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기담 - 경성의 밤을 뒤흔든 살인 사건으로 들여다본 식민지 조선의 속살
전봉관 지음 / 더숲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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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일본 얘기부터 하자면, 이 나라에 대해서는 그닥 좋은 감정은 없다.(요즘은 중국이 더 최악이라 일본이 그럭저럭 넘어가는 것 같지만) 겉으로는 질서 있고 친절한 나라인데, 그거야 그 나라 안에서의 상황이지, 식민지 시대 그들은 악랄하고 잔인했다.



열 번째 이야기 <정기현의 이야기> 의 넝마주이 정기현은 굶는 애들 때문에 좀도둑질을 했고, 그게 들킬까 봐 술김에 고물상 주인을 찔렀고, 붙잡힐까 봐 순사를 죽였다. 엿새 동안 세 명이 죽었다. 그렇다고 가난했다고 살인이 용서되는 건 아니다.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정기현이 재판에서 정월까지만 살려주면 사람다워져서 죽겠다고 빌었다는 장면도 읽으면서 마음이 복잡했다. 살고 싶다고 발버둥 쳐도 이미 죽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정기현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절도를 시작했고, 처음부터 사람을 죽이려고 계획했던 인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 번의 범죄를 감추려고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그렇게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들어간다. 이게 오히려 무섭다.



사람이 하루아침에 괴물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이것만 감추면 되겠지 하다가 결국 자신을 옮아매는 괴물이 되는 거다.

열네 번째 < 안동사건 >이야기는 읽다가 화가 났다. 일본인 순사가 죽으니 경찰은 처음부터 '일본 순사를 싫어하는 조선인'을 찾았고, 그러면 사실 안동 사람 전부가 용의자였다. 결국 화투 치던 시골 청년 다섯이 끌려갔다. 증거라고 내놓은 게 돋보기로 봐야 보이는 얼룩이었다. 목격자라는 열두 살 아이는 경찰이 집에 데려가 저녁 먹이고 과자를 사주고 나서야 "봤다"고 했다. 그 부분에서 식민지가 된 조선에서 정의라는 건 찾아보기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했다.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하는 걸 자백이라 할 수 있을까? 근데 고문이 흔하던 때라면 얘기가 다르지 않을까. 버텨도 죽을 수 있고 거짓 자백을 해도 죽을 수 있다면, 일단 그 순간의 고문이라도 피하고 싶었을 수 있다. 그러니까 자백만 갖고 사람 인생을 정해버리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었나.



3심에서 변호사가 사실관계를 하나씩 뜯어본다. 손전등 들고 수첩 들고 만년필까지 들었다는 순사한테 "손이 세 개라도 된단 말인가" 하고 따지는 장면은 웃기면서도 씁쓸했다.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1심, 2심 재판부가 그대로 받아 적은 거다. 혈흔 감정에서는 범행 도구라던 목침에 피가 없다고 나온다. 다섯 명은 무죄가 됐다.



근데 무죄가 되었지만, 평범하게 살아야 했던 1년 7개월이 사라졌고, 출옥하고 나니 고향 갈 차비조차 없었다. 보상을 청구했더니 받을 수 있는 최대가 9원이었고, 그마저도 경찰에서 자백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고문해서 받아낸 자백이 보상을 막는 이유가 된 거다. 공을 세웠다던 사법주임은 표창에 포상금 100원을 받았다가 나중에 산골로 좌천됐고, 진범은 끝내 못 잡았다.



솔찍히 너무 두꺼운 책이라 읽는데만해도 10일은 걸렸던 것 같다. 현실에서도 억울한 일이 많은데, 식민지 시대였던 조선은 오죽할까. 책의 장점 중에 하나는 사건마다 실제 보도된 날짜와 기사를 같이 붙여놔서, 작가가 지어낸 얘기를 읽는다는 느낌은 안 들었다. 식민지 이야기일수록 이런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작가 생각이 아니라 그때 신문이 그렇게 썼다는 걸 보여주니까.






읽다 보니 이 책의 사건들은 서로 다른 이야기이지만, 권한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 목숨과 인생을 정할 권한을 누가 갖고 있었는지, 그 권한이 잘못 쓰였을 때 누가 책임을 졌는지. 안동 사건은 그 답이 "아무도 없었다"였다.

그때는 이름도 말도 생활도 일본식으로 바꾸라고 강요하던 시대였다. 지금은 일본에서도 한국어를 배우고 드라마와 K-POP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지워질 뻔했던 우리 말과 문화가 이제는 밖에서 배우는 대상이 됐다. 역사가 참 묘하다 싶었다. (물론 지금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과 당시 식민 권력을 같은 걸로 놓을 순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일본이 나빴다'로만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나라에 힘이 없다는 게 한 사람의 삶을 어디까지 무너뜨리는지가 더 크게 남았다. 다섯 청년이 억울하다고 아무리 말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뺏긴 시간은 못 돌려주고, 무너진 인생도 원래대로 안 돌아온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살고 무슨 말을 할지도 마음대로 정하기 어려웠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게 당연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이런 책을 읽는 거겠지 싶다.



한때 힘이 없어서 다 빼앗겼던 나라가 스스로 나라를 지킬 수 있는 나라가 됐다는 건 자랑스럽다. 다시는 힘이 없어서 누군가의 삶과 문화와 자유를 빼앗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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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쓰는 나노바나나 이미지 & 영상 제작 - 제미나이, Firefly 보드, Flow, Comfy Cloud를 한 권에!
전하린(하디) 지음 / 시대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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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 사진 하나로 시작해서 나노 바나나만 파는 책까지 찾아보게 만든, 입문서로 딱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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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쓰는 나노바나나 이미지 & 영상 제작 - 제미나이, Firefly 보드, Flow, Comfy Cloud를 한 권에!
전하린(하디) 지음 / 시대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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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바로 쓰는 나노 바나나 이미지 & 영상 제작]이다. 시대인에서 나온 실습형 안내서인데, 제목 그대로 나노 바나나로 이미지랑 영상을 만드는 과정의 책이다. 평소에 이미지 생성 AI를 자주 쓰는 편은 아니었는데, 얼마 전 유행한 지브리 느낌 때문에 카톡 대문사진을 그렇게 생성한 적이 있고, 그 이후에는 해 본 적이 없어서, 나노 바나나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었다.








책을 펴고 그대로 따라 해봤다. 처음엔 인물 사진 하나를 1990년대 일본 시티팝 앨범 재킷 스타일로 바꾸는 실습이었는데, 프롬프트를 그대로 입력하고 엔터만 눌렀을 뿐인데 채도랑 색감이 확 달라졌다. 더구나 현재 찍은 얼굴에서 시티팝 일러스트라 머리가 사자머리로 나와서 과장된 모습이 웃기기까지 했다. 인물의 형태나 의상은 그대로 두고 헤어스타일 외 분위기만 바뀌었는데, 이렇게 몇 초만에 변화되는게 너무 신기해서 여러번 프롬프트를 돌려봤다. 이 정도면 난이도라고 할 것도 없다. 확실히 쉽다.








카페 메뉴판용 음료 시리즈를 만드는 실습도 재미있었다. 첫 이미지의 톤을 잡아두고 같은 채팅창에서 후속 프롬프트만 이어서 입력하니 스타일이 계속 유지됐다. 위의 시티팝은 하면 할 수록 이미지가 덧입혀져서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음료 실습 프롬프트는 인스타툰 캐릭터를 만들고 4컷 만화로 확장하는 과정까지 따라갈 수 있도록 한다.



이미지 하나로 생각보다 여러 방향과 구성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손 하나 까딱 안 하고(는 아니고 엔터는 눌러야 하니까) 결과물이 계속 나오는 걸 보고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동안 디자인을 주업으로 한 사람들에게는 이제 디자인 자체를 안 배워도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이 책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나노 바나나만 설명하고 끝내는 게 아니라는 거다. 제미나이를 중심에 두고 플로우, 컴피 클라우드까지 한 권 안에서 순서대로 이어 보여준다. 만약 세가지 툴을 따로 배웠다면 더 어렵게 느껴졌을 거다. 각 도구의 기능보다 어떤 작업을 어떤 흐름으로 넘겨가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활용도면에서는 더 좋은 듯 싶다.



근데 다루는 툴이 워낙 여러 가지다 보니 하나의 기능을 깊게 파고드는 예시는 좀 아쉬웠다 (이건 내 느낌이고, 다르게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노 바나나 하나만 집중적으로 팠으면 프롬프트나 세부 활용법을 훨씬 다양하게 보여줬을 텐데 싶기도 했고. 근데 이것도 책의 방향을 생각하면 이해가 되긴 한다. 하나를 깊게 파는 책이라기보다는, 여러 도구를 한 번에 훑으면서 다음에 뭘 써볼지 범위를 넓혀주는 책이라 참고해야 한다.



나노 바나나를 처음 써봤는데,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제작까지 큰 흐름을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었다. 하나의 AI를 전문가처럼 파고드는 책은 아니고, 한가지 기능 말고도 연결해서 이 기능도 배우고 싶다는 사람들이 실습하면서 다음 작업을 상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다음엔 나노 바나나만 집중적으로 파는 책도 한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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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끝내는 상속과 증여 - 대형 로펌 상속·증여 전문 변호사들이 알려주는 세금 가장 적게 내면서 분쟁 없이 상속하는 방법
양소라.허시원 지음 / 세이코리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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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이웃집이 상속 문제로 몇 년째 집안 싸움을 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상속은 닥쳐서 배우는 게 아니라 미리 알아둬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접한 책이 양소라, 허시원 변호사의 [한 권으로 끝내는 상속과 증여] 다. 국내 최초로 유언대용신탁을 도입한 법무법인 화우의 변호사와, 기업 조세와 상속세를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가 함께 쓴 책이다. 그래서 인지 사례들이 실무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여서 더 집중해 읽었던 것 같다.



이 책이 마음에 들었던 건 질문과 답변 형태의 구성이다. 최근에 읽은 다른 상속 책은 웹툰 형식으로 만들어서 하나의 질문에 지면을 너무 많이 썼는데, (장점은 감정 이입이 많이 되더라 어떤 사례에서는 욱하는 감정까지 느꼈다.) 반면에 이 책은 답을 먼저 명료하게 주고 관련 법률 조문을 바로 옆에 박스로 붙여 두는 구성이다. 좀 더 이성적인 책이랄까.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같은 조문과 판례를 대답 아래에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근거가 뭐였는지를 찾아보기 쉬웠다.



사례들도 실제로 자주 보이는 사례라고 한다. 도박과 가상화폐 리딩방에 빠진 아들을 둔 80대 부모가 치매 걸린 배우자를 돌보며 재산을 걱정하는 상황에서는, 아들에게 재산 자체는 안 넘기고 수익만 받게 하는 신탁 구조(유언대용신탁) 를 제시한다. 이론이 아니라 진짜 누군가의 고민을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세금 파트에서는, 상속받은 부동산을 정부가 매긴 가격 (기준시가)으로 신고할지 감정사가 매긴 가격 (감정가액)으로 신고할지에 따라 지금 당장 내는 상속세도, 나중에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도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는데, 상속과 증여 외에 세금도 알아야 할 필요성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래서 상속에서는 민법과 세금 법을 완전히 따로 봐야 한다. 민법은 내가 법적으로 얼마를 받을 권리가 있는 지를 정하고, 세금 법은 그 받은 재산에 세금을 얼마나 매길지를 정한다. 서로 다른 질문이니까 답도 따로 찾아야 하는 거다. 민법 외에 상속, 증여, 세금까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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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에서 빠질 수 없는 <유류분 제도> 도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재산을 다 남에게 주거나 유언으로 전부 처분해도 자녀나 배우자에게 최소한의 몫은 법으로 보장해주는 제도인데, 최근 개정으로 부모를 특별히 부양했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자녀가 받은 증여는 유류분 계산에서 빼주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여기에 부모 노릇을 안 한 사람의 상속권을 뺏는 구하라법까지 같이 생각하니, 상속 관련 법이 이제야 현실의 억울함을 좀 덜어주는 쪽으로 가고 있구나 싶었다.



다만 법원에서 실제로 어떻게 판결이 났는지 판례 소개가 적은 것은 아쉬웠다. 그리고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도 많이 아쉽다. 같은 집을 기준시가로 신고할지 감정가액으로 신고할지 사람이 골라야 하고,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세금이 달라진다는 것 자체가 기준이 애매하다는 뜻 아닌가. 자녀 한 명 한 명이 실제로 받은 만큼만 세금을 매기는 유산취득세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온 지도 꽤 됐는데 여전히 제자리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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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갤브레이스 돈을 말하다 - 화폐의 탄생부터 금융 위기까지 돈에 관한 모든 역사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지음, 이강국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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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말하다] 책이 신간이라기 보다 개정판의 느낌이 많이 났다. 찾아보니 원서는 1975년에 나온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의 고전이었다. 하버드 경제학 교수였던 사람이 반세기 전에 써놓은 화폐사인데, 지금 다시 번역돼서 나온 걸 보면, 아마 요즘 금리니 인플레이션이니 하는 이야기가 다시 뜨거워지니까 타이밍 맞춰 재출간한 게 아닐까 싶다.



읽으면서 제일 관심이 있던 건 미국 독립전쟁 얘기였다. 세금을 걷을 방법도 능력도 없어서 그냥 지폐를 마구 찍어냈다는 건데, 그게 초인플레이션으로 갔으면서도 혁명 자금은 확실히 댔다는 게 신기하다. 벤저민 프랭클린이 그 지폐를 두고 "발행되는 순간 제 역할을 하고, 너무 많이 찍으면 스스로 가치 하락으로 자기를 갚아버리는 기계"라고 표현한 부분은, 예상되는 부분을 정확히 찝어내어서 확실히 미국의 유명한 독학자가 아닌가 싶었다.



프랑스혁명 아시냐, 러시아혁명, 판초 비야까지 읽고 나서야, 이 책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금이라서 가치 있는 게 아니라 금이 흔치 않아서 가치 있는 거고, 프랑스혁명 때, 쓴 아시냐도 토지라는 담보가 제한돼 있어서 처음엔 가치가 유지됐던 거고. 근데 그 발행량이 무한정 늘어나는 순간 (금이든 토지든 종이든 상관없이) 다 똑같이 휴짓조각처럼 가치가 없어져버린다는 거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겁내다가 정작 디플레이션이 극심할 때 아무 대응도 못 했다는 대공황 파트는 솔직히 좀 어의가 없었다. 옛날에 한번 크게 데였던 기억 때문에, 지금 진짜 문제가 뭔지도 제대로 못 보고 엉뚱한 데만 신경 썼다는 거다. 근데 이게 지금도 똑같다. 금리를 올릴지 내릴지 정할 때마다 다들 예전에 실패했던 사례만 갖다 대면서, 정작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잘 안 보려고 하는 것 같다.







반면에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사례가 전부 미국 중심이라 우리나라 화폐사나 아시아 사례랑 비교할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건 아쉽다. 그리고 인물이랑 연도가 너무 많이 쏟아져서 뒷부분 가면 누가 누군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경제사가 자체가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 부분이 더해지면서 더 벅찬 느낌이 들었다.



에클스라는 은행가가 나오는 얘기는 진짜 소설 읽는 것 같이 흥미로웠다. 뱅크런이 터진 날, 이 은행장은 문을 닫지 않고 창구 직원들한테 돈은 다 내주되 서명도 꼼꼼히 확인하고 큰돈 대신 5달러 10달러짜리로 세면서 최대한 천천히 지급하라고 지시했다. 일부러 시간을 끌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속도를 늦춘거다.



뱅크런이라는 게 은행에 남아 있는 돈 떨어지기 전에 나도 빨리 찾아야 한다라는 공포가 공포를 부르는 구조인데, 은행 창구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걸 보면, 안 그래도 불안하던 사람들이 줄 서 있는거 보니 정말 위험하구나 라면서 더 몰려든다. 그러면 아무리 자산이 건전한 은행이라도 순식간에 현금이 바닥나버릴 것이고, 에클스는 어차피 그날 하루 안에 모든 요구를 다 감당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까, 대신 한 사람 한 사람 처리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려서, 같은 시간 안에 돈을 찾아갈 수 있는 사람 수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쓴 것이다. 그사이에 솔트레이크시티에서 현금을 실은 차가 도착할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거다. 실제로 현금이 도착한 뒤에는 사람들에게 현금이 충분히 있다고 보여주면서 공포 자체를 가라앉혔다고 한다.



딱딱한 경제사 책에서 이런 영화 같은 장면 나오는 건 집중도를 높이는데다가 실화라서 읽기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그리고  [존 갤브레이스 돈을 말하다] 이 책은  우리가 믿는 만큼만 존재하는 게 돈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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