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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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러브레터

#당신이실종된이유만은지금도모르겠습니다

#야도노카호루

#파격적인데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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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책을 펼치니 다 읽을 때까지 덮을 수가 없었다. 책 자체는 페이스북 메세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되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상상할 수 없이 휘말아치는 폭풍우였다. 주고받는 횟수가 많아질 수록 밝혀지는 사실과 주변인물들로 소설의 틀이 완성되어 간다. 둘이서 기억하는 각자의 추억을 조합해서 이야기를 채워나가다 보면 주인공 '미즈타니 가즈마'와 '다시로 미호코' 두사람은 첫인상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었다.

 사람을 안다는 게 뭘까? 책을 읽고 나니 내 옆에 있는 남편을 빤히 쳐다보게 되었다. 남편은 영문도 모른 체 뚫어져라 쳐다보는 내 눈빛에 움찔했다. 의도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며 살아가는 사기꾼 같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보통 사람들 또한 다 공유하지 못하는 비밀 한두가지 정도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반전에 반전을 더하니 책을 덮을 때까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다.

 죽은 사람으로부터 답신이 올 리 없으니까요.

p.11

 

 결혼식 당일 갑자기 사라진 신부, 30년 후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본 사진 1장으로 그녀에게 말을 거는 미즈타니 가즈마의 메세지 1로 시작된다. 그의 메세지에서는 30여년의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그녀를 향한 마음이 느껴진다. 두 번, 세 번 메세지를 죽은 이에게 보내듯이 답장을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보낸다. 암 걸린 이야기나 미호코의 행복을 바라는 메세지는 아련한 기억 속의 신부에게 보내는 평범한 메세지인 듯 했다.

 

<기묘한 러브레터> 분명 숨겨진 이야기가 있을 거라 예상하긴 했는데…… 장님 코끼리 만지는 듯 메세지를 통해 한꺼풀 한꺼풀 벗겨지면서 밝혀지는 이야기는 충격을 안긴다. 미호코의 인생, 가즈마의 인생이 겹쳐지는 부분인 연극반. 연기에 대한 서로의 열정이 그들을 자연스럽게 엮이게 했다.

그래요. 당신은 각본가이자 연출가이기도 한 제 허락도 얻지 않고, 멋대로 연기를 바꾸었던 겁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p.60

 

 이 부분을 읽었을 때는 연극에 미쳐있는 연극부장 이미지가 떠올랐는데 책을 다 읽고나니 소름이 돋았다. '아, 이런 의미였구나.' 미호코의 연기에 대한 평에서 가즈마의 본모습이 드러났던 건데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 어른들 사이에 아이가 섞여 있는 듯한 느낌의 촌스러운 애, 미호코!

◑ 연극부 부장으로 멋진 센스를 가진 연출가로 빛이 나는 사람, 가즈마!

 

 전혀 다른 듯한 이 두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기로 한 결혼식 날, 미호코는 사라지고 만다.

 우리는 너무 쉽게 마주하는 사람을 단정짓는다. 그 이미지로 굳어져 다른 면을 보고도 모른 척 하거나 미처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오해도 사고도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날 제가 불행해진 원인은 모두 유코와 미호코에게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말일까요……."

" 미즈타니 씨는 자신의 검은 욕망에 진 것 뿐이니까요,"

주고받은 마지막 메세지에서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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