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려버렸다 - 불안과 혐오의 경계, 50일간의 기록
김지호 지음 / 더난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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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양성판정을 받은 저자 김지호씨가 50일 간 격리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다소 증상이 경증인 편이다.( 인후통과 미열, 근육통). 그간 여러 매체에서 알려주는  확진자와 완치자들의 휴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탈모, 부정맥, 심장질환, 이상피부,흉통, 환각, 호흡곤란, 폐렴 등등. 코로나 휴유증은  20가지 정도인데. 사람에 따라 증상은 천차만별이다.   완치판정을 받고 다시 양성확진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코로나는 특히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만으로 27세. 나이 29살의 직장인이었다. 클럽에 방문한 친구에 의해 코로나에 전염되었고, 그렇게 구급차를 타고  동대문의 국립중앙의료원에 입원된다. 분명 여섯이 모인 자리, 저자는 클럽에 간 친구를 빼고 자신이 코로나에 걸렸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왜 나만 양성일까, 저자는 운이 나빴던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 운도 누군가는 비켜나간다. 




확진 판정을 받고 응급차에 몸을 싣는다. 배정된 음압병실, 입원초기에는 주 2~3회정도 검사가 실시되는데, 콧 속과 입안에서의 검체 체취 (상기도 검사)와  생소한 가래침을 뱉어 실시하는 (하기도 검사)  이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진행하게 된다고 한다. 결과 수치는 40을 넘어야 음성으로 판정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 마저도 2회 연속으로 나와야 퇴원할 수 있다고 하니. 퇴원까지 가는 길이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하루는 정말 담백하다.   일반적으로 입원하게 되면 보이는 혈압재기. 식사하기 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저자가 표현한 단어. 한량, 한량으로 보이는 모습들은 병증이 있는 환자의 통증을 느끼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사항이라.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다소 경증인 저자의 표현과 넷플릭스를 보고 식사를 하고 쳇바퀴 돌듯 돌아가는 하루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그런 담백하고 한량이라는 표현이 썩 잘 어울린다. 그 점을 뺀다면, 일과는 일반 입원 병실과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시간맞춰 식사를 내오고 혈압을 재며, 병증을 확인 기록하는 의료진의 수고로움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완전 무장을 한 간호사와 의사들의 모습은 책 속 사진에서도 확인되는데, 다큐와 뉴스에서 연일 보도되는 의료진의 모습이다.  (다소 경미한 경증의 환자들에게는 그래도 견딜만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에 30대 중반의 남성환자의 경우 폐렴이 진행되어 호흡기를  달았다는 이야기는 나이가 많을 수록, 아무래도 취약한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 




하지만. 책 속의 사진. 접이식 문을 보자. 생각이 달라진다. 병실 문 밖으로는 절대 나갈 수 없으며, 창문을 열어서도 안된다. 음압병실의 특성상 병실 내 공기는 필터가 설치된 별도의 배기 시설을 통해 새균과 바이러스를 여과하여 배출해야 하니. 창문을 열거나 닫을 경우의 바이러스가 잡히지 않는 위험성 이 있다고 한다. 면회도 당연히 안된다. 얼마나 답답할까. 문제는 샤워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찝찝함과 냄새와의 싸움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저자는 5주만에 병실을 옮겨 샤워도 냉방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책에서는 잘 몰랐던 부분도 알 수 있었다. "미결정" 이라는 판정이 그것인데, 언뜻 단어를 이해하면, 음성과 양성을 결정할 수 없는 애매한 상태를 말하는 듯 하다.  그럼 양성이라는 건지 음성이라는 건지 확실하지 않은데,  이 또한 의료진의 신중하고 확실한 결정을 위한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123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월요일에 간호사를 통해 들은 내 결과는 상기도 검사에서는 양성, 하기도 검사에서는 미결정이었다. 친구는 두 검사 모두 음성이 나왔다고 했다. 부러웠다. 그런데 "미결정"은 또 뭔가 싶었다.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보니 음성으로 판단하기에 아직은 부족하지만 양성을 벗어난 수치를 의미하는 것인데, 여전히  양성으로 본다는 것이다. "




마지막 장과 가까워 오니 퇴원 이야기가 보인다. 저자가 퇴원을 하고 진료비로 낸 돈은 0원이었다. 코로나 19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에 의거해 건강보험 공단이 80퍼센트,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20퍼센트를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한국의 의료시스템(건강보험)은 정말 대단하다. 체계적이라 세계적으로 한국의 건강보험은 월등하게 인정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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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비대면과 언택트, 집콕이 생활화되고 있다. 너무도 달라진 환경에 모두 적응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코로나가 1년을 버틸지는 몰랐을 것이다. 코로나가 생기기 전 메르스나 사스처럼 잠깐 그러다 사라지겠지 라고 다소 안일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이제 1년을 넘어 언제 사라질지 기약할 수 없다. 앞으로도 누군가는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을 수도, 혹은  자체 격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바이러스와 싸운 저자의 글은 주목성이 있다. 중요기사처럼 말이다.  확진판정을 받고 글을 쓴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고, 공통된 사회적인 인식이 바꿔지길 바란다.  바이러스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바이러스 확진자가 완치 판정을 받아도 아직까지 우리들의 인식은 언제 재감염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들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방법은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은 확진자가 되고 치료를 받아 완치자가 되어도, 사람들의 인식은 그들을 여전히 확진자로 대한다는 것에  문제점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전까지 이 문제는 계속 거론되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를 확진자의 입장에서 이야기 하는 책이라.  코로나의 경제적인 부분과 함께 사회적인 부분을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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