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문제가 심각해지고 새로운 대체 에너지를 찾는 시선이 많아지면서 각광받기 시작한 자원 중 하나는 바로 '전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새로운 자원으로서의 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제목인 '그리드(Grid)'부터가 사전을 찾아보면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는 전자빔을 제어하는 구실을 하는 전자관 속 전극 가운데 하나'라는 의미가 있다 나오고 실제 작중에서 사용되는 의미는 '전기 공급을 위한 네트워크와 선로, 그리고 그 관련 시스템 전반'이다. 그러니 제목이 곧 스포일러인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전기의 역사 정도를 이야기하려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200년이라는 역사 동안 전기 사업자의 변화에 대해서, 환경 보호와 시장 경쟁에 대해서, 그리고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제시한다. 글 자체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우리와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은 번역가 분들이 미국의 그리드에 빗대어 한국 그리드의 역사와 최근의 이슈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부분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하다. 한번 쯤은 읽어봐도 나쁘지 않은 책이라 생각한다.
*본 서평은 출판사 황금가지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누군가가 내게 이 책에 대해서 정의해줄 수 있냐고 한다면 나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할 것 같다.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굉장히 정신이 아득해지는, 예상을 뛰어넘는 글들의 연속이라 그렇다. 맥아더 장군을 모시는 보살부터 오징어를 닮은 맞선 상대, 최애 작가가 쓰는 소설의 다음 편이 궁금한 저승사자까지. 보통의 소설을 찾는다면 당황할 가능성이 높은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만약 마음에 든다면 금새 완독할 만큼 웃기고 나사 풀린 이야기들이라 자부할 수 있다.
*허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단어가 내려온다>는 한국과학문학상 수상 작가 중 한 명인 오정연 작가의 소설집이다. 나는 이전에 이 작가를 앤솔로지 <우리는 이 별을 떠나기로 했어>로 접했었는데, 작품을 읽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일곱가지 이야기가 담겨있는 이 소설집은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는데, 바로 독자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다. 소설 속 교훈을 위한 물음이 아니다. 작가는 '이 인물은 이 장면에서 이렇게 행동했어, 네가 이 인물이었다면 어떻게 했을 거 같아?' 라고 물어본다. 교훈을 유도하기 위함이 아니어도 이렇게 독자에게 물음을 던질 수 있구나, 하는 점이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도록 만들었던 것 같다.
에이플랫 출판사에서 나온 <웹소설 큐레이션: 판타지, 무협 편>을 읽었습니다. 웹소설을 쓰는 사람들, 그리고 웹소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봐야 되지 않나 싶을 정도로 내용이 굉장히 알찼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가장 재밌게 읽었던 부분은 무협 장르의 웹소설에대한 파트였는데, 저도 웹소설을 쓰는 사람이지만 무협 장르를 조금 어렵게 여기던 것도 없잖아 있어서 재밌게 풀어 설명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실 무협 파트에 대해 큰 비중을 할애해 설명하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길보라 감독님을 처음 안 것은 '반짝이는 박수 소리' 라는 영화를 통해서였다. 청각장애를 가진 남녀가 부부가 되고, 아이들을 낳고, 그 아이들이 자라나 세상에 나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였는데 평소 다큐를 잘 보지 않던 편이었음에도 러닝타임 내내 집중해서 봤던 기억이 있다. 그 이길보라 감독님이 이번에 사회비평집을 내셨다. 그 책이 바로 '당신을 이어 말하다' 이다. 개인적으로 이해와 연대는 비슷한 선상이되 다른 개념이라 생각한다. 나 자신이 타인의 상황에 대해 '이 사람은 이런 상황에 처해있는 거구나.' 하는 이해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타인이 처한 상황에 대해 힘을 보태고 앞에 닥친 불공정한 상황들을 함께 맞서 나가기는 생각 외로 쉽지 않다. 사람들은 생각 외로 이기적인 면모가 큰 존재기도 하고 두려움이 많은 존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길보라 감독님은 '당신을 이어 말하다'에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슬쩍 외면하려는 논제들을 끄집어내셨다. 당연히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주제들을 영원히 외면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잘 안다. 때문에 이 책을 읽은 후 '나는 그동안 조금은 이기적으로 살지 않았는가?' 하는 고민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