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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평점 :
위험한 초대
갑질 세상에 대한 통쾌한 복수가 그려지는 <집행관들>
첫 집행을 앞두고 집행관들은 역사학자 최주호에게 접근한다. 동창이라고 하는 데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그가 요구하는 자료들은 심상치 않다. 살아있는 유일한 친일파 '노창룡'에 대한 자료들과 고등계 형사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고문기술 자료까지 넘겨준 며칠 후, 노창룡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체의 처참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더욱이 살인방법이 고문기술의 하나인 '등나무 감기기'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용돌이에 휩쓸린 기분이다. 동창, 허동식을 찾아야 한다.
여담이지만, 노창룡은한 친일파 '노창룡'에 대한 자료들과 고등계 형사시 그가 즐겨 사용했던 고문기술 자료까지 넘겨준 며칠 후, 노창룡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다. 사체의 처참함은 이루말할 수 없다. 더욱이 살인방법이 고문기술의 하나인 '등나무 감기기'이다.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큰 소용돌이에 휩쓸린 기분이다. 동창, 허동식을 찾아야 한다.
여담이지만, 노창룡은 김덕술이라는 이름으로 비행기를 예약한다. 조합해 보면 '김창룡'과 '노덕술'을 떠올릴 수 있다. 김창룡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관동군 헌병 소속으로 항일 무장세력을 토벌하다가 광복 이후에는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반공 이데올로기로 출세길에 오른다. 노덕술은 일제 강점기와 대한민국 경찰이었던 인물로 독립운동가를 체포하여 고문하는 데 앞장서는 등 일본의 극악무도한 침략에 편승하여 민족을 배신하였다. 광복 후에는 반공을 내세워 경찰 고위간부에 오르고 이승만 대통령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한다. 둘다 친일반민족행위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었다.
사건은 말이야, 항상 맹목적일 때 거칠고 위험해지지. 우리 쪽은 맹목적이라고 여기고 있는데, 상대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고 하는 거야······. 바로 거기서 충돌이 생기지 않나.
타협도 협상도 없어. 오직 대결뿐이야······.
시효는 없다
노창룡의 살인사건에 여론은 들끓는다. 집행관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보다는 그들의 행동을 옹호하고 찬양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 '저승에서 온 심판관' ......
우리나라는 가슴아픈 역사가 있다. 일제강점기 시대와 친일파이다.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을 세우게 된 시점부터 삐걱거리게 된 것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동감이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는 과거가 현재,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들의 친일반민족행위로 쌓은 부와 권력으로 사회의 부유층이 된 그 후손들은 그 책임을 제대로 통감하고 있는 지, 관심이나 있는 지...... 통탄스럽다.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도적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침묵하는 양심은 독이 되어 돌아온다.
분노를 표출하는 법
집행관들은 분노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분노를 실천으로 옮길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다.
∞ 철거민들의 농성 현장에 갔다가 철거용역에 의해 무너진 담장에 깔려
아내가 숨진 아픔이 있는 허동식 감독,
∞ 오빠인 육군 정택민 중위가 권총으로 자살했다고 발표 났으나
군 의문사 의혹이 있었던 정윤주 기자,
∞ 국방부의 차기 잠수함 사업권을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되었고
군부와 정치권에 수십억 원 대의 금품을 준 특정업체를 고발하여
강제퇴역당하고 국가 기밀 유출 혐의로 재판까지 받은 배동휘 중령,
∞ 항명 사건으로 옷을 벗은 전직 특수부 검사 출신의 엄기준 변호사,
칼럼을 쓰는 것으로 분노를 대신하려고 했던 최주호는 과연 허동식과 같은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될 것인가?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30/pimg_7258792672894415.jpg)
형법 제39장 350조의 2로,
특수 공갈 죄
형법 제7장 124조 1항,
공무원의 불법체포에 의한 죄
정치자금법 제45조 2의 1로,
정치자금 부정수수죄
국회에서의 증언 강점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1항,
국회 위증죄
형법 제24장 252조 2항,
살인방조회
이 죄를 물어 정영곤을 처벌한다.
치유의 전당
집행관이 될 수밖에 없었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은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회악, 인간쓰레기들을 처단하고자 한다. 과연 그 일은 개인적인 복수인가? 대의인가?
법치주의 국가에서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지~ 하지만 선을 추구하고 정의를 수호하고자 했던 이들이 집행관으로, 심판관으로 행동하게 한, 분노를 표출하게 한 현실은 과연 공정한 것일까? 그래서 현실에서의 답답함이 소설에서의 카타르시스로 대치된다.
수사팀이 선배님의 신병을 확보한 것 같습니다.
숨은 그림 찾기
집행관들을 쫓는 수사관들이 드디어 숨은 그림을 맞추기 시작했다. 집행관들도 숨겨진 존재, 심판관을 알게 된다.
눈을 감기 전에 큰일을 한번 해야겠어. 아주 신비롭고 황홀한 일이지······.
그 또한 사람인지라, 사사로운 정에 허물어진다. 조직을 깨뜨린 자~ 그 끝이 어떨지 그려지니 더 가슴 시리다.
집행관들의 끝을 향한 무모하고도 힘찬 마지막 판이 펼쳐진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30/pimg_7258792672894417.jpg)
무소처럼 뚜벅뚜벅
수사관인 조희성 검사, 그는 집행관들의 행위에 응원을 보내지는 못해도 싸잡아 비난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마음이 흔들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누가 피해자고 누가 피의자인지조차 헷갈렸다.
뜨거운 심장을 가지고 마음껏 분노를 표출할 수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다.
집행관들의 행위는 과연 정당한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조작과 왜곡의 달인 검찰 출신 국회의원, 악덕 사업가 등 집행 대상자들을 영향력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였다. 그리고 그 적폐들이 한 명씩 살해될 때마다 국민이 환호하고 응원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다!
집행관들은 자신들이 대의를 위해 신중하게 대상자를 선택하고 있다고 믿었지만, 심판관과 일부 집행관에 의해 잘 짜인 각본이 존재했다.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 선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집행 대상자를 미리 염려에 두고 표를 모는 형식이었다. 이 또한 모순으로 느껴졌다.
인도의 북부에는 마누법전을 실행하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집트의 함무라비 법전처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보복 주의다.
간통한 자는 코를 베고, 도둑질한 자는 손목을 자르고······. 그 마을에서는 죄를 지으면 그 죗값을 치르기 위해 신체 일부를 훼손한다는 거야.
법이라는 게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효력이 있지.
그들은 형벌을 집행하는 데 어느 누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았지. 힘이 세든 나이가 많든 부자든 간에 똑같이 집행했던 거야. 죄를 지으면 누구나 법대로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불만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법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확실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어느 누구에게도 차별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옳다고 생각한다. 일부 법이 저지른 범죄보다 더 약하게 적용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는 법을 보완해나가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하지만 법이 있으나 사람마다 다르게 적용된다면 이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바로잡을 수 있을까 싶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더 이상 이런 아픔 없이 부패 없이 힘없는 이들의 편에 서서 공정한 판결을 내리고 정당한 집행을 하는 검찰, 사법부, 정치권, 언론을 기대해 본다.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