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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 입은 남자 ㅣ 책 먹는 고래 23
박혜자 지음, 지연 그림 / 고래책빵 / 2021년 8월
평점 :
피터 폴 루벤스 <한복 입은 남자>
이 한 장의 그림에서 시작됩니다.
17세기 바로크의 대가 피터 폴 루벤스가 그린 최초의 한국인 그림으로 잘 알려진 《한복 입은 남자》 '한복을 입은 남자' 속 조선인은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설이 유력한데, 안토니오 꼬레아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혀 이탈리아 상인에게 팔려간 인물로 유럽을 처음으로 방문한 조선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는 이를 바탕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구성하였습니다. 그림 한 장으로 이끌어내는 이야기라 상상력의 힘은 참 대단하네요. :)
한복 입은 남자/박혜자 글/지연 그림/고래책빵
정우는 툴툴거리면서도 다른 친구들이 꺼려 하는 친구 태리를 살뜰히 챙겨주는 마음 착한 소년입니다. 정우와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태리, 과학 천재 사차원 석규는 루벤스 작 <한복 입은 남자>를 보고 궁금증이 생깁니다. 임진왜란 때에 노예로 팔려간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걸 알았으나 어떻게 이탈리아까지 갔는지 더 궁금해지고 호기심이 생겨 주름부채를 통해 시간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주름부채?
부채의 주름과 시간의 주름을 연결시켜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발상을 시작으로 정우가 겪게 되는 임진왜란의 고통, 강제로 고국을 떠나 일본을 거쳐 유럽과 신대륙으로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 여정이 펼쳐지는 내내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이 저미기도 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임진왜란 시기로 이동한 정우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또 다른 시간 여행자라고 착각한 할아버지, 자신을 잃어버린 아들이라고 여기는 모자, 왜군에게 잡힌 포로들. 홀로 조선 시대에 와서 기댈 곳 없이 여러 상황들을 겪으면서 혼란스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정우,
하지만 아주 씩씩하게 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힘겨운 시간 여행을 마치고 현재로 돌아온 정우는 예전과 어딘가 모르게 달라졌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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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상상력의 힘을 일깨워주고,
아이의 시선으로 전쟁의 아픔을 보여주는 동화책 『한복 입은 남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