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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좀 뱉을게요 -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인생
김혜원 지음 / 유영 / 2021년 5월
평점 :
<대학내일>로 접한 김혜원 에디터님이
신작을 내셨다.
<달면 삼키고 쓰면 좀 뱉을게요>
요즘 책 제목들은 특색 있다.
제목과 표지만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끈다.
이 책 역시 감각적인 일러스트와 색감, 제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혜원 작가님은 왠지 모르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대학내일>로 접하긴 했지만,
책으로 만나긴 처음인데
오랜 시간 알아온 지인처럼 편안하다.
허세를 부리지 않고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진실되게 표현하기 때문인가 보다.
글 또한 그녀를 닮아 담백하고 읽기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우는 인생이란 무엇일까?
김혜원 작가님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주는 확실한 기쁨 -
§남의 눈치 볼 시간에 내 마음을 돌본다
§나의 디테일을 기록할 시간을 갖는다
§심심하다고 아무한테나 연락하지 않는다
§생활의 틈에 좋아하는 것들을 채워 넣는다.
사람도 물건도.
§일요일 오후 세 시에도 떠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에도 진심을 다한다
§'아무거나' 하며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
마지막 문장에 크게 한방 맞았다.
'아무거나'를 입에 달고 사는
나는 충격이었다.
나 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데
어느 순간 남에게는 부지런하지만,
정작 나 자신에게는 게으른 사람이 된 것 같은
죄책감에 휩싸였다.
나 자신에게 충실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
그러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정리부터 해봐야겠다.
책을 읽으면서 공감한 글귀들을 먼저 정리해본다.
지하철 기관사님의 하차 안내 방송을 듣고
감동받아 문자메시지를 보낸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김혜원 작가님은
무용한 것,
당장의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에게
나는 예전부터 약했다.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 p.73
라고 표현하셨다.
나는 이런 소소한 행동들이 이어져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마음이 스르르 풀어진다.
'이게 아니면 안 된다'라는 납작한 관점으로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혜원 작가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가벼워지는 걸 알았으니
이제는 좀 더 느긋해졌으면 좋겠다.
나도 은근 완벽주의자라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타입이라 반성 좀 했다.
도망쳐도 괜찮다.
조이기만 해서는 삶이 힘들어지니까.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 조금은 풀어주자.
도망쳐도 된다. 정답은 하나가 아니니까.
맘에 드는 챕터
<사랑 빼고 다 하는 나의 단골 가게들> 中
코로나19로
원치 않는 가지치기를 당해
앙상해진 인간관계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이들은
의외의 인물들이었다.
(중략)
단골 미용실 실장님, 세탁소 사장님,
그리고 반찬집 사장님이다.
……
그들을 사랑하진 않지만,
그들이 없으면
내 생활엔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
나는 그들을 믿는다.
그들에게 고마워하고
그들이 오래오래
내 곁을 떠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이쯤 되면 사랑 빼고 다 하는 셈이 된다.
p.203
글을 쓰는 일을 사랑하고
글을 잘 쓰고 싶어하고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고 싶어하고
섀도복싱을 하면서도 자신을 토닥여줄 수 있고
'self made 백과사전'을 만들고
식성 표를 친구들에게 돌려보고 싶어하고
기억하고 싶은 하루를 손글씨로 일기장에 써가는
사랑스럽고 부지런한 김혜원 작가님을
만나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을 들여 책을 읽길 참 잘 했다.
이제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찬
리스트를 작성해봐야겠다.
내 인생을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줄
'취향(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아무 일이나 ______ 하지 않고,
아무 감정이나 ______ 느끼지 않고,
아무 관계나 ______ 맺지 않기!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