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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
이연주 지음, 김미옥 해설 / 포르체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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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폭력에 시달린 아이들은 성인이 되면 자신의 부모처럼은 되지 않겠다고 하지만, 결국 닮아간다. 안 좋다는 걸 알지만, 심리적으로 보고 배운 것이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직장 내에서도 하수인 노릇을 하는 사람이 권력을 잡게 되면, 본인도 그 자리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다. 저자 이연주씨는 부당한 처사를 알고 있음에 고민해왔고, 검찰이 외부를 상대로 힘 쎈 놈은 봐주고 약한 자들은 때리는 검찰 내부의 문제점을 알리고 싶어 글을 썼다고 했다.
철저하게 권력 중심의 상명 하복의 시스템, 검찰의 문제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무전 유죄 유전 무죄는 이제 귀에 딱지가 얹혀질 만큼 진리가 되어갔고, 법 조직 문화의 문제점인 전관 예우, 여 검사 성추행 사건, 윤석열 검찰총장의 기소 등은 알려진 바와 같이 똑같은 사건에 사람만 바뀌고 매해 발생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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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외쳐야 하고 법안에 평등해야 하는 사법부와 검찰이 오히려 유착 의혹에 스폰, 비리, 횡령까지 자행한다. 정말 이렇게 수사하고 종결 해 버리는 구나 하는 일들을 보면, 검찰이 권력의 기구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검찰 내에서는 절대 조직 문화를 바꿀 수 없다고 한다. 권력의 하수인으로 오랫동안 영위해왔던 그들은 철저한 상명 하복으로 내부 비판을 일삼는 자에게는 강력한 재제를 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간신이 되어야 충신이 되는 이상한 논리, 검찰이 보이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책에서 한 두건이 아니었다.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세월호 사고는 넘겨두고, 강원 랜드 인사 청탁 (거론하지 않아도 어느 국회의원인지 알 것이다. ) 의 사례를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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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과 염 의원이 인사 청탁 증거 목록을 삭제해 달라는 압력 지시를 줄 곳 받았던 안 검사는 사건의 재수사를 맡았지만, 늘 대검찰청에서 수사가 막혔다고 한다. 권 의원을 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대검에서 반려되, 어쩔 수 없이 염 의원만 소환 조사하는 것으로 수사 계획을 바꾸게 된다. 하지만. 정작 염 의원 수사 과정에 담당 검사인 안 검사는 배제되고 말았다. 당시 김우현 대검 반부패부장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안미현 검사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가 있었다. ( 반부패부장이 부패를 일삼는 것, 이미 조직 자체가 썩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 또한 검찰이 대검 반부패부를 압수수색했다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제공했으나 압수수색 내용은 허위였음이 밝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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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정치인들을 믿지 않는다. 그들의 부패한 인격은 뒤로 하고, 국민들 스스로가 나 살기 바쁘다. 행여 문제점을 제시한들,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보이고, 언론까지 장악해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은 대통령과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서 신물이 나기 때문이다. 검찰과 공권력이 함께 하는 이런 식의 검찰은 검찰이 아니다. 개별적으로 행동할 수 있고, 정치의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심과 도덕적인 부분을 만들 시스템은 현재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로 보인다. 고위공직자일 수록 범죄의 무게를 정확히 재고, 심판해야 한다. 이연주 전 검사가 고발하는 검찰의 내용은 실제 기사화 되지 않았던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다. 통제 받지 않아 타락한 검찰을 바로 고쳐야 법이 더 공정하고 정의로워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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