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마지막 서점
매들린 마틴 지음, 김미선 옮김 / 문학서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39년 영국 런던,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고 프랑스를 넘어 영국을 침범하고 있다. 영국은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하고,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서 각자의 방공호를 만든다. 런던에 폭탄이 떨어질 수 있는 급박한 시점, 프림로즈 힐 서점은 이 책의 주요 장소이자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는 곳이다.  서점의 대표 퍼시벌 에번스와 직원 그레이스 베넷, 그리고 그레이스가 서점에 취직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웨더포드 아주머니가 이 책의 주인공인데, 전쟁 속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치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어루만져주는 따듯한 사람들이 그들이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책에서 말해주는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왔다.  2차 세계대전 속에서도 살아남은 영국의 한 서점에서 사람들은 그레이스가 낭독하는 이야기에 빠져든다. 그 이야기는 고전 소설로 우리들이 많이 알고 있는 책들이다. (하지만, 소개하는 책들 중 한 권도 읽지 못했다.) 그레이스와 그의 연인이 될 조지 앤더슨의 책 <<몬테크리스토 백작>> 외에 버지니아 울프의 <<파도>>, 찰스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듀 모리에의 <<레베카>>, 제인 오스틴의 <<에마>> , 히틀러의 자서전 <<나의 투쟁>>  등. 특히 전쟁의 배경이 되는 히틀러가 프랑스를 공격하기 전에 쓰인 낸시 밋포드의 <<비둘기 파이>>는 처음 접한 책이라 더 궁금해졌다. 









책 속에서 주인공은 책을 읽는다. 모든 이들이 책을 읽는다.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유명한 고전 속 이야기는 현실을 말한다. 런던을 삼켜버린 대 화재에 대한 내용은 전쟁으로 인해 불타버린 책 속 현실과 맞닿아 있어 윌리엄 에인즈워스의 <<올드 세인트 폴>>이라는 책을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책이 책을 추천하는 느낌이 들어 새롭게 읽혔다.  특히 유대인들의 책을 싫어했던 히틀러가 불태워 버리려 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이상적 기체의 양자이론>>은 그 이유 때문에라도 더 읽고 싶은 책이 되었다. 






책 속 주인공 웨더포드 아주머니는 아들 콜린을 전쟁으로 잃지만, 모두를 위해 그레이스에게 욕조와 개수대에 물을 받아놓으라고 한다. 만에 하나 수도가 끊겨도 불을 끌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 놓아 불이 나더라도 당국이 보고 와서 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만약 자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면 폭탄으로 사람이 박살 나 버릴 것을 계산해 금속 팔찌를 팔에 두른다거나, 욕조에서 씻더라도 속옷을 벗지 않는다던가 할 것 같다. 내 죽음이 올 누드라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전쟁으로 소집명령에 따라 전쟁터로 간 남성들과 어린 아이들을 곁에서 지켜야 하는 여성들 그럼에도 독일 체펠린 백작이 개발한 비행선이 체펠린 비행선은 독일군의 유력한 병기로 활용되었고 실제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가족, 친구, 지인들이 한 두 명 죽어갈 때도,  전쟁이 한번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그레이스가 낭독하는 낭독회는 의미가 컸다. 공동체가 한 데 모이고, 아픔과 슬픔에서 희망을 불어넣어 준다. 어떤 역경이 닥치든 극복해내려는 중심에는 책이 있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전쟁이 내는 폭탄과 살생에서도 그레이스는 오전에는 서점에서 일하고, 밤이면 (등화관제: 소등이 의무화되는 시점) 공습경보 교대 근무를 한다. 밤에 쏟아지는 폭격에서 불빛은 매우 위험했고, 언제 사람들이 죽어나갈지 모르는 가운데, 그레이스와 그의 동료 스톡스는 건물의 불빛을 단속한다. 





page.103
아마 등화관제를 하는 가운데에서도 독서의 즐거움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줄지 몰라요. 아니면 전쟁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요. 





책을 읽으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을 자연스럽게 떠올려 보게 된다.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의 8%에 해당하는 밀을 생산하는데, 전쟁으로 말미암아 곡물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전쟁의 이점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지리적 경제적 이득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침략했고, 아직도 전쟁은 진행 중이다. 책은 1년 전에 영국에서 쓰여졌지만, 마치 예견이라도 하듯, 현실의 우크라이나를 보는 듯 하다. 황폐화된 전쟁 속에서 책은 가장 어두운 시대에서도 우리를 지탱해주는 이야기의 힘을 알려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