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에 말 걸기
원성원 지음 / 미다스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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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에 말 걸기/원성원/미다스출판

 


살아가면서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내가 진솔하게 감정을 표현한 적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남의 감정에 대한 표현, 반응에 바쁘지 않았나 싶다. 화, 슬픔, 분노 등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기쁨 같은 긍정적인 감정도 표출하는 게 왠지 불편하고 쑥스러웠던 것 같다. 객관적인 정보를 말하는 건 괜찮은데 주관적인 감정, 일상 이야기를 친해지기 전에 허물없이 털어놓는 게 쉽지 않았다. 나는 관계마다 할 수 있는 이야기의 경계, 한계를 정해놓은, 부단히도 신경 쓰는 타입인 것이다. 완벽해 보이고 싶다기보다는 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싫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여유로워졌다. 시간과 환경, 경험들이 조금씩 내려놓게 만들었다. 다 짊어지고 갈 수 없음을 깨닫으면서 포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책임질 몫을 책임지고 상대가 책임져야 할 몫은 남겨둘 때 우리는 비로소 감정의 주인이 될 수 있다.(133쪽)는 문장에 딱! 무릎을 쳤다. 내 몫, 남의 몫 다 짊어지려고 하다가 결국에는 탓을 하게 되는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왔던 것이다. 내 탓으로 자책하든, 남 탓으로 힐난하든 다 힘들었다. 이제는 그렇게 무리하지 않을 것이다.

 

 

내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 내 감정 주파수를 맞추는 시간을 통해 나답게 사는 삶을 말하고 있는 <내 감정에 말 걸기>


 

감정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 8가지



감정은 몸의 언어라고 한다. 책에서도 나왔지만 정말 몸과 관련된 감정 표현이 많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 따라 몸이 반응하고 대응하는 것을 보니 우리는 자각하지 못하더라도 감정은 지어낼 수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감정대로 행동하면 안 된다고 할까?라는 질문이 들었다. 저자는 이런 경우를 예로 든다. 솔직한 감정이 아닌 머리가 끼어들었을 때 과거의 기억이나 생각이 덧씌워지면서 감정의 레이더를 오작동하게 하여 잘못된 판단을 하게 한다고 한다. 왜곡의 안경을 쓴 생각이 순순하게 올라오는 솔직한 감정을 막는 경우가 종종 있어 우리는 감정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감정대로 했다가 후회하게 된다. 어떤 비난이나 자책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때 솔직한 감정을 만날 수 있다고 하니 당연히 연습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무조건 자신을 따르라 하지 않으니 좋다.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해 주고 실천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도록 이끈다. 20년이 넘는 상담 경험뿐만이 아니라 저자 스스로가 종교, 이론 등을 다양하게 배우면서 자신에게 맞는 부분들을 받아들이는 삶이었기에 가능한 자세이리라.

 

제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감정이 왜 존재하는지, 감정에 끌려다닐 것인지 아니면 감정의 주인이 될 것인지, 감정을 마주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그렇게 감정 주파수를 맞추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말하고 있다.

각 장마다 제시된 실천 로드맵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끌어 우리가 솔직한 감정을 수용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감정 주파수 맞추기 실천 로드맵



제시된 여러 방법 중 종결어미를 바꾸는 실천방법이 인상적이다.

▷ 내가 요즘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거나 느끼는 것 : Must'를 적어본 후 '하고 싶다' 또는 '하기 싫다'로 바꿔보기와 내가 싫어하는 유형을 '싫다'로 적어본 후 '이다'로 바꿔보고 자신의 모습을 체크해 보기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영역 안에 존재하는 진실된 나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여 년 상담을 통해 축적된 적절한 예시인 사이코드라마, 포럼연극 그리고 전문가인 저자가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겪은 좌절, 가족과의 일화 등을 통해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고 인정하는 길이 힘들지만 그만큼 의미 있고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요즘 아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다. 코로나19로 생활리듬이 깨져 전자기기와 시간 보내기에 여념 없는 아들과 종종 부딪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부정적인 면만을 부각시켜서 외면했던, 잠깐이지만 나와의 약속을 어기지 않고 책을 읽고 수학 문제집 1장씩 꾸준히 푼 긍정적인 면이 보였다. 내가 원하는 것을 놓지 않고 안 되는 것만 보자 불만투성이 되었던 아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봐야겠다. '조충평판 - 조언, 충고, 평가, 판단'에 익숙한 나를 내려놓고 나와 타인에게 공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

 

이 가을,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여행 가서 멋진 풍경 보고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만약 눈과 입을 즐겁게 해도 털어낼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면 <내 감정에 말 걸기> 책을 권하고 싶다.

'호오포노포노', 보물지도 만들기, 주의분산법 등 다양한 실천 로드맵이 제시되어 있으니 부담 갖지 말고 맘에 드는 한 가지 방법이라도 실천해 봤으면 좋겠다. 오늘보다 행복한 내일을 위해서!

 

<본 서평은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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