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쯔진천 지음, 박소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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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한 공무원,

수십억 원을 도둑맞았지만

경찰에 신고하지 못해."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는 535페이지의 소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일단 넘쳐나는 사건들과 등장인물들이 거미줄같이 얽히는 과정에서 실소를 자아내는 상황들에 빠져들면 헤어 나올 수 없다. 가장 어려운 점은 등장인물 이름 외우는 것이다. 중국인 이름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초반에는 힘들었다.


등장인물


성 공안청의 떠오르는 실세, 가오둥 부청장. 그에게 투서 한 장이 날아온다.

반 페이지 분량의 짧은 글은 그를 시험해 들게 한다.

투서는 성 공안청 상무부청장인 '저우웨이둥'이 저지른 비리를 고발하는 내용으로, 과거 일로 껄끄러운 사이인 저우웨이둥을 들이박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저우웨이둥이 차기 청장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오둥이 망성일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자신의 과업을 이뤄줄 인물을 물색해야 하는 데, 당최 떠오르지 않는다.

완전히 신뢰하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 그의 선택은 바로 '장이앙'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주인공 장이앙이 싼장커우시 공안국 부국장이자 형정대대 책임자로 등장하게 된다.

그 자리는 '저우룽' 룽청그룹 회장을 수사하던 루정 부국장이 실종된 이후 6개월 동안 공석이었으며, 저우룽이 바로 적인 저우웨이둥의 조카이자 행동대장으로 저우룽을 조사할 수 있는, 최적의 자리였다.

¬ 과연 투서를 보낸 제보자는 누구인가?

가오둥 부청장과 우 주임의 신뢰를 가슴에 새기고 맡은 바 임무를 해내고야 말겠다는 투지가 불타오르는 장이앙!

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가운데, 과연 그는 임무를 달성하고 가오둥 부청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2인조 강도단, 팡차오와 류즈

몇 차례나 금은방을 털고도 수입이 낮은 엉뚱하고 덜떨어진 2인조 강도단이 새로운 범죄를 계획한다.


¬금은방이 아니라, 사람을 터는 거야.


거금을 훔치고도 뒤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대상, 바로 부패 공무원을 노리기로 한다.

그리고 공안국 부국장이 실종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찾지 못하고 신문에 광고까지 낸 무능한 경찰들이 지키는 싼장커우를 무대로 결정한다.

이렇게 장이앙과 2인조 강도단이 얽히게 되는 순간이다.

¬ 강도 2인조가 털기로 결정한 부패 공무원은 누구인가?

무능력한 장이앙을 보내놓고 맘 졸이고 있는 가오둥 부청장에게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하는데......

장이앙은 정말 가오둥에 가려 실력 발휘를 못 하고 있었다는 듯이 엄청난 쾌보를 전한다.

계속 놓치던 지명수배자들을 잡아들이기 시작하여 낙하산, 예전 상사에 대한 예의 등을 이유로 장이앙을 '전염병 환자'로 대하던 싼장커우 공안국 경찰들을 자기편으로 포섭한다.

과연 능력인가? 임기응변? 순발력? 아무튼 상황별 대처능력을 보면 유능한 경찰 표본이다.

싼장커우 공안국으로 부임하면서 장이앙은 저우룽 조사 외에도 난제를 떠맡게 된다. 공안청의 막강한 고위 간부 조카인 '리첸'을 혹으로 데리고 떠나게 된 것이다. 그녀는 경찰대학교를 갓 졸업한 친구로, 형사경찰이 되고자 하나 무슨 경우에라도 이를 단념시키는 명령이었다. 의욕 넘치는 리첸이 형사경찰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을지, 그녀는 왜 형사경찰이 되고 싶은 것인지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홍일점인 그녀와 장이앙의 관계도 놓칠 수 없다.

등장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목적으로 움직이는 데 신기하게도 동선이 겹치면서 초기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치닫는 과정이 그려진다. 각기 다른 팀들이 얽히고 설키게 되면서 오해가 쌓이고 서로의 목숨까지 노리게 되는 잘못된 복수의 향연이 펼쳐진다. 중요한 증거들이 이 범죄자에서, 저 범죄자로 옮겨져 가는 황당무계한 설정에 실소가 터져 나오게 된다.




굵직한 사건들만 나열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로 욕망으로 범벅된 인간의 추한 민낯을 목격할 것이다.

부패 공무원과 뒷배를 믿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경제인, 원정도박으로 큰돈을 번 조폭,

그리고 한탕을 노리는 강도단과 유물 밀매상, 그리고 그들에게 고용된 범죄자들이 등장하여 검은 속내를 낱낱이 드러내는 범죄 스릴러이다.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지만,

정의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범죄자들과 대결하는 장이앙과 공안국 경찰들의 모습은, 위대하고 특별한 능력으로 적들을 순식간에 제압하는 영웅이 아니라, 우리네 보통 사람 같아 친숙하다. 그래서 더 영웅 같다.

왠지 '명탐정'이라는 세 글자가 보이는 듯한 뒷모습만 남긴 채로.

이 여름, 우리를 엎치락뒤치락 황당하게 꼬인 범죄 현장으로 초대할, 시원한 책임에 분명하다.

<다만 부패에서 구하소서>

<한스미디어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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