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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고 읽으면 어느새 회계머리 - ‘뼛속까지 문과생’도 즉시 활용 가능한 재무제표 사용설명서
김한수 지음 / 쏭북스 / 202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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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자의 이력이 눈에 들어온다. 경기대학교 학생들이 꼽은 최고의 인기 명강의로 무려 다섯번이나 뽑혔다는 작가의 강의가 '뼛속까지 문과생'인 나에게도 즉시 활용가능할 것 같다는 무언의 신뢰를 줬다. 이 책은 아마도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며 추려진 알맹이같은 입문서가 아닐까 싶다.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시험을 동시에 합격했던 공통된 지식들이 경영학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되어 졌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자. 기대감이 높아졌다.
+++ '회계'는 경영활동을 금액으로 표현한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머리'로 생각하고 판단합니다. 이 책에서 '회계머리'는 '금액으로 표현한 경영활동을 판단하는 능력'으로 정의합니다. ++
학생이었을 때 배웠던 상업부기나 회계는 성인이 된 후, 내가 어떤 직종의 일을 하냐에 따라 계속 공부하게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보다 자기계발을 하는 비중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필수적인 일(회사업무)이 우선이 되는 건 당연하다. 따라서 회계나 세무관련 지식은 소홀히 하게 되는데, 어느정도 회사를 다녀본 사람은 알 것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쓰이고, 비중이 높은 것이 회계와 인사업무이며, 연봉협상이나 역량을 인정받는 것에 가장 으뜸이 회계(세무)라는 걸 말이다. 회계는 회사 돈의 흐름을 알게 되기 때문에 적게는 재무제표를 볼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주식에 투자하려는 기업의 동향까지 폭 넓게 쓰인다. (코로나로 인해. 경력자 혹은 두 세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비율이 더 높아졌다. 결코 한가지 능력이나 재능 가지고는 살 수 없는 시대다.) 그래서 문과생 머리를 가지고 예체능 업무를 했던 나에게 좀 더 쉽게, 충분히 이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이 절실했다.
회계를 하나하나 콕콕 찝어 설명하게 되면, 기존에 회계업무를 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은 선택될 확률이 적어진다. (적어도 그럴꺼라 생각했다.) 뻔히 잘 알고 있는 내용이라 패스하게 되겠지만, 나의 생각은 좀 달랐다. 기업의 언어인 회계는 항상 바뀌는 세법과 연결되어 매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더불어 회사가 세무업무를 회계사를 통해 신고하거나 한다면, 회계머리를 알려주는 아주 세세한 설명은 기업의 사장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필요하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회계와 관련된 일을 1도 안해본 사람으로써 이 책은 감가상각누계액, 비유동부채, 실사수행 등의 회계전문용어를 완전히 풀어 설명했다는 점과 회사실무와 함께 가장 주요한 재무상태표, 기타채권, 인건비, 외부감사제도 등, 계산, 구분법을 핵심만 쏙쏙 이해하도록 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었다.
전 회사에서 외부감사를 했었는데, (이 때만 해도 개인회사 외의 모든 회사들이 외부감사를 받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외부감사법에 의해 주권상장법인, 올해나 다음 연도에 주권상장법인이 되려는 회사, 직전 연도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상인 회사 등이 외부감사를 받는 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결론은 주권상장법인인 120억 이상인 회사가 외부감사를 받는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page. 94
외부감사인은 기업의 핵심 재무비율이 악화하거나 심각한 영업손실이 발생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대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판단하면, 그러한 내용을 감사보고서에 기재합니다. 외부감사인이 강조사항에서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언급한 회사는 상장폐지 비율이 높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강조사항으로 기재된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상장 폐지된 비율이 8배 가까이 높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회계업무에 관련된 지식뿐만 아니라 기업을 예시로 들어 관련 정보를 알 수 있기도 했다. 같은 지출인데도 회사마다 회계처리를 다르게 하는것, 책에서는 KT와 LG, SK 세 회사의 회계 처리를 예로 들었다.
page.244
이동통신 3사는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을 연구개발에 지출하는데,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세 회사의 회계처리는 다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개발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을 모두 비용으로 인식해 보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반면, KT는 개발단계에서 발생한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어 공격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어요. 자산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해 이익을 적게 내는 방식을 '보수적인 회계처리' 라고 표현하고,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해 관련 비용을 여러 해에 나눠 인식해 지출 시점의 이익을 크게 내는 방식을 '공격적 회계처리'라고 부릅니다.
회계공부는 경영과 세무를 모두 아우르기 때문에 특히나 여러 공부를 한꺼번에 하는 것 같다. 문과적 머리지
만, 이렇게 세세하게 설명한다면 회계적 지식을 배우는게 어렵지는 않을 듯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