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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시리즈로 직장인들의 호응을 얻은 박소연 작가의 첫 번째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집 《재능의 불시착》을 티저본으로 받아보았다. 8편의 단편이 수록된 본책 중 기묘한 퇴사 절차를 밟는 막내 사원의 사연을 담은
- 막내가 사라졌다
단편이 담긴 가제본이었다.
재능의 불시착/박소연/RHK
우선 티저본을 받아본 소감은 책이 참 깜찍하다. 성인 여성 평균 손 정도 사이즈로 30여 페이지 정도로 구성되어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단편 <막내가 사라졌다>를 가제본으로 제작한 이유가 단순히 본책의 차례상 첫 번째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영리하고 적절하고 신중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재능의 불시착》에 대한 기대감과 관심이 커졌다.
막내사원 시준씨.
어느 날 갑자기 출근을 하지 않고 팀 동료들에게 문자로 퇴사를 통보한다.
'저는 오늘부로 퇴사합니다. 필요한 서류는 대리인이 참석해서 처리할 예정입니다. -강시준 드림-'
이런 황당한 퇴사가 있나? 싶었지만 그 이후 벌어지는 소동을 보면 시트콤이 따로 없다.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소설'답게 극사실적인 표현으로 퇴사할 수밖에 없는 사연과 퇴사를 하기까지 막내 시준 씨의 노력이 그려진다. 대리인이 온다는 예정된 시간까지 들썩들썩거리는 회사 내 반응이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하다. 팀 동료 누구도 맘 편히 막내의 퇴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마음 졸이는 긴장감이 팽배해지는 가운데 너무나 차분히 퇴사를 처리하는 대리인의 미묘한 태도가 묘미이다. 퇴사를 마무리하는 사직서를 건네는 마지막까지 통쾌하면서도 찝찝한 웃음을 선사한다.
먼 옛이야기가 되었지만 내가 직장에서 만난 인연을 대하는 자세를 떠올려보게 만드는, 숙연하게 만드는 단편이었다. 이런......
우리 모두 타인을 대하는 기본적인 매너를 담백하게 장착하고 집 밖으로 나갑시다!!!
작정하고 평범한 직장인에게 건네는 짠내나는 응원을 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