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 - 인문학자가 직접 고른 살기 좋고 사기 좋은 땅
김시덕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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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역이 실제로 살기에 좋을지 불편할지는 직접 살거나 주변인들에게 묻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직접 장소를 찾아가 살피고 기록하는 일을 하는 작가 김시덕씨는 삼프로 TV의 한 코너를 진행한다. <김시덕 박사의 도시야사>가 그 것인데, 지리학, 부동산, 건설은 물론, 책에서 말하는 다섯가지 시선<국가정책, 안보문제, 재난, 교통, 재개발> 등은 작가가 도시 문헌에 꽤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는 앞으로 급변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지역을 주로 찾아가서 기록하는 데 임장보고서로 가치도 높다고 한다. 아마도 그가 세입자다 보니, 더 꼼꼼하고, 확실하게 확인하려는 이유도 있을 것 같다. 




작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답사하기 때문에, 자가용으로는 알 수 없는 지역의 문제점 등을 책으로 세세하게 전했다.  역세권이어도 버스 정류장의 거리에 따라 불편함의 정도가 다를 수 있고, 타 지도에서는 보여지는 장소가 삭제되어 안보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에서는 보이지 않는 지역이 구글지도에서는 보여지는데, (성남시 금토동: 군부대가 있는 지역) 이런 민감한 지역을 일부러 해상도가 떨어지게 한다던가, 아예 확인할 수 없도록 임야로 만듬으로써 이 장소와 관련된 정부의 방침(도시계획)을 확인하기 위한 검색을 불편하게 만든다. 따라서 어떤 지역에 투자하려고 할 때는 지도 어플리케이션의 위성사진 모드를 꼼꼼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그러니까 위성사진에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는 부분을 녹지라고 넘기지 말고, 구글맵에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울 공항에는 미군과 북한 지역을 정찰하는 정찰기와 지하벙커가 있기 때문에 이 장소는 이전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국책사업을 틈타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하는 정보들의 진위를 판단하는데 (임장을 할 수 없다면,) 위성 지도가 도움이 될 것이다. 




또, 2022년 1월 최근 특례시 제도 시행으로 고양시, 수원시, 용인시, 창원시가 특례시로 지정되었는데, 문제는 제도 시행이 시민들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실제로는 부시장 자리가 늘어나고, 해당 지자체 공무원의 잇속을 불리는 경우였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결국 대한민국에서는 공직자일수록 부패가 높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가 아닌가... 



성남시가 93만 명의 인구로 100만 명이 넘지 않아 특례시로 지정되지 못함으로써 행해지는 도시 기본계획의 실행 가능성은 관련 지역을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도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였다. 저자는 성남시와 고양시의 인구차이가 큰 것을 분당신도시가 고양신도시보다 아파트 가격이 높은데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호재를 의심해야 하는 이유)




실제로 도시가 100만 명이 되지 않는데, 고위층의 압력으로 높게 신고한 사례는 10년 후 이 사실을 책으로 낸 작가의 이야기를 첨부한 페이지에서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이 용역을 부결했고, 개발 호재를 위해 인구증가가 큰 요인이 될거라는 사실을 확대해석해 거짓광고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와 함께 정책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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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신도시의 도시기본계획 수립을 맡았던 도시설계학자 안건혁은 자신이 이 용역을 수행하던 당시의 시장이 2010년 목표 인구를 100만 명으로 설정해 달라고 압력을 가하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을 최근 저서 [분당에서 세종까지 :대한민국 도시설계의 역사를 쓰다.] 에서 밝혔습니다. 안건혁 본인의 판단으로 적절한 목표인구는 40만 명이었지만, 시장을 설득하지 못해 결국 80만 명으로 설정하고는 용역을 마무리짓게 됩니다. 하지만 당시의 시장은 목표인구를 100만 명으로 고쳐서 건설교통부에 제출했다고 합니다. 이 수정된 계획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부결되었고, 2019년 기준 아산시의 인구는 30만 명을 겨우 넘었다고 안건혁은 밝힙니다.



정부 측에서 일하는 정치인 마저 거짓으로 관련 정보를 보고하고, 행정권의 이득을 위해(지자체 예산안) 움직이는 것을 볼 때, 기본 계획안은 변경될 여지가 커 보였다. 저자는 이런 도시기본 계획이 나올 때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그간의 도시기본계획 및 상위 계획들을 살피면서 장기적인 추세를 들여다보라고 말하는데, 이에 따른 정부의 계획안이 변경된 사례와 실현된 사례를 차례로 보여준다.




이 부분이 지나면, 토지의 역사에서 식민지 시기의  토지계획 평면도에 대해 설명한다. 식민지 때, 계획된 인천 계양구의 발전이 100년이 지난 지금 실현가능할지에 대한 부분에 작가는 가능성이 높을거라고 말하고 있다. 이 효성 도시개발 예정지는 1939년 이후 100년 만에 완료되는 지역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 갈수록 이 책은  재난이나 안보 문제에서도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특히, 유용해 보였다. 과거 땅이 생겨나고 발전된 부지와 역사를 알려주고 있어, 과거와 연관된 땅의 가치를 설명하고 판매하는 공인중개사에게는 관심있게 읽힐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입지조건이 좋은 곳인데, 임장을 할 시간이 안되거나, 관련 책을 찾고 있는 부동산 투자인에게도 좋을 책이다. 기획부동산에게 속지 않을 수 있는 방법도 글 중간중간 설명하고 있다. 현대 한국정부와 지자체가 수립한 계획들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큼에 따라 부동산 투자를 생각중이라면, 작가가 소개하는 행정의 관성을 토대로 공부하면 좋을 것 같다. 이 부분은 세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1. 식민지 시기에 입안된 경인운하.  -> 후에 아라뱃길이 된다.
2. 박정희 정권 초기에 입안된 한강다목적댐  -> 신곡보가 된다.
3. 박정희 정권 말기에 입안된 행정수도 백지계획   -> 세종 특별자치시가 된다.

저자는 이런 세가지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완성까지를 살펴보면 '호재'라는 각종 프로젝트의 실현가능성과 형태를 예측하기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에서 첨부된 지도는 Gis 지리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도 흥미로워 보였다. 지도의 형태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용도에 따라 달라지는 걸 보면 더 집중하며 읽기 쉬울 것 같다. 작가는 땅값이 떨어질까 쉬쉬하는 지역을 직접 찾아가 재난의 위험이 되는 현장을 세세하게 보고하는데, 군 부대 주변 토지 거래시에 토양 오염을 주의해야 하며, 숲세권이라고 말하는 일부 지역이 실은 산사태 위험지역임을 밝히고 있다.




단순히 땅의 용도와 쓰임을 넘어 안보와 재난을 함께 말하는 책이라. 다른 책과 다른 점이 도드라진다. '땅'을 주제로 파생된, 땅의 역사와 땅의 안보, 재난, 교통, 재개발 재건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 다각도로 확인해 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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