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지금, 오늘의 어린이들에게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시공간이

자신을 이전과 다른 '나'로 만드는 계기가 될까요?

♧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같이 찾아보아요. <다이너마이트> ♬




우리는 후세에 코로나19로 팬데믹을 겪은 세대로 기억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고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리는 이런 혼란 속에서

끊임없이 시도하고 맞춰나가면서

적응을,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 또한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를 것이다.

그렇게 다른 '나'를 만드는 일들은 무엇일까?



사계절 아동문고 시리즈 100권 기념으로 기획된 이 책은 앤솔로지 문학으로

삶의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계기에 대한 이야기들을

여러 작가들이 들려주고 있다.

7가지 작품을 통해

지금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우리 어른들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그들의 생각은 어떤지?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구체화할 수 있었다.

 

 

7분의 작가님들이 참여한 덕분에

더 풍성해진 단편집 

한 권을 읽었는데

이렇게 다양한 색채, 소재와

상황을 접할 수 있으니 더욱더 좋다.


사계절아동문고 101 <다이너마이트>



7편의 이야기 중 가장 재밌게 읽은 작품은

김선정 작가님의 <상병차포마>이다.

 

 

학교 가기 싫어하는 나에게 이모가 해준 이야기로

장기와 관련이 있는 글이다.

이모는 원래 학교 가는 게 싫었지만,

3월이 그렇게 싫었단다.

낯선 친구, 낯선 선생님, 낯선 교실문,

이렇게 낯선 것들로 꽉 찬 공간이

얼마나 두려웠을까?

 

그러다 등굣길에 만난 장기 두는 할아버지 덕분에

학교가 재밌어졌다.

이모는 아빠한테 배워

어렸을 때부터 장기를 둬왔던 터라

장기판을 읽을 줄 알았다.

할아버지 장기판에 따라

학교에서 일이 벌어지니 신기할 따름이다.


한 칸씩 천천히 가야지. 서두르면 다치는 법이야.

차 너무 좋아하지 마라.

앞에 적당히 막는 것도 있어야 돌아가기도 하고 멈추기도 하는 거지.

하고 싶은 말이 많을수록 마음에 좀 묵혀 뒀다 해야 되는 법이지.

다 네 마음에 달려 있는 거여.

장기 할아버지의 훈수



이모에게 찬찬히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장기 할아버지의 말씀이

눈에 쏙 들어온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다가가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신다.

다 네 마음에 달려 있는 거여.

무슨 말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괜히 마음이 놓여

고개를 끄덕였다는 이모.

그 뒤로는 학교 가는 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마법 같은 일들이 벌어졌지만

씩 웃으면서 서로를 바라보는 이모와 아이를 지켜보니

진실이든 거짓이든 중요치 않다.

 

 

변화가 유난히 두렵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누구에게나 있다.

두려워 움츠려든 마음을 몰아붙이지 않고

자신을 서서히 드러내 보일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켜봐 줄 수 있는 이들이 곁에 있으면

두려움 대신 웃음으로 바꿔갈

힘이 생길 것이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김민령 작가님의 <고양이가 한 마리도 오지 않던 날>,

김태호 작가님의 <멍한 하늘>이다.

 

계속 내리는 빗줄기에도 남을 위해

무너진 다리 앞을 지키고 있는 이,

비를 피해 대피하는 도로에서

집에서 싸온 따뜻한 김밥을 건네는 이,

2달 동안 계속된 비에 길고양이들이 걱정되어

눈물 흘리시는 고양이 할머니.

 

힘든 상황에서도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기꺼이 수고를 감수하는 이들이 있기에

힘든 오늘. 괴로운 오늘. 마음이 추운 오늘.

각박한 오늘. 매정한 오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힘을 얻고

등을 펴고 몸을 일으켜

다른 생명에게

손을 내밀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로 상상력을 발휘하기

힘든 요즘이지만,

오늘이 어제보다 조금 더 따뜻한 하루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지.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묵직한 주제인 가정폭력, 아동학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해 주고

양육해 줘야 하는 이들에게 당하는 폭력은

다른 폭력보다 더 끔찍하다.

더욱이 반항하지 못하는 어린 생명들에게

행해지는 폭력은

비겁하고 최악이다.

 

개인적인 문제라 치부하던 옛날에 비해

정부, 학교, 마을에서 소외된 아동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의 손길을 건네고 있지만,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다.

김태호 작가님은

이웃의 무관심과 의도적인 무시를

끄집어내고 있다.




무서워 외면했던 인호가

두손 벌려 하늘이와 하늘이 엄마 사이에

무작정 끼어든 모습이, 

물을 크게 틀고 설거지를 하던 인호 엄마가

고무장갑을 끼고

"이게 뭔 짓이야!"

외치는 모습이 고맙다.





표제작 김중미 선생님의 <다이너마이트>

기존 선생님 책과 결을 같이 하는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환하게 비추는 다이너마이트 같은 불꽃이 되고 싶다.


도훈이처럼 용기 있는 이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편의 단편과 이윤희 작가님의 그림으로

만난 <다이너마이트>

어제의 존재와 다른 오늘의 존재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전과 다른 '나'를 만드는 계기는

모르는 사람이 베푼 호의일 수도 있고,

상상력일 수도 있고,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고 우리라는 마음일 수도 있고,

풋풋한 사랑의 감정일 수도 있다.

갑자기 나에게 벌어질 수 있고,

내가 계기를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용기가 필요하고 선택을 해야 한다.

다른 '나'를 떠올려보자.


코로나19로 힘든 지금,

상상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느꼈다.

우리 모두 즐거운 상상을 해요!!!

 

<사계절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다이너마이트, #사계절아동문고101, #변곡점, #이윤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