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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매혹적인 고전이라면 -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고전 읽기의 즐거움 ㅣ 서가명강 시리즈 15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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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작은 누나가 읽어보라며 무심하게 책상 위에 던져 놓고 간 [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 는 작가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작가는 독일 독문학과 교수이자 독일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특히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독일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1946년 노벨문학상을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바꾼 책으로 꼽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역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다.
독일이 전쟁의 참혹함을 깨닫고, 2차 대전을 사과한 이후로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독일 아웃사이더에서 주류작품으로 재평가 받는다. 독일의 나치를 비판한, 전쟁의 참상을 목격한 헤르만 헤세는 단호한 반전주의자가 된다.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이 발표되었다는 것은 새롭게 안 사실이었다. (고전의 재미를 알지 못한다면 당연히 그에 따른 역사적 관심도 적게 마련이다.) 헤세가 대변혁 시기에 살며, 그가 정신적, 정치적으로 변화를 맞이했던 이유를 들어 작품을 설명하는 방식은 고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는 독자들에게, 역사적인 흐름과 함께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점은 역사와 국어가 포괄성이 있으며, 함께 읽으면 좋다는 기존의 생각에 힘을 실어준다. 문학작품은 해석을 거쳐야 진정한 의미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일본의 관습에 영향을 받은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복잡한 해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수께기 같은 호프만스탈의 "672번째 밤의 동화" , 셀 수 없이 많은 해석을 유도하는 카프카의 "변신" 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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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의 작품은 충격적인 도입부로 유명한데, 책을 읽으면서 그의 작품이 여러가지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평까지 더해, 아직 읽어보지 못한 [변신]과 [시골의사]가 무척 궁금해졌다. 독일문학을 잘 알고, 강의 하는 작가의 평가도 좋지만, 작품을 소개하고 그 내용이 궁금해 다시금 책을 펼쳐보게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독일을 대표하는 네 명의 작가를,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자세하고, 역사적관점과 문학적인 부분으로 설명한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의 15번째 시리즈, 고전을 매혹적이게 설명하는 고전읽기의 즐거움, 독일고전을 읽기 전 가볍게 읽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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