은 후에 질문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 논지는 무엇인가?
2) 저자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논리를 전개하고 있는가?
3)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가?
사회에 대해 질문하고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세상 읽기로서의 사회과학책 읽기는 나름의 세계관을 갖춘 시민을 키우는데 그 몫을 다한 것이다.
▶ 천문학자의 과학책 읽기
▶ 정치학자의 사회과학책 읽기
▶ 갈다의 과학책 읽기
어렵지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계속 시도해야 할 사회과학책, 과학책의 독서를 조금이라도 더 쉽게 친근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방법을 제시해 주는 따뜻한 안내서이다.
과학책을 통해 과학 소양과 과학적 소양을 쌓아 세상의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즐기고 사회과학책을 통해 세계시민으로서 갖춰야 하는 소양을 쌓아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의지를 다질 수 있는 독서를 기대해본다.
문병철 정치학자와 이명현 천문학자의 대담 편은 진화심리학에 대한 사회과학자와 과학자의 관점 차이를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이든 사회과학이든 세상의 문제, 현상에 대한 원인, 본질을 찾는 과정이기에 분리해서 성립될 수 없고 이런 토론과 대담의 형식을 통해 관점 차이를 허심탄회 이야기하면서 정리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관심이 있어도 무엇을 읽어야 하나? 막막한 도서 선정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어떻게 읽어야 하나? 답답한 책 읽기에 대한 모범답안도 알려준다.과학책이나 사회과학책을 읽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부터 든다면 사x과x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