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인간에 의해 버려지거나 인간들에게 피해를 입힌다 하여 '유해동물'로 낙인찍힌 동물들이다.
도야는 인간의 사냥에 의해 어린 새끼들을 잃고 새로운 터전에서 자신의 핏줄들로 멧돼지 구역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도야할머니, 대장으로 불리우면서 정신적 리더로 멧돼지들에게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존재이다.
대발이는 투견으로 인간에게 버림받은 상처로, 붉은산에서 여러 분란들을 일으키는 존재이다.
솔랑은 잣나무 숲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고라니로 호기심이 많아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아픔을 겪나, 도야를 만나 큰일들을 친구들과 헤쳐나가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성장하게 된다.
청서는 청설모로, 붉은산에서 외톨이로 헤매고 있는 솔랑이에게 처음으로 친절하게 대해준 존재로 친구가 되어 서로를 도와주게 된다.
깍은 까마귀로 인간의 총에 상처를 입고 솔랑이에게 구출되어서 도야네 무리에 인간에 대한 지식을 나누어준다. 인간의 말, 글을 알고 있어 인간을 상대하는 싸움에서 큰 도움을 준다.
죠니는 외국에서 유입된 외래종으로 모피와 고기 판매를 위해 수입되었으나 예상보다 못한 수익에 사육을 포기하거나 방치한 농가 때문에 야생화되었다.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사냥꾼에게 쫓기는 신세이다. 머나먼 남아메리카 대륙이 고향으로 원해서 온 한국도 아니건만, 번식력이 강해 생존만으로 생태계 교란 생물로 낙인 찍혔다. 사냥꾼을 피해 붉은산을 떠나게 된다.
이렇듯 다들 인간에 의해 씻지못할 상처를 안고 사는 동물들인데 도야는 인간의 물건들을 모은다.
"똑바로 눈 뜨고 현실을 봐. 이건 앞으로 우리 구역에 닥칠 일이기도 해.
인간이 겨울마다 벌이는 짓이지."
"특히 우리처럼 인간에게 미움을 받는 짐승들은 더욱 조심해야 해.
놈들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거든.
총을 들면 우리가 보이는 대로 쏴 죽인다고."
"..... 말도 안 돼요."
이제는 도야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다. 어째서 떠나가는 죠니를 붙잡지 않았는지, 짐승들은 왜 인간에게 당하기만 하는지, 그런데도 도야가 인간의 물건을 모으는 까닭은 무엇인지, 다만 무거운 분위기가 질문을 허락하지 않을 뿐이었다.
도야는 사냥꾼에게 쫓겨 어린 새끼를 잃은 가슴아픈 사연이 있다. 그리고 그 사냥꾼을 피해 민가로 뛰어들었을 때 피 흘리는 어린 새끼를 도와주고자 한 사람과의 만남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두려움에 그 손길을 거부한 기억이 인간에 대한 궁금증으로 커져갔다. 그래서 인간의 물건을 모으게 되고 좋은 뜻을 가진 인간과 마음이 통해 보는 것이 소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