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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질리언 매캘리스터 지음, 이경 옮김 / 시옷북스 / 2023년 7월
평점 :
타임슬립이 주가 되는 소설은 많지 않다. 적어도 내가 읽은 책들은 그랬다.
시간여행이라는 주제가 솔깃해 읽기 시작했지만, 결론은 따듯한 엔딩에 마음마저 기분 좋아진 책이다.
타임슬립은 시간을 거꾸로 간다는 점에서 과거. 지나간 추억과도 연결이 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스릴러와 SF적인 느낌을 동시에 풍긴다.
시간여행은...
어쩌면, 돌아가신 부모가 있었던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거나
10년 전, 20년 전 내가 가장 젊었을 때로 돌아갈 수도 있다.
과거에 살던 가장 그리웠던 시절이나 후회가 가득한 그 날짜로 돌아간다면..
나라면 어떻게 할까. 미래를 사는 내가 과거의 한 꼭지를 건드리기만 해도 현재는 달라진다.
잘못된 장소 잘못된 시간,. 음악을 들으면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단숨에 페이지의 첫장을 읽고 마지막 장을 읽어내려가진 못했다.
소설의 과거와 맞물려 현재를 사는 내 자신의 감정이 격해졌기 때문이라고 하면 정확할 듯 하다.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이 살아계신 그 시간으로 돌아간 여주인공 (젠)의 이야기가
한참 흘러갔을 때였던 듯 하다. 부모님이 어떻게 돌아가시게 되는지를 알게 된 미래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가게 되면 나는 그 시간에 무엇을 하게될까.
젠은 살인자가 된 아들(토드)를 지키기 위해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아들이 살인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찾아낸다.
그러다 아버지와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괴로워한다.
시간은 하루 전, 그리고 3개월 전. 10년 전 20년전 그렇게 점차 더 먼 시간을 여행한다.
그러면서 젠은 아들이 조셉(범죄자)을 죽인 이유와 아들의 여자친구(클레오) 사이의 연관성 그리고
남편(켈리)가 사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소설은 가족을 위한 이야기를 표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책의 부제에서도 표지에서도
아들의 살인의 이유를 쫓기 때문에 미리 예상할 수 있는 플롯이기는 하다.
젠의 아버지(케네스)는 자신의 회사(변호사사무실)이 점차 어려워짐에 따라 고객들이 남기고 간 주소를
조셉에게 넘긴다. 잠시 주인이 없는 틈을 타 차량 절도를 일삼는 조셉의 무리들에게 정보를 주고 돈을 받으면서
케네스는 젠의 교육비를 대고 회사를 꾸려왔다. 그러다 젠은 변호사가 되고. 아들 토드의 살인에 대한 변호를 맞으려한다.
젠은 아버지가 불법으로 연루된 사실을 과거 여행을 통해 알게된다.
실제 젠의 남편은 경찰이다. 이름은 라이언. 그는 가명인 켈리라는 이름을 사용해 거짓 인생을 산다.
20년간 아내에게도 본명을 숨기고 경찰이었다는 과거를 숨기며 살게된 라이언,
과거를 숨기며 살게 된 이유는 비밀경찰이었던 자신의 과거와 젠의 아버지 케네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한 이유도 있다.
케네스의 불법범죄 연루에 그를 체포하기 전 비밀 경찰일을 하면서 조셉의 하수인으로 정보를 빼내던 라이언,
정확히는 조셉의 하수로 있으면서 그의 불법자금을 확인하고 경찰들에게 정보를 넘기는 비밀경찰일을 하고 있던 것이다.
젠을 놓치고 싶지 않은 켈리(라이언)은 조셉이 수감된 20년동안 켈리로 산다. 인테리어 업자로서 말이다.
(자신의 본명을 숨기고 가명으로 20년을 산다는 설정 자체가 말도 안되긴 하지만...)
켈리가 비밀 경찰일을 했다는 사실을 조셉이 알게 되면, 조셉은 자신을 배신했다는 이유로 출소후 그를 찾아와 죽일 것이다.
이를 알았던 켈리는 자신의 진짜 이름인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켈리로 살아왔던 것이다.
비밀 경찰 일을 함으로써 조셉의 하수로 일한 것을 경찰들이 알게 되면 경찰로써 일을 할 수도 없다.
따라서 라이언은 젠을 위해 자신의 직업을 버리고 인테리어업자로 살아간 것이다.
그리고 조셉의 조카였던 클레오는 젠의 아들 토드의 여자친구다.
토드는 어느 날 조셉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러 올 것이라는 것을 알게되었고,
조셉이 출소한 그 다음 날 아버지 라이언을 대신해 조셉을 죽인다.
소설에서는 토드가 조셉을 칼로 살해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젠은 살인자가 된 아들이 무엇때문에 조셉을 살해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러던 중 하루가 지나자 시간은 거꾸로 와 있다. 하룻밤을 자면 또 하루 전으로 가 있는 타임 슬립.
그리고 다시 잠을 자면 일주일 전으로. 그리고 다시 한달 ., 10년 20년 이렇게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게된다.
살인이 일어났던 이유는 결국 남편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아버지와 범죄자 조셉과의 연결성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젠. 남편 라이언은 젠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젠을 지킨다. 그리고 아들은 조셉이 아버지를 죽이러 간다는 것을 알고 자신이 먼저 그를 찌른다. 시간여행이라는 장치를 두었지만. 결국 가족소설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며. 해피엔딩인 따듯한 의미를 주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