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테아 2.2 ㅣ 을유세계문학전집 108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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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미래의 발전된 기술을 토대로 한 창작을 이전부터 많이 해왔다. 특히 인공지능은 발달한 미래 사회를 그리는 작품 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상 중 하나였다. '인간이 하기에 힘든  혹은 번거로운 일을 대신 해 준다는 기계'는 앞으로 우리의 세상이 조금 더 편리해질 것이라는 가정에 딱 맞아 들어가는 설정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소리일 것이다. 이제 시대는 새천년에서 20년이 더 지났고 기술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 이상으로 진보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인공 지능이 나타날 것이고 어느 순간 대부분의 업종이 인공지능을 이용한 시스템으로 대체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편리하게만 보이는 인공지능은 종종 창작물에서 사람의 적, 혹은 사람에게 반발하는 존재로 비춰지는 경우가 많다. 워낙 클리셰로 자리잡은 소재라 그런지 미래 시대를 다룬 창작물을 본 사람이라면 인간이 창조한 것에 인간이 굴복하는 웃지 못할 상황을 어디서든 한 번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필자인 나 역시 그런 작품을 여럿 본 기억이 있다. 감정의 동요가 존재하는 인간에 비해 모든 것을 원칙대로 해결하려는, 얼핏 보기에는 약점이 없는 대상이 인공지능이기에 이런 설정이 가능하다 생각한다.
'갈라테아 2.2'의 문체는 신경망을 보는 것처럼 복잡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주인공은 인공지능에게 문학을 가르친다. 이미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은 인공지능에게 문학을 가르친다는 것은 헛된 일이 아닌가? 라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조금 뻔하게 가고자 한다면 그렇게 지식을 축척한 인공지능이 사람들을 지배하려 드는 구조로 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에게, 책을 읽고 있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인가? 상당히 두꺼운 책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즈음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갈라테아는 바다의 요정 이름이기도 하지만 '피그말리온 신드롬'으로 유명한 피그말리온이 빚어낸 조각상의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이 꿈꾸던 이상형의 모습을 조각상으로 빚은 뒤 아프로디테에게 '조각상과 결혼하게 해달라' 빌자 숨이 붙어 태어난 것이다. 정말 이만큼 잘 어울리는 이름이 있을 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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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ㅣ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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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SF 앤솔로지 '팬데믹'을 리뷰하면서 "이러한 책이 나오는 것이 시기상조는 아닐까 걱정했다."는 대목을 쓴 적이 있는데, 어찌하다 보니 또 다른 팬데믹 테마 앤솔로지를 다루게 되었다. 이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현 상황에서 가장 심도있게 다룰 수 있는 주제가 바로 그것이기에 이렇게 동일한 주제의 책들이 여럿 나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쓰지 않을 이야기>는 4명의 작가들이 현 시대를 관통하는 주제를 다룬 소설집이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인 요즘에 대하여 다룬 소설이지만 마냥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만 다루는 것이 아니다. 부제가 '팬데믹 소설집'인데, 사실 '팬데믹'이라 하면 전염병이 떠오르고 실제 뜻도 '전국적인 유행병'을 의미하는 것이니 조금은 뜬금없는 제목이 아닌가 의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집 속의 소설들이 코로나, N번방, 성범죄 등 우리 사회 전반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만큼 적절한 부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 제목 <쓰지 않을 이야기>를 다시 본다면 책을 읽기 전과는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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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 여섯 개의 세계
김초엽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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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조금 시기상조가 아닐까하는 걱정이었다.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회고 목적도 아닌, 현재진행형으로 진행중인 상황과 연관된 글들이라니.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표현법이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어떤 이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지만 문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단순한 소설이 아닌 지금 우리에게 닥친 상황들을 바라보는 여섯가지 시선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려 한다. "서로를 구하기 위해 혼자가 된 우리."가 이 앤솔로지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해주고 있다 생각한다.

책은 생각보다 얇은 편이다. 듀나, 김초엽, 배명훈 등 SF 소설을 좋아한다면 한번 쯤 들어봤을 여섯 작가님들이 참여하셨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던 단편은 김초엽 작가님의 '최후의 라이오니'다. 회수인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나'가 멸망한 행성에서 아직 거주중인 개체들을 만나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김초엽 작가님이 그동안 쓰셨던 소설 중 가장 슬픈 이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멸망이라는 우리와 거리가 멀어보였던 단어가 이제는 마냥 멀지 않다는 걸 깨닫는 순간 소설이 더 이상 허구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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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한글판 + 영문판) - 합본 ㅣ 반석 영한대역 시리즈 1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화승 옮김 / 반석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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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도 많이 읽어봤던 책이지만 전공 공부 관련해서 영어 원서로도 읽어봤던 책 중 하나가 '위대한 개츠비'였다. 화려하지만 어딘가 공허한 느낌이 드는 이 이야기는 시간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것처럼 늘 새로운 것 같다. 더욱이 좋은 기회가 생겨 이런 영한대역본을 읽어볼 수 있게 되어서 운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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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술 한주 기행
백웅재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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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술'하면 어떤 술이 보통 떠오르는가? 나의 경우에는 소주, 청주, 막걸리 등등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종류가 주로 떠오르는 편이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술의 종류가 이것이 끝은 아닐 것이다. 당장 여러 지역에서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는 지역 소주가 있듯 한국에도 다양한 술이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들을 전부 다 접하는 것은 아니다. 접한다 쳐도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한 종류 위주로 접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고급 술을 접할 방식은 없는 것일까?

'한주(韓酒)'는 전통주의 대체어로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하고 누룩을 이용해 술을 빚어 장기숙성하고 인공감미료는 넣지 않은, 동시에 충분히 문화적 가치가 있는 술을 칭한다. 상당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이라 느낄 수 있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는 고급 한주를 설명하는데는 적절한 설명이다. '우리 술 한주기행'은 전통술 중에서도 이런 고급 술 위주로 설명한다. 한주를 만드는 사람, 그리고 한주를 만드는 장소에 대해 저자가 직접 홍천, 문경-충주, 그리고 남해안 일대등 스무 곳 가량의 양조장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자료들을 이용해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가 관련 사업에 종사했던 만큼 책의 내용은 상당한 깊이가 있는 편이다. 한주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 한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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