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의 고고학 - 로마 시대부터 소셜미디어 시대까지, 허위정보는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최은창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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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다. 까마득한 과거로 올라간다면 백제 시대의 '서동요', 조금 더 근현대로 내려온다면 일제강점기 시대의 관동대학살, 외국으로 눈을 돌린다면 15세기의 마녀사냥이나 나치의 프로파간다 정책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가짜 뉴스들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우리의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가짜 뉴스를 퍼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누군가에게는 정치적, 사회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남을 폄훼하는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주된 목적은 바로 여론을 장악하여 대중의 인식을 차지하는 것이다. 굳이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이득을 위해 거짓된 뉴스를 퍼트리고 사람들을 선동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는 것이 가짜 뉴스의 가장 큰 목적이다.
이러한 선동과 세뇌는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미디어의 세상이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자극적인 매체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광고주나 방송국은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사상을 담은 미디어를 송출했고 사실과 거짓의 구분점이 모호해진 인식 상태를 지닌 대중은 그것을 거리낌없이 수용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것이 거짓 뉴스여도 필터링없이 받아들인다는 점이었다. 결국 그렇게 거짓 뉴스는 사람들에게 빠르게 흡수되고 미디어의 발달을 통해 진실을 구분할 새도 없이 퍼져 나가는 것이다.
<가짜뉴스의 고고학>은 과거부터 유구하게 퍼져 나가던 거짓 뉴스,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디어의 도래로 거짓된 소문도 진실로 받아들이는 대중, 자극적인 상품을 제작해 그 안에 (진실 여부와 관계 없이)자신들의 프로파간다를 주입하는 광고주, 그리고 이러한 선동이 꽤 유서 깊은 일이라는 것을 서술하는 책이다. 미디어의 프로파간다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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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가족 -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
김희경 지음 / 동아시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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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존재는 참으로 복잡하고 독특한 존재다. 혈연과 호적으로 엮였어도 남보다 못한 사이가 있는가 하면 연결고리 하나 존재하지 않아도 끈끈한 정을 자랑하기도 한다. <이상한 정상가족>은 그런 가족간 관계를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다. 훈육을 빙자한 폭력이 정말로 '사랑의 매'라는 이름 하에 용인될 수 있는지, 가족주의의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왜 그렇게 된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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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 교양으로 읽는 마약 세계사
오후 지음 / 동아시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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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이라는 존재는 우리에게 멀지만 그렇다고 처음 들어보는 대상은 아닌, 그런 기이한 존재라 생각한다. 한국은 마약 소지는 물론 허가된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면 (당연하게도) 섭취나 복용을 엄격하게 금하는 나라다. 이 책은 마약의 역사와 일대기를 다룬다.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의 마약 이야기를 다루면서 우리가 이 이야기에서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지 말하고 있다. 무겁고 어두운 것이 아닌 가볍지만 자세하게 서술되어 읽는 것도 술술 읽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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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파 - 2018년 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박해울 지음 / 허블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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늣겨곰 바라메
이슬 발갼 다라리
흰 구룸 조초 떠 간 언저레
모래 가른 믈서리여희
기랑의 즈지올시 수프리야.
(후략)
-
중,고등학교 시간에 한번 쯤은 들어봤을 '찬기파랑가'의 일부 내용이다.익명의 화랑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쓴 이 시조는 '기파랑'이라는 화랑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대략 '기파랑의 높은 기상과 기개는 하늘의 달도 존경할 정도이며 성품도 온화하고 고결하다'며 그를 따르고 싶는 내용이다. 기파랑이 화랑의 우두머리라는 설이 존재하고 추모시의 형식이라 좋은 말만 썼다 쳐도 이렇게 낯간지러울 정도의 찬양을 주저없이 내뱉을 정도면 대체 어떤 사람인 걸까? 현재의 우리로써는 알 길이 없으니 추측만 할 뿐이다.

'기파'는 '찬기파랑가'를 새롭게 다시 쓴 소설이다. 특이하게도 고전소설에 SF라는 독특한 조합이 눈에 띄는 글이다. 2071년, 초호화 우주 비행선 오르카호가 난파되고 그 안에서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의사 '기파'는 열풍에 가까운 대중의 지지를 얻는다. 우주 택배업 일을 하는 충담은 업무 도중 난파된 오르카 호를 발견하게 된다. 기파를 구하면 사례금을 지급한다는 말을 기억한 그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기파를 구하려 하지만 그 순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맞게 된다.

읽는 동안에는 오히려 '찬기파랑가'의 내용이 생각나지 않았다. 굳이 따져본다면 '기파'가 시조 속의 '기파랑'일테고 열광하는 대중들이 '기파랑을 찬양하는 익명의 화랑(들)'일 것이다. 소설 속 시점으로 찬기파랑가를 재해석한다면 저 멀리서 기파랑을 흠숭하던 화랑(들)이 찬양조의 시를 지은 것이라 해도 맞을 것이다. '찬기파랑가'와 소설 '기파'의 차이는 숭배하는 대상의 실체를 보여주는지의 여부라 생각한다. '찬기파랑가'는 끝까지 찬양으로 시작해 찬양으로 막을 내린다. 우리는 오로지 쓰여진 글을 통해서만 기파랑 이라는 인물을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기파는 충담 이라는 인물을 등장시켜 그토록 찬양받는 이의 민낯을 보여준다. 마냥 찬양으로 끝나지 않는 점이 기파와 찬기파랑가의 큰 차이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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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
대니얼 월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동아시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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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피쉬'라는 제목의 미디어는 사실 소설보다 영화가 더 익숙한 작품이다.팀 버튼 감독의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라 취향이 맞는 사람들은 한번쯤 봤을 영화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품은 그만큼 어느 정도의 인지도가 있는 편이다.

이 소설이 한국에 번역, 출간되는 시기는 동명의 뮤지컬이 막을 올리는 시기와 비슷하다.(당연한 이야기지만 원작은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이다)개인적으로는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인지라 뮤지컬이 그 독특한 상상력을 어떻게 구현했을지 기대된다. 가위손, 찰리와 초콜릿 공장, 비틀쥬스 등 기묘한 상상력을 톡 튀는 영화로 표현한 수작이라 감히 칭할 수 있다.

소설은 아들인 윌리엄에게 아버지 에드워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큰 틀이다. '자녀가 부모의 과거에 대해 알아가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한 플롯이다. 하지만 에드워드는 인어,마녀,거인 등 동화 속에 나오는 대상들을 자신의 경험담의 일부로 소개하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다. 윌리엄은 그 이야기를 믿지 못하지만 제 3의 시선으로 보는 독자들은 화려함과 독특함에 저절로 넋을 잃게 된다. 글을 읽다보면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착각까지 일어난다. 이런 독특한 구조 속에서 결국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는 결말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짜임새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미를 위해 스포를 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의 종착지에 다다를 수록 흡입력이 높아지고 내가 윌리엄이 된 것 같다는 착각까지 들 정도다.

다양한 미디어로 재탄생하는 작품일 수록 완성도가 높고 인지도가 있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빅 피쉬는 소설을 기반으로 해 영화로 제작되었고 이번에는 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그만큼 이 소설이 자극적인 소재만을 추구하지 않고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이야기라는 의미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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